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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전 대표는 전남대에서 강연회를 갖고 "신당창당은 지역주의 조장"이라고 비난했다.
한화갑 전 대표는 전남대에서 강연회를 갖고 "신당창당은 지역주의 조장"이라고 비난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한 전 대표는 "신당파들이 16일 워크숍을 통해 세몰이를 한다고 하는데 문화혁명도 아니고 혼란스럽다"면서 "신당파가 5월 18일 신당선언한다고 보도됐는데 그럴 자격이 있냐"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저녁 7시 20분 경 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초청 특강에서 신당추진 기구 구성 등 '분당불사'를 보이고 있는 신주류측을 강도높게 비난하면서 제도개혁론을 주창했다.

한 전 대표는 "어차피 우리는 소수인데 우리끼리 하겠으니 남 욕하지 말고 조용히 하지, 시끄럽게 세몰이하면서 (워크숍 등에) 안나오면 '어떻게 한다'고 말하고 정치가 혼란스럽다"면서 "세몰이하지 말고 순리대로 해 당내 합의점을 찾아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당이라는 것이 호남색을 탈색해 영남에 교두보를 만든다는 것인데 영남 교두보에는 찬성한다"고 전제하고 "장사를 해도 기본 재산은 지키면서 장사를 해야하는데 (개혁신당은) 호남에서 피나는 싸움을 해야 영남표를 얻는다는 것이다"면서 "이것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 전 대표는 신주류들의 '5·18신당선언'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5·18은 민주화운동이고 통일하자는 통일운동, 지역감정 없애자는 국민화합운동이다"고 지적하고 "화합하자는 것이 5·18정신인데, 5·18을 팔아 '분당하자'는 것은 5·18정신과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 사람들은 무임승차한 사람들로 5·18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전 대표는 "누구도 개혁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당내에 개혁특위를 구성해 개혁안을 만들었는데 심의를 무시하고 신당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 개혁을 주장하지만 당권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신주류를 몰아세웠다. 이어 "몇몇 분들이 '선혈이 낭자하도록 투쟁한다', '인적청산하고 코드가 틀리면 자리에 오지말라'하면서 말한다"며 "말한 사람이 주인이냐"고 비난했다.

또 이날 한 전 대표는 '민주당=호남지역당' 논리를 반박하고 신주류의 호남 탈색을 통한 전국정당화를 비판했다.

"신당추진, 지역감정 조장하는 것"

한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이 영남(출신)이고 당 기반이 호남이며 팔도에 다 국회의원이 있는 당은 민주당 밖에 없는데 이 이상 전국당이 어디가 있느냐"면서 "왜 우리 보고 호남당이라고 하느냐"고 반박하고 "한나라당은 왜 영남당이라고 하지 않느냐, 이건 호남을 편견으로 홀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또 한 전 대표는 신당 논란과 관련 노심(盧心)을 의식한 듯 노무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개혁은 동시다발적으로 해야지 성공할 수 있고 아군을 만들면서 다수를 지켜야 개혁에 성공할 수 있는데 DJ 때 개혁을 하다보니 개혁 대상들이 우리를 포위해서 사방팔당 어디인지 모르겠으니 속도를 조절하자고 했다"면서 "노 대통령 주변은 더 초조해서 6개월 이내에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바뀌었다고 당을 해제하고 승리했는데 해제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하고 "출범한지 3개월만에 이런 말하는 것이 어쩔지 모르지만 출범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어느 한 분야라도 제대로 된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 있느냐"고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또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분당한다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느냐"며 "물류대란에도 해결 논의 한 번 못하고 시끄러운데 여당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강연회 전 워크숍 참여여부에 대해 "당내 공식행사도 아니고 안간다고 말했다"고 답변하고 '신당추진 기구가 출범하면 결국 갈라서느냐'는 질문에는 "글쎄요, 갈라서면 안되죠"라면서 웃음으로 질문을 넘겼다. 한편 이날 강연회는 행정대학원 원생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저녁 9시경까지 열렸다.

이날 구주류측 논리를 한 전 대표가 강연회를 통해 주창했다면,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조선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를 통해 신주류측의 '개혁신당'론을 설파했다.

