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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태영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오후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윤태영 연설담당비서관을 임명했다.

윤태영 신임 대변인은 연세대 79학번으로 지난 94년 도서출판 새터에서 노 대통령 자서전 <여보, 나 좀 도와줘> 출판 작업을 하면서 당시 총선에서 낙선한 노 대통령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1년 3월부터 자치경영연구원 홍보팀장 근무하며 줄곧 홍보라인에서 일해온 노 대통령의 '젊은 측근' 중 맏형 격이다.

'워치콘 발언' 등으로 한 때 자질론 시비에 휘말렸던 송경희 대변인이 전격 교체됨에 따라 '무색무취한 전달자로서의 대변인' 실험은 실패한 셈이 됐다. 경질된 송 전 대변인은 일단 비서실장 직속 총무팀에 배속됐다.

또한 청와대는 대변인 교체를 비롯해 비서관실은 3개 줄이고 비서관은 1명 줄이는 한편 팀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조직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통합된 비서관실을 보면 홍보수석실의 국내언론1·2 비서관실을 국내언론 비서관실로, 해외언론 비서관실과 외신대변인실을 해외언론 비서관실로, 국정홍보 비서관실과 연설담당 비서관실을 국정홍보 비서관실로 통합했다. 정무수석실의 시민사회 1·2 비서관실도 시민사회 비서관실로 통합했다.

반면 홍보수석실에 미디어홍보 비서관실을 신설해 국정홍보에 대한 PD 기능 및 청와대 홈페이지 관리 기능을 담당하게 했다.

이에 따라 기존 5수석 6보좌관 38비서관실이던 청와대 조직은 5수석 6보좌관 6팀 19비서관실로 바뀌었다. 6팀은 대변인팀, 제도개선팀, 정무팀, 총무팀, 국정상황팀, 행사의전팀으로 업무의 연관성이 높은 몇몇 비서관실을 팀으로 묶고 팀장을 둬 유기적인 업무협조 체제를 강화시켰다.

이해성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앞으로도 3개월 단위 등으로 필요시 조직 점검과 개편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영 신임 대변인은 누구?...'대통령의 글'에서 '대통령의 입'으로

윤태영 신임 대변인의 기용에 담긴 뜻은 '노심(盧心)'의 충실한 전달로 요약된다.

제주도가 고향인 윤 신임 대변인은 누구보다 '노 대통령의 언어'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윤 대변인은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인수위, 청와대까지 줄곧 노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당해왔다.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을 비롯해 지난 노 대통령의 첫 국회 연설문도 그의 손을 거쳤다.

윤태영 신임 청와대 대변인 프로필

○ 79년 2월 서울 대신고 졸
○ 79년 3월 연대 경제학과 입학
○ 81년 7월 집시법 위반 구속 (징역 8개월)
○ 84년 9월 복학
○ 86년 2월 연대 경제학과 졸
○ 88년 통일민주당 최정식 의원 비서관
○ 90년 민주당 이기택 의원 보좌관
○ 94년 도서출판 새터 편집주간
○ 97년 신한국당 김재천 의원 보좌관
○ 2000년 민주당 문희상 의원 보좌관
○ 2001년 자치경영연구원 홍보팀장
○ 2002년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 연설문팀장 /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공보팀장
○ 2003년 청와대 연설담당비서관
인수위 시절 청와대 조직구성 당시 윤 대변인은 "이제 다른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다"며 연설담당비서관이 아닌 다른 자리를 희망했으나, 연설문을 담당할 '그만한 사람'을 찾지 못해 청와대에서도 연설문을 담당하게 됐다.

79학번인 윤 신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젊은 참모 그룹의 맏형 격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하고 소탈한 성격이어서 주위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 몇차례에 걸친 다면평가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79년 연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그는 81년 7월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돼 8개월간 징역을 살았고, 출소 후 공장생활을 하다가 84년 9월 복학했다. 병역은 수형으로 면제됐다.

86년 대학을 졸업한 후 88년 최정식 의원(통일민주당) 비서관으로 여의도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이기택 의원(민주당) 보좌관, 김재천 의원(신한국당) 보좌관, 문희상 의원(민주당) 보좌관을 거쳐 2001년 3월 자치경영연구원에 들어가며 노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다.

94∼95년 도서출판 새터의 편집주간으로 일했던 윤 대변인은 당시 총선에서 떨어지고 자서전 <여보, 나 좀 도와줘> 작업을 하던 노 대통령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된다. 두 사람은 자서전 출판을 준비하며 몇일 동안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일했다고 한다.

윤 대변인은 청와대에 들어간 지 약 두달 만에 '대통령의 글'이 아닌 '대통령의 입'을 담당하게 됐다. 신임 윤 대변인에 대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그동안 불안했던 홍보라인을 안정시킬 기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글'과 '말'은 전혀 다른 분야인 만큼, 윤 대변인이 '말'에서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 우려도 교차한다.

실패로 끝난 '무색무취한 전달자로서의 대변인' 실험
[해설] 송경희 대변인 전격 경질에 담긴 의미

ⓒ오마이뉴스 이종호


송경희 대변인의 경질은 반은 전격적이었고, 반은 예고돼 있었다.

송 대변인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조짐은 노 대통령의 방미 준비가 본격화되면서부터 나타났다. 지난주 청와대에서 배포한 방미 공식수행원 명단에는 송 대변인이 빠져 있었다. 대신 이해성 홍보수석이 공식수행원에 포함됐다.

