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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자 회담' 참석 여부 논란" | | | 정부 "회담 예정대로 개최" 요청 | | | |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 정부는 북한의 핵재처리 시사 발언에도 불구하고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북-미-중 3자회담을 계획대로 개최토록 미국 정부에 거듭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미국이 북-미-중 3자회담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회담이 열릴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수혁(李秀赫) 외교부 차관보는 19일 새벽(한국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고위 실무협의를 마친 뒤 "한국과 일본은 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면서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재처리 관련 발언 이후 미국은 아직 회담 개최여부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AFP 통신은 미국은 북한의 상반된 성명 이후 의문시되고 있는 중국, 북한과의 회담에 참석할지 여부에 대해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평양 당국의 성명에 따라 북핵사태 해결을 위한 다음 주 베이징 회담이 의문시 되고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 당국자들은 베이징 회담 전망과 성과에 대해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관계자는 "미 행정부 내에서 일부 강경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3자회담에 참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핵재처리에 따른 고열 등의 징후가 없었다는 점에서 실제 재처리를 (북한이) 했다기 보다 재처리 준비 마무리 단계의 의미로 파악되는 만큼 정부가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경우 미국은 북한의 핵 재처리 돌입 여부에 대한 확인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혁 차관보는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의 진의를 다시 알아보기로 했다"고 말 하고 "미국은 또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일 3국은 18일 열린 사전 협의에서 이번 회담을 "실질문제 토의전의 예비회담, 준비회담"으로 규정하고 "한일 양국이 없는 자리에서 결정된 사항에 대해 양국이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합의했다"고 이 차관보는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번 회담이 예비회담의 성격이므로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실질문제에 대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경우 회담진행 상황 파악 및 우리 정부의 입장전달을 위해 외교부 관계자를 베이징에 파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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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미국-중국 사이의 다자회담을 눈앞에 두고 북한이 사용후 연료봉 재처리를 해오고 있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8천여 개에 달하는 사용후 연료봉을 재처리하면 5개 안팎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금지선(red line)'이라고 일컬어왔다.
북한은 18일 저녁 외무성 대변인 발언을 통해 "우리가 이미 선포한 바와 같이 지난해 12월부터 핵 활동을 재개한 데 따라, 그리고 지난 3월 초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들에 중간통보를 해준바 대로 이제는 8천여대의 폐연료봉들에 대한 재처리 작업까지 마지막 단계에서 성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발언의 내용만 놓고 볼 때, 북한이 이미 상당 수준의 재처리를 진행해왔다고 볼 수 있다.
이 발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북한이 재처리 진행 중이라는 해석부터 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기만 전술이라는 해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북한이 실제로 재처리에 돌입했다기보다는 핵주기에 따라 이제 재처리 '준비'를 마무리했다는 해석이 우세한 편이다. 한-미 정부 역시 이러한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미국이 첩보 위성이 영변 핵시설을 집중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재처리에 들어갔다면, 기술적으로 이를 포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재처리 과정에서는 위성 탐지가 가능한 '크립톤-85(krypton-85)'라는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북, 핵 연료봉 재처리 '문턱'에 온 것은 확실한 듯
재처리 개시 여부와 상관없이 북한이 재처리 준비를 해온 것은 사실로 보인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1월부터 핵연료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 인근 열공급 보일러시설에 석탄을 운반하는 것이 목격됐고, 2월 초에는 보일러에서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이 목격되는 등 재처리시설 재가동 준비작업을 해왔다고 밝혀왔다.
참고로 이 보일러는 사용후 연료봉을 둘러싼 보호막을 녹이는 데 사용되는 질산용액의 온도를 안정시키는데 사용된다. 또한 저장 시설에 있었던 사용후 연료봉이 재처리 시설로 이동되는 것도 목격되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2월 중순에 보도하기도 했다.
따라서 북한이 '협상용 최후의 카드'이든, '핵무장용'이든 재처리를 준비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고, 이번 외무성 대변인 발언은 회담을 앞둔 시점에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이 밝힌 것처럼, 3월 초에 미국, 중국, 러시아에 재처리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월 8일 러시아의 알렉산드로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북한이 곧 엄중한 내용의 새 성명을 발표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핵개발을 둘러싼 상황이 한층 긴박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역시 북한의 재처리 움직임에 대한 경고의 뜻으로 지난 4월 초 며칠동안 북한에 원유 공급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북한은 또한 이라크 침공에서 보여준 미국의 힘에 놀라 다자 회담을 수용했다는 이른바 '바그다드 효과'에 대해서도, "이라크 전쟁은 전쟁을 막고 나라의 안전과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오직 강력한 물리적 억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며 반박했다. 이는 협상이 실패할 경우 핵무장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장소만 제공?