[정동영 상임고문] "한국정치 병목현상 신당으로 해소해야"

정동영 상임고문은 15일 조선대 경영대학원 주최 강연회에서 개혁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자리에서 정 고문은 "정치를 바꾸는 핵심은 정당을 바꾸는 것"이라 주장해 신당창당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예정보다 15분정도 늦은 오후 7시 15분경부터 시작된 강연회는 70석규모의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애초 강연회의 주제는 '21세기 바람직한 지도자상'이었지만 정 상임고문은 신당창당을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알을 깨는 아픔있지만 감수해야한다"며 개혁신당 강행 의사를 표명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알을 깨는 아픔있지만 감수해야한다"며 개혁신당 강행 의사를 표명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12월 19일 노 대통령 선택은 기득권 해체 의미"

정동영 고문은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병목현상'에 빗댔다. 정 의원은 "지금의 정치가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여론 속에 현상타파의 논리와 지식이 있다"며 "국민은 과감하게 변화를 선택했다"고 말해 노무현 대통령 등장의 배경을 풀이했다.

이어 정 고문은 "12월 19일 노무현 대통령이 선택된 의미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득권, 정치권의 모든 사람, 고정관념 등에 대한 해체명령이다"고 규정한 뒤 "지금은 한국정치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시대적 요구다"며 인적청산론을 강조했다.

강연이 진행되면서 신당창당에 대한 정 고문의 의지는 확연히 드러났다. 특히 지금까지 정치행위의 근간을 이뤄온 대의정치에 대해 "지난 50년간 대의민주정치는 진짜가 아니라 순도가 약간 떨어지는 가짜가 섞여있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정 고문은 "대통령을 직접 뽑는 것 외에 정당정치에서 국민은 들러리였고 정치인끼리의 잔치였다"며 "작년 민주당 경선은 지금까지의 도식을 깬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정 고문은 한국정당의 핵심적 문제로 공천권 전횡과 지구당 사당화를 거론했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의 정치는 ▲명망가 중심의 1세대 ▲군부독재시대를 2세대 ▲87년 6월항쟁 이후 국민의 정부까지를 3세대로 분류했다.

정 고문은 "3세대까지는 권력의 중심에 국민이 없었다면 이제부터는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에게 돌려주는 '국민공천시대'로 가는 것이 4세대 정치의 핵심이다"고 말해 신당은 상향식 공천을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지금의 지구당은 당 총재가 가지고 있는 지배력보다 훨씬 강력한 권한을 소유하고 있다"며 지구당의 사당화를 비판했다. 정 고문은 지구당 개혁을 위한 방안으로 "진성당원을 활성화시켜 상향식 의사전달 시스템과 환경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며 "지역민을 믿고 권력을 주는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알을 깨는 아픔 감수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강연회에서 정 고문은 신당창당과 관련한 몇 가지 논란에 대한 입장을 스스로 밝혀 주목받았다.

우선 '정권교체와 IMF극복, 남북화해를 이끈 민주당을 왜 해체하려 하는가'에 대해 "모두가 달라지는데 정치분야만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정치발전은 정치인의 몫이기도 하지만 광주시민도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지난해 당내 경선에서 광주가 선택한 역사적 무게와 의의를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또 신당 논란이 신·구주류간 권력다툼이란 지적에 대해 "현미경적인 시각보다는 역사적 시각으로 봐달라"고 주문하며 "동서분열도 극복하지 못하는데 7천만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이 나올 수 없으며 지금의 과정은 국민통합과 지역통합의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정 고문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할거주의와 정쟁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도세력이 교체돼야 한다"고 역설하고 "한나라당의 양심·개혁세력의 결단"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정 고문은 5·18항쟁 정신과 신당창당 정신의 공통점을 부각시켜 신당창당에 대한 지역민의 지지를 구했다. 정 의원은 "알을 깨는 아픔이 있지만 이것을 감수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점에서 신당정신과 맥이 통한다"고 주장했다.

정 고문은 '호남지역 일부 의원을 배제해서라도 신당 창당을 강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신당의 원칙에 동감하는 사람에겐 언제나 개방돼있다"며 "누구를 배제한다는 차원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는 광주라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원론적' 얘기만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연회가 끝난 후 간단한 기자간담회에서 '5·18을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에 대해 정 의원은 "지금 시기 5·18정신은 현상유지가 아니라 국민통합시대로 가자는 것이다"며 "10년 뒤에도 그때의 일을 해결하자는게 5·18정신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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