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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의원 평상복에 한나라 의원 집단 퇴장'이란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의견은 '자연스러운 게 문제냐', '신성한 국회를 뭘로 보고 그러느냐, 튀려고 작정했다'등으로 엇갈렸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지난 4월 16일자로 국내에 보도되었던 한 프로레슬러 출신 일본 자유당 지방의원이 링에서와 마찬가지로 복면을 한 채 등원하겠다고 고집하여 자민당 측으로부터 '신성한 의사당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들어올 수는 없다'는 반발을 샀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이쯤 되어서는 양쪽의 공통점이 '반발을 샀다'와 '튀기 위해 작정했다'쯤 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그러나 한가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유시민 의원이 평상복 차림으로 국회에 등원한 것이 왜 튀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되어야 하냐는 것이다. 그간 국회에서는 튀기 위해 복면 레슬러보다도 더한 반칙행위와 언사가 있어오지 않았는가?

국회에서의 몸싸움은 국회에 도복을 입고 다니는 게 어떻겠냐는 어느 네티즌의 비아냥을 듣기에 충분하다. 출석해서 잠만 자니 잠옷을 챙겨 가는 것도 좋은 의원이 있고 아예 출석을 하지 않는 국회의원도 있는 형편이다. 이런 판국에 국회에 평상복을 입고 가는 행위가 무슨 문제가 될 수 있는가?

이런 비아냥거림은 접어두더라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복장을 빌미 삼아 집단 퇴장한 것에 대한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시민 의원의 '튀기 위한 행동'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왜 초선 의원이자 소수정당인 개혁정당의 의원에게 그런 식으로 항의를 했을까. 그건 바로 국회에서 자신들과 비슷해지기를 바라는 '길들이기'가 아닌가.

유시민 의원이 시사 프로그램의 사회자 시절에도 양복을 입었는데 국회에 와서 '시선집중'을 위해 평상복 차림으로 임했다는 비판도 있다. 참 슬픈 일이다. 번지르르한 비싼 양복은 시선을 전혀 끌지 못하는데 싸구려 평상복이 눈길을 끄니 국회의원들로서는 평소 받는 세비도 옷을 살 때는 아껴 써서 인상요인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유시민 의원이 앞으로도 평상복을 고집할지, 그냥 정장 차림으로 나갈지는 모른다. 그런데 그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반짝이 옷을 입은 것도 아니고 반바지 차림도 아닌 마당에야 '신성한 국회'를 모독했다고 볼 수 없으며 번지르르한 외양보다는 성실한 의정활동이야 말로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평가할 수 있는 시금석이 아닌가? 유시민 의원이 팬티만 입고 등원해서 화제가 되었다고 해도 앉아서 항상 졸기나 하고 외유나 다닌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회의 신성함'은 의원들이 한 초선의원의 복장에 시비를 걸어 집단퇴장 함으로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의 제대로 된 의정활동여부에 따라 국민들이 부여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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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고주몽', '홍경래의 난' '처용'을 내 놓은 작가로서 현재도 꾸준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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