18일 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 발언에서는, 또한 23일로 예정된 회담이 다자 회담이 아닌 북-미 직접 회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장소 제공 역할에 국한되고 본질적인 문제는 북미간에 논의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다자 회담을 수용했다는 평가는 물론이고, 북한이 여러 차례 밝힌 "미국이 대조선 정책을 대담하게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 대화의 형식에 크게 구애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과도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앞으로 적지 않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역시 '3자 회담'이라는 표현을 일체 쓰지 않으면서 17일 "북-미 양국이 핵 문제 해결에 나선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밝혀, 북-중 사이에는 '다른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미국으로부터 북한을 다자 회담으로 나오게 해달라는 요구를 받아온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되, 북한에는 본질적으로 북-미 직접 회담이고 자신은 부수적인 역할에 국한될 것이라고 설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자 회담'에 대한 이러한 인식 차이는 앞으로 적지 않은 혼선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종합해볼 때, 미국은 자신을 포함한 동북아 6개국이 '당사자'로 참여하는 형식을, 중국은 '일단' 북-미 직접 대화가 중요하고 자신은 회담 중재 역할로 한정하는 형식을, 북한은 중국의 중재하에 다른 나라들은 배제하고 미국과의 직접 담판을 짓는 형식을 생각하고 있다는 결론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자 회담의 지속성도 장담할 수 없을 뿐더러, 남한, 일본, 러시아 등 참여를 희망하는 국가들의 참여 여부도 더욱 불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혼선이 의사소통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회담 형식은 합의해 놓고 기선 제압을 위해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한미일 3국, "3자회담은 예정대로"
북한의 재처리 여부와 회담 형식을 놓고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3국은 18일 밤 고위급 대북정책 협의를 열어 3자회담을 예정대로 열기로 결정했다. 재처리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정확한 진의를 파악하고 모처럼 조성된 회담 분위기를 깨기보다는 일단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재처리 발언은 미국 내의 대북 불신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북한의 의도가 회담을 앞두고 위기를 고조시킴으로써 가능한 빨리 미국과 담판을 짓겠다는 점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방식에 미국이 따를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북한의 발언은 딕 체니 부통령과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매파들의 입지를 강화시킬 소지가 있어, 미국 내 대북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도 있다. 이들 매파들은 이번 3자회담 성사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져, 부시 행정부 내에서 갈등이 인 바 있다.
정확한 단계를 알 수 없으나, 북한이 재처리에 들어간다는 것은 핵활동이 전력 생산에서 핵무기 제조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회담에 앞서 재처리 의사를 밝힌 것은 역으로 회담 결과에 따라 재처리 재동결을 포함한 핵포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미국의 다자 회담 의도를 '시간끌기'로 여겨온 북한은 회담에 앞서 '시간은 우리에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즉, 미국이 성실한 자세로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북한도 대미 억제력 확보 차원에서 이른 시일 내에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 북 외무성 대변인 발언 전문 | | | | 조선반도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조미 회담이 베이징에서 곧 열리게 된다. 이 회담에서 중국측은 장소국으로서의 해당한 역할을 하고, 핵 문제의 해결과 관련한 본질적인 문제들은 조미 쌍방 사이에 논의하게 된다.
이번 베이징 회담이 이라크 전쟁이 벌어진 시점에서 열리게 되는 것으로 하여 국제적 여론이 분분하다. 이라크 전쟁은 전쟁을 막고 나라의 안전과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오직 강력한 물리적 억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가 이미 선포한 바와 같이 지난해 12월부터 핵 활동을 재개한 데 따라, 그리고 지난 3월 초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들에 중간통보를 해준바 대로 이제는 8천여대의 폐연료봉들에 대한 재처리 작업까지 마지막 단계에서 성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미국이 대조선 정책을 대담하게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 대화의 형식에 크게 구애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의도를 확인해 보려고 한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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