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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로 떠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시의원들과 마중나온 의장, 부의장 그리고 수원시 부시장
동해시로 떠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시의원들과 마중나온 의장, 부의장 그리고 수원시 부시장 ⓒ 김경호
수원시 곳곳에서 집단 민원이 발생해 시와 전면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 의원들이 집단 민원을 외면한 채 '관광성' 견학을 떠나 말썽이다.

특히 우만 고차가도와 동수원 고가차도 대책위가 ‘수원시 행정피해 방지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시장 퇴진운동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지역 시의원들이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회 수원시협의회가 주관하는 ‘울동도 안보현장 견학’ 명목으로 2박3일 동안 관광을 떠나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16일 민주평통자문위원회와 시의원 등에 따르면 민주평통자문위원회는 16일부터 18일까지 2박3일 동안 ‘울릉도 안보현장 견학’을 떠나기 위해 위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 이들은 1인당 자비 10만원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의회 의원들은 당연직 민주평통자문위원이다. 이에따라 시의원 17명이 견학신청을 했고, 이중 16일 견학에 참가한 사람은 13명이다.

이와관련 시의원 일부에서는 현재 곳곳에서 수원시와 집단 민원으로 주민들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한 목적도 없이 관광성 견학을 떠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우만 고가차도 대책위와 동수원 고가차도 대책위, 시외버스 터미널 대책위, 정자지구 풍림아파트 대책위 등은 시장 퇴진운동을 외치며 시와 대치하고 있음에도 지역 시의원들이 관광이나 떠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날 견학에는 우만 고가차도와 관련한 지역 의원인 양종천(우만2동. 도시건설위) 의원과 명규환(인계동. 자치기획위) 의원이, 동수원 고가차도와 관련한 김진관(우만1동. 도시건설위) 의원이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병도 수원시 행정피해 방지 공동대책위원장은 “우만 고가차도 등 주민들이 계란을 던지며 고가차도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시와 전면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원들이 관광이나 떠나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의회 차원에서 특위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해야 할 의원들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관광이냐 안보 견학이냐

시의회 의원들은 민주평통자문위원회 수원시협의회의 당연직 자문위원으로 돼 있다. 이 때문에 평소 시의원들 가운데 민주평통자문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벌이는 시의원은 거의 없다는 게 관계자측 얘기다.

회장을 맡고 있는 안용덕(신안동. 재경보사위) 의원이나 간사를 맡고 있는 김통래(정자2동. 재경보사위) 의원 등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벌이는 정도라는 게 주변의 얘기다.

그러나 16일 오전에 떠난 ‘울릉도 안보현장 견학’에는 평소 적극적이지 않던 의원까지 참가했다. 당초 17명의 의원이 자비 10만원을 내면서까지 신청을 했고 당일 13명이 최종적으로 울릉도로 가기 위해 관광버스를 타고 동해시로 향했다.

하지만 이날 견학은 관광이나 다름 없다는 게 주변 의원들의 지적이다. 프로그램도 케이블카 타기, 유람선 타기 등이 주요 프로그램 내용이다.

이날 견학에 참여하지 않은 한 의원은 “처음에는 갈까 고민도 했지만 시 곳곳에서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고 시의원이 동의원이냐고 항의가 많이 들어와 포기했다”며 “오히려 우만 고가차도 등 집단 민원과 관련한 특위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울릉도로 가자' 중도하차

16일 오전 5시45분께 수원시 장안구 장안문에서 10여m 떨어진 북문 농협옆.

민주평통자문위원회에서 울릉도로 안보견학을 떠나기 위해 관계자와 시의원들이 버스를 주차시켜 놓고 참여자를 기다리고 있다.

수원시에서는 천명수 부시장과 임병석 자치행정과장 등이 의원들을 마중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나와 있었다. 시의회에서는 김종렬 의장과 김명수 부의장이 의원들을 마중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우만 고가차도와 관련한 지역의 명 의원과 양 의원도 참가했고 동수원 고가차도와 건설예정 지역인 김 의원도 참가했으며 지난 214회 임시회때 우만 고가차도 등 문제와 관련해 본회의에서 특위구성을 제안했던 황용권 의원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명 의원은 견학을 가면서 특위 구성을 놓고 의원들과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으나 정작 특위 구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홍신선(화서2동, 도시건설위원장) 의원은 이날 견학에 참가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김명수 부의장은 지역내 집단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에서 의원들이 관광성 견학을 떠나는 것에 대해 “순수하게 평통자문위원회에서 가는 것”이라며 “시기성이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 이미 계획이 돼 있어서 어쩔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종렬 의장은 “다른 행사가 있어서 떠나지는 않지만 의원들이 떠나는 것에 대해 문제 삼지 말았으면 한다”며 “내가 외국에 나갔을 때 한 지방언론에서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해 의장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기사를 쓰는 바람에 모양새가 이상하게 됐다”면서 “계획돼 있는 일을 취소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원 13명은 다른 평통자문위원 30여명과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오전 6시21분께 동해시로 출발했다.

이날 동해시에 도착한 의원들은 기상조건으로 인해 울릉도로 배를 타고 가지 못했고 다음 날인 17일 오전 10시에 기상조건이 좋아져 배를 탈 수 있었으나 포기하고 남해 한려수도를 거쳐 17일 오후에 돌아왔다.

최형국 우만 고가차도 대책위 부위원장은 "지역 의원들 마저 주민들의 현안을 팽개치고 관광을 떠났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뽑아달라고 주민들에게 호소할 때는 언제고 나몰라라 하는 것이냐"며 흥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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