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오후 6시 그 동안 경기도 평택 지역 시민들의 촛불 시위 장소로 유명해진 케익타운 앞에서는, 운동가들과 주민들이 첫 연대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동당 평택시을지구당이 주최한 이 날의 집회에는 민주노총 평택안성지구협의회를 비롯하여 그 동안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해 온 운동 단체들은 물론, 미군기지 확장으로 마을을 빼앗길 위험에 처해 있는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도 대거 참석한 것이다.
민주노동당 평택시을지구당 남정수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김용한 위원장은 "평택에는 현재 454만평이나 있고, 작년 10월 국회가 연합토지관리계획을 비준함으로써, 원주, 춘천, 인천, 하남에 있는 미군기지를 받을 땅이 74만평이나 늘어나게 돼 있다"며, "그런데 통탄스럽게도, 오늘 각종 언론 보도를 보면 앞으로 3년에서 5년 안에 용산 기지와 동두천, 의정부에 자리잡고 있는 미2사단까지 받기 위해 5백만 평이나 넓히겠다는데, 노동자, 농민을 비롯해서 온 평택 시민이 단결하여 미군기지 평택 총집결을 기필코 저지시키자"고 역설했다.
이어 민주노총 평택안성지구협의회 정병록 의장은 "미군기지 평택 집결 저지와 경제 자유구역 평택 지정 저지를 위해 평택의 노동자와 농민, 평택 시민 모두가 강력한 연대 투쟁을 통해 기필코 승리를 쟁취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날 집회의 절정은 대추리 김지태 이장의 연설이었다. 바로 이틀 전 대추리 주민의 날 행사장에서 "미군기지 때문에 이 잔치가 마지막 잔치가 될지도 모른다"며 울먹여, 주민들은 물론 내빈들까지도 숙연하게 만들었던 김 이장은 이 날도, "30년생 소나무도 옮겨 심으면 뿌리내리고 살기 힘든데, 몇 백년 살아온 터전을 지난 1952년에 미군기지를 넓힌다며 마을을 통째로 빼앗아 주민들을 쫓아내더니, 이번에 또 다시 미군기지 넓힌다며 우리 주민들한테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지들 멋대로 떠든다"며, "주민들이 좋아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뿐만 아니라 어린 대학생들한테까지도 다 손을 벌려, 강력한 연대 투쟁을 벌여서 미군기지 확장을 반드시 막아내자"고 연설해, 참가자들의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매향리에서도 지역 주민 조직과 시민 사회 노동 운동 단체들이 강고한 연대 투쟁을 벌여, 육상 폭격을 중단시킨 전례가 있기 때문에, 평택에서 이 날 처음 열린 주민-운동단체 연대 집회는 평택의 미군기지 총집결 저지 투쟁에 상당한 희망을 준 집회였다.
"집회에 나가자고 방송을 했더니, 동네 어르신들이 거의 다 나오시는 바람에 차가 모자라, 몇 분은 떼놓고 왔다"며, "어르신들 모시고 들어가야 돼서 죄송하지만 먼저 들어가야겠다"는 말을 남긴 채, 운동 단체 대표들과 급한 악수를 나눈 채 빗속을 뛰어가는 김 이장의 뒷모습에서 평택의 밝은 미래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