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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환 특검은 16일 특검사무실 건물 1층에 마련된 특검기자실에서 특검취재기자들을 상대로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언론보도에 대한 특검팀의 입장을 전했다.(왼쪽부터 박광빈 특검보, 송두환 특검, 김종훈 특검보)
송두환 특검은 16일 특검사무실 건물 1층에 마련된 특검기자실에서 특검취재기자들을 상대로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언론보도에 대한 특검팀의 입장을 전했다.(왼쪽부터 박광빈 특검보, 송두환 특검, 김종훈 특검보) ⓒ 오마이뉴스 유창재
'대북송금' 의혹사건이 시작된 한달여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송두환 특검은 최근 5∼6일 동안 보도된 언론사의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 논쟁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송두환 특검은 "수사가 아직 완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 논쟁을 불러올 수 있는 보도는 결국 이(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해야하는 특검에게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런 점을 깊이 언론관계자 입장에서 고심해 신중한 자세로 보도해주길 당부한다"고 16일 밝혔다.

송 특검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 건물 1층에 마련된 특검기자실에서 특검취재기자들을 상대로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20여분 동안 언론에 대한 특검팀의 입장을 전했다.

이는 최근 5∼6일 사이에 대북송금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북송금 2억불 노동당 마카오계좌로 갔다" "[드러나는 2억불 루트] 중국은행 통해 북으로" "특검 '북송금은 정상회담 대가' 잠정결론" "정상회담 대가성 본격 조사" 등의 제목으로 자금의 조성 경위와 이동경로 등이 이미 특검수사 결과 밝혀진 것처럼 보도한 것에 대한 해명의 자리가 아닌 일종의 '항의'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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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언론 보도에 대해 특검팀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해왔던 점을 보면 송 특검이 마련한 자리는 이례적이며,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구체적인 입장 발표에 앞서 송 특검은 "여러가지 여건이 열악함에도 취재와 보도에 열중하고 있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서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어 당부의 말을 들이고자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했다.

송 특검은 "대북송금 자금 조성경위, 이동경로, 거기에 송금된 일부 확인된 계좌의 주체 성격 등은 모두 파악하지 못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그런데 마치 일부 언론에선 계좌주체, 성격 모두 파악이 됐다는 듯 보도했고, 대북송금의 성격규명에서도 결론 또는 잠정결론 내렸다는 내용의 보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특검팀은 한달여 지난 시점에서 명확히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실을 확보하지 않았으며, 대북송금 전체의 성격에 대해 해명하려고 노력 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 무엇보다 어떤 면으로도 잠정 결론 내린바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송 특검은 "언론은 '특검팀 관계자' 또는 '특검팀에서 말했다' '특정 취재원에게 확인한 것으로 결정적으로 보도' 등 어떤 형태로의 보도이건 간에 적어도 염두해 두고서 해야한다"며 이번 사건의 전반적인 성격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이번 특검 수사는 "자짓 잘못하면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말할 수도 없는 해를 끼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 수사를 통해 공개될 결론 및 결과를 공개하는 방법 등 모든 점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에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송 특검은 개인적인 차원이기도 하면서 특검팀 전체의 입장으로 "어떤 형태로의 보도이건 간에, 어떤 형태로 보도할 것인지에 대해 언론사 스스로가 깊이 참작하고 고심해 보도하길 바란다"는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

경쟁보도, 수사에 혼선 초래…국민에게 우려 늘려

송두환 특검.
송두환 특검. ⓒ 오마이뉴스 유창재
이날 송 특검은 "이번 대북송금 의혹사건의 성격상 어쩔 수 없이 특검팀에서 취재기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이 마음의 짐이 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이 때문에 짐작과 추측한 생각을 수집한 정보를 혼합시키고 첨부시켜 보도한 결과로 다른 형태와 의미로 연결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언론사의 경쟁적인 '특종 찾기' 보도는 대체의 경우 수사 혼선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특검수사를 바라보는 상당수의 국민들에게 '수사가 잘될 수 있을까'하는 우려를 늘게 한다는 점이다. 이점을 특검팀은 가장 깊이 염두해 두고 있음을 송 특검은 내비쳤다.

