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에서는 관련 시설을 일반에 개방하는 것을 비롯, 경찰서가 보유한 각종 장비들을 전시, 설명함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친근한 경찰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특히 어린이 자전거 안전교육을 실시하거나 아이들의 지문을 채취해 기념엽서를 만들어 주는 등 어린이를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뿐 아니라 해당지역 경찰록밴드가 노래무대를 꾸미고 과거의 경찰복장이 선보이는 등 일반인들에게 여러가지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했다.
경찰서 오픈데이 행사를 둘러보며 내가 갖고 있는 한국경찰에 대한 이런 저런 기억들을 떠올려 보게 되었는데 불행히도 나에게는 기분좋은 기억이 별로 없었다.
몇년 전의 일이다. 자정이 가까운 무렵 종로 부근의 포장마차에 친구들과 함께 앉아있는데 경찰 승합차가 포장마차 가까이에 멈추어 섰다.
곧 한 사람이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어 ‘거 떡복이, 순대, ...’ 라고 몇마디를 던졌고 포장마차 아주머니들은 빠르게 비닐봉지에 이것 저것 담아 경찰차 창문으로 건네주었다. “저 순 00같은....” 경찰차가 사라지자 포장마차 아주머니의 입에서 바로 터져나온 말이다.
격무에 시달리는 경찰에게 작은 호의를 베푼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나 불행하게도 감사의 마음으로 호의를 베푸는 모습을 본적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각 경찰서, 파출소마다 ‘시민의 지팡이’, ‘다정한 경찰’ 등의 표어와 함께 친근감이 가는 경찰로고가 우리를 보고 빙긋이 웃고 있지만 정말 경찰에게 친근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이제는 정말 경찰 로고처럼 다정한 경찰, 믿음직한 경찰이 우리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보기에만 좋은 친근한 경찰로고 마크나 그럴듯한 표어같은 것은 떼어버렸으면 좋겠다. 이곳의 경찰서, 파출소 앞에는 처음부터 그런게 아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