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열쇠부대에서 근무하는 장병이 혈액암 환자를 위해 골수를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병영 내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얼굴도 모르는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골수를 기꺼이 기증한 주인공은 이민욱 병장(21세)으로서, 현재 육군 열쇠부대 공병대대에서 통신병으로 근무중이다.
이 병장은 지난 해 3월 한국골수은행협회에 골수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으며, 혈액암으로 투병중인 환자와 조직적합성 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 일치자로 확인된 것은 올해 1월 2일이다.
이 병장은 1월 29일에 얼굴도 모르는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최종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2월초부터 4월초까지, 유전자 확인검사와 건강검진 및 혈액 채취 검사를 받고 지난 4월 12일 서울 미아리에 소재한 고려대 안암병원에 입원하여 골수 이식 수술을 하였다.
백혈병이나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암이라고 진단된 환자들에게는 골수이식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이러한 골수이식에는 혈연관계 내에서 이식하는 혈연간 골수이식과 혈연관계에 있지 않은 사람에게 골수를 이식 받는 비혈연간 골수이식이 있는데, 비혈연 골수이식을 위해서는 조직적합성 항원이 일치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확률은 2만명 중 1명 정도로 매우 낮은 실정이기 때문에 비혈연간 골수기증자를 찾기는 무척 어려운 현실이다.
이번에 흔쾌히 자신의 골수를 이식해 준 이 병장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 아니냐"며,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