이날 송 특검의 임시 기자회견은 특검 취재기자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는 자리였다. 송 특검의 "언론사의 기본적인 속성인 경쟁을 이해하면서도 그런 사태가 없었으면 한다"는 말에는 이번 특검 수사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애초 이번 특검은 단순한 의혹 해소의 '사실규명'을 하는 수사가 아니라 '국익'을 우선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

송 특검의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브리핑에서 김종훈 특검보가 "이 사건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실규명'도 중요하지만 이 사건을 둘러싼 또 다른 이해관계자인 '북'이라는 대상이 있다"면서 "정확하게 저희(특검) 입장에서 확인 안되는 것을 마치 저희가 확인하고 발표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의미다.

이어 김 특검보는 "(수사를 지켜보는) 갈라진 국력과 여론, 또 다른 상대의 '눈'(북한)이 있지 않냐"면서 "대북송금 의혹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살며시 목을 메이며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했다.

그는 또 "이번 특검은 저희(특검팀)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 생각하는데, 수사를 끝내놓고 '못믿겠다'하면 어떻게 하냐"고 말을 맺었다. 결국 이번 사건을 일개 정파나 자기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담겨 있는 사람들의 요구보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가지고 언론과 국민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호소했다.

일순간 어색해진 분위기를 잠재우고자 김 특검보는 "소주한잔 마시고 이야기한 정도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지만, 그의 생각은 각각의 특검 관계자들도 똑같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결국 최근 언론이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특검팀보다 앞서 확인되지 않은 사안들을 보도한 것은 특검팀 수사에 해가 됐으며,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시작한지 불과 한달여 밖에 지나지 않은 특검. 더구나 이번 특검은 '맨땅에 해딩하기' 식의 수사와 취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특종'을 찾기 위한 기자들의 취재 경쟁에 대해 비난을 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송두환 특검과 김종훈 특검보의 말은 더욱 조심스럽다.

이날 송 특검은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특검에 대한 느낌은 '중반부'에 들어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특검 수사는 중반부에 들어섰으며, 그동안 기본조사를 끝내고 이제는 주요 핵심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남겨놓고 있다.

앞으로 송두환 특검호가 헤쳐나가야 할 길에는 더욱 큰 장애들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특검팀이 소환·조사해왔던 대상들보다 앞으로 부를 핵심 인물 한명 한명에 대한 조사는 더 어렵다. 때문에 지금이 특검을 취재하는 기자들과 특검을 바라보는 국민들 모두가 특검수사팀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할 시기이다.

특검,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 소환
산은 대출 당시 외압 여부 및 전반 사항 조사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검팀은 나라종금 사건과 관련돼 구속수감된 이용근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16일 소환했다.

특검팀은 지난 2000년 6월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대출이 이뤄질 당시 금감위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이용근씨를 상대로 대출이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위가 이를 문제삼지 않은 점에 대해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2000년 4월과 7월 산업은행에서 금감원으로 보낸 '신용공여한도 초과 신용공여 감축계획 승인 신청서'가 접수되지 않은 경위 및 전후 상황, 현대상선이 산은에서 대출받은 당좌대월 중 3000억원이 반기보고서에 누락된 점을 금감위에서 묵인한 점 등을 집중 조사하게 된다.

이날 오전 9시 45분경 특검사무실로 출두한 이용근씨는 검정계열 양복 차림으로 손에는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채 두명의 정복 경찰관의 호송을 받았다.

잠시 포로라인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굳은 얼굴로 입을 꽉다문채 서있었다. 단지 이씨는 "대출 전에 현대 측 관계자를 만났냐"는 질문에 고개를 살짝 저었을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어 바로 15층의 특검조사실로 향했다. /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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