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밖 신당추진기구 구성 불사론'이 강경 신주류 의원들의 입을 통해 전파되면서 민주당이 분당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자 중도개혁모임인 열린개혁포럼(총괄간사 장영달, 이하 열개포) 간사단이 개별 모임의 산발적 논의를 자제하도록 당부하기로 하는 등 강경파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구주류측의 심리적 반발을 우려한 심호흡 행보로 보인다.
열개포는 또 당의 공식 논의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신당을 추진하려한다고 구주류측의 비판에 대해서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금주내 당무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장영달 열개포 총괄간사는 6일 열린개혁포럼 간사단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우리당 의원 대부분이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데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 듯 하다"며 "오늘 중 정대철 대표와 이상수 총장을 만나 간사단 회의의 의사를 전달하고 조속히 당무회의를 소집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사단 회의에는 장영달 총괄간사를 비롯해 이재정, 신기남, 배기운, 송훈석, 오영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열개포 간사단은 또 최근 개별 모임들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면서 신당 논의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열개포 회원이 소속된 개별 모임을 당분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자칫 분당을 조장하는 듯한 이미지로 비쳐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신주류 내에서도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열개포 간사단은 특히 탈당해서 신당을 추진한다는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당내 절차를 무시한 채 신당 창당을 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다시 한번 못박기도 했다. 강경 신주류인 신기남 의원도 이에 적극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당창당추진위원회 인선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이미지를 가진 분들로 구성돼야 한다며 신구주류간 '지분 나누기'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장영달 총괄간사는 이와 관련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실현할 수 있는 새 이미지를 가진 인사들로 구성돼야 한다"며 이러한 원칙도 당 지도부에 함께 전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장 간사는 이어 구주류쪽이 당무회의에서 신당추진위 의결 찬성에 대한 조건으로 신당추진위 참여를 요구할 경우 "직접 나서서 양해를 구할 것"이라며 이른바 강경 구주류의 신당추진기구 참여를 원천적으로 허용하지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부분적으로 지역배분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개혁이미지를 첫째 조건을 내걸겠다는 것이 열개포쪽의 구상이다.
장 간사는 당밖 신당추진기구 구성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취했다. 당밖 개혁세력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신당추진기구를 민주당 개혁파들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장 간사의 설명이다. 장 간사는 "그런 기구가 생긴다면 우리쪽에서 파견을 할 수 있겠지만 당내에서 추진하지도 않고 당밖에 위성기구를 만드는 것은 분열을 자초하므로 위험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장영갈 열린개혁포럼 총괄간사의 브리핑을 요약한 것이다.
- 다른 그룹에서 신당 논의를 하지 말라는 것인가.
"적어도 열개포 회원이 소속돼 있거나 하는 모임, 그리고 개별의견을 자제해 달라고 한 것이다. 이호웅 의원이 할 수 없으면 탈당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말은 오해를 줄 수 있다. 또한 이 의원은 그런 의도로 한 것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것들이 우리 모두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것, 다수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 당밖에서 신당 추진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우리가 할 말이 아니다. 부산, 경남 생기지 않나. 그것은 자유지만, 당내 절차를 통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 정동영, 신기남은 당 밖 신당추진기구를 언급했다.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이 하는 것, 그런 기구가 생기면 파견은 할 수가 있지만 당내에서 추진은 하지 않고 위성기구를 만드는 것은 분열을 자초하므로 위험하다. 분열과 분당을 지향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 계속 그런 모임들이 열리면 혼선이 생기지 않나.
"중단해야 한다. 다수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
- 새 이미지의 인사로 신당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했는데. 구주류 측에서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한발 물러서줘야 한다. 새 그룹이 신당추진하도록 하는게 분당과 분열을 막고 개혁적 통합정당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이다. 그런 분들에 양보를 촉구하고 스스로 양호하지 않겠냐고 양해를 구해야지. 고집하면 내가 정리하겠다."
- 정 총무는 의총에서 논의를 하자고 하는데.
"의총이 잘 안된다. 상당수 의원이 의총의 권위에 대해 회의를 가지고 있다. 다행히 신당 원칙에 동의하는 분이 대다수가 됐다. 당무회의를 열어 의결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 원칙에 동의해 의결이 되면 추진위가 만들어져야 한다. 원칙까지 의결할 수 있다.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 당무회의가 인선을 하는 권한이 있지 않겠나.
"조순형이 되거나 하면 추천권 줄 수도…."
- 민주당으로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신당만든다고 많은 분들이 주장한다.
"지금 최고위원의 2/3가 호남 사람이 아니냐. 전국당 해야 하는데."
- 신당창당추진위원회 위원장에는 누가 좋으냐.
"중립적이고 치우치지 않게 하는 김원기 고문도 대통령 뜻을 잘 아는 분이므로 신당 추진위를 힘있게 하고…. 지역배분을 고려하겠지만 개혁이미지가 중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