대통령의 외국 순방에 대변인이 공식수행원에서 빠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설사 비공식 수행원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에 참석이 제한되기 때문에 브리핑을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방미기간 중 홍보수석이 대변인의 역할을 한다는 말이 된다. 이때부터 대변인 교체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교체 시기는 전격적이었다. 청와대는 대변인 교체 방침은 일찍부터 정한 상태에서 방미 전과 후, 시기를 저울질 한 것으로 보인다.

송 대변인의 경질은 단순한 개인 차원이 아닌 청와대의 새로운 대변인 체제 실험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청와대는 당초 국정의 기획과 컨트롤, 전달 기능을 모두 분리, '무색무취한 충실한 전달자'로서의 대변인상을 세우고 아나운서 출신의 송 대변인을 기용했다. 하지만 정부 출범 이후 '앵무새 대변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워치콘 발언'과 같은 개인 자질 시비도 제기됐다.

청와대는 김만수 춘추관장을 부대변인으로 임명해 브리핑을 강화하는 등 시스템을 통한 해결을 시도했으나 결국 약 2개월만에 송 대변인을 전격 경질하고 노 대통령의 마음을 잘 읽는다는 젊은 측근을 임명했다. 윤태영 대변인의 등장이 당초 세웠던 국정의 컨트롤과 전달 기능 분리를 원점에서 재조정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다소 무리겠지만, 최소한 '대변인은 단순히 보고 듣고 전달만 하면 된다'는 당초 생각이 순진했음을 청와대측이 자인한 셈이 된다. / 이병한 기자

폭탄 맞은 청와대 홍보수석실

송경희 "청와대 출근할 것"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 청와대 대변인 경질을 둘러싼 후유증이 적지않은 가운데 신.구 대변인이 덕담을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윤태영(尹太瀛) 신임 대변인은 8일 기자들에게 송경희(宋敬熙) 전 대변인이 전격 경질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MBC TV 100분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송 전 대변인은 TV 토론 준비 과정에서 아주 공격적으로,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개진했다"면서 "취임 초 다소 위축돼 있다는 생각도 가졌지만 최근에는 아주 당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전 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 "윤 대변인은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능력을 갖추신 분"이라며 "대변인실을 잘 이끌어갈 것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덕담했다.

송 전 대변인은 또 `대변인 경질 사실에 격분, 청와대 출근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사실이 와전된 것"이라며 "비서실에 배속된 만큼 내일부터 출근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한 관계자가 "폭탄을 맞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홍보수석실은 이번 청와대 조직 개편에서 가장 변동 폭이 크다. 기존 홍보수석실은 11명의 비서관을 거느린 매머드 수석실이었으나 이번 개편으로 1팀 4비서관실(비서관 7명)로 축소됐다.

국내언론 1·2 비서관실을 국내언론비서관실으로 통합했고, 외신대변인실을 해외언론비서관실로 통합했다. 또한 윤태영 신임대변인이 담당하던 연설담당 업무를 국정홍보비서실로 이관하며 연설담당비서관실도 없어졌다.

미디어홍보비서관실이 새로 신설된 반면 기존 행사기획비서관실과 여론조사비서관실은 각각 비서실장 직속 행사의전팀과 국정상황팀 소속으로 직제가 바뀌었다. 대변인과 국정홍보실, 보도지원실을 묶어 '대변인팀'을 구성, 윤태영 대변인이 팀장을 맡았다. 신설된 미디어홍보비서관에는 광고 전문가로 카피라이터 출신인 송치복씨를 내정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홍보진용은 이해성 홍보수석 산하에 윤태영 대변인 겸 대변인팀장, 조광한 홍보기획비서관, 송치복 미디어홍보비서관, 김현미 국내언론비서관, 윤석중 해외언론비서관으로 재편성됐다.

권영만 국정홍보비서관(전 국내언론2비서관)과 김만수 보도지원비서관은 대변인팀에 묶여 윤 대변인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또한 조광한 비서관과 김만수 비서관, 이지현 비서관을 공식 부대변인으로 임명, 대변인 지원체제를 강화했다.

박종문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송 대변인과 함께 비서실장 직속 총무팀에 배속돼 추후 보직을 임명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 젊은 측근 권한 강화

또한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대통령의 젊은 측근 권한 강화가 눈에 띈다.

윤태영 신임 대변인의 기용 외에 이광재 국정상황실장과 서갑원 의전비서관도 각각 국정상황팀장과 행사의전팀장으로 격상됐다. 국정상황팀은 기존 국정상황실에 여론조사비서관실(기존 홍보수석실 산하)이 더해져 구성됐고, 행사의전팀은 기존 의전비서관실에 행사기획비서관실(기존 홍보수석실 산하)이 더해졌다.

이같은 조치는 두 팀이 모두 비서실장 직속이라는 점에서 문희상 비서실장의 권한이 강화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국민참여수석실도 기존 5개 비서관실을 묶어 제도개선팀을 구성, 천호선 참여기획비서관이 팀장을 맡았다.

이외에 정책수석 산하 기획조정비서관이었던 이병완씨가 정무수석실로 자리를 옮겨 정무팀장 및 정무기획비서관을 맡게 된 점도 눈에 띈다. 신봉호 기존 정무기획비서관은 반대로 기획조정비서관으로 옮겼다.

김용석 시민사회2비서관은 1·2 비서관실이 통합됨에 따라 인사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정찬용 인사보좌관을 보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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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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