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는 시민단체가 줄곧 제기했던 가톨릭 병원 폐업 후속대책으로 의료원을 확장·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최종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목포시는 23일 시정브리핑을 통해 경영악화와 노사대립 끝에 문을 닫은 가톨릭 병원 자리에 시립 목포의료원을 확장 이전하는 것은 재정부담 등 타당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목포시의 입장은 재정여건이나 지역 내 의료기관 현황 그리고 구 가톨릭 병원 부지의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대책위원회가 요구한 의료원 이전방안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 가톨릭 병원 시설을 인수 할 경우 약 270억원이 있어야 하고, 병원 운영에 연간 10억원에서 15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시민복지 분야나 지역개발분야 투자규모를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병원 인수에 따른 부담을 시민들에게 전가시키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목포시는 덧붙였다.
전문요양병원 유치 노력
시는 대신에 구 가톨릭 병원 부지에 전문요양병원 등 위치에 맞는 적합한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시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보면 지역내 의료시설 규모와 주민 수를 비교했을 경우 전국 평균보다 43%나 많아 의료원 확장이전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의료원이 정신질환이나 치매 등 진료를 할 수 있도록 공익병동을 증축하겠다고 목포시는 밝혔다.
목포시는 특히 작년 가톨릭 병원이 폐업한 이유는 경영악화와 장기파업에 따른 손실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대책위원회가 병원폐업에 따른 후속대책을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목포시에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목포시가 밝힌 내용을 요약하면 구 가톨릭 병원으로 의료원 확장이전 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한 대신 병원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는 것으로 설명 할 수 있다.
‘근거 없는 수치’ 전문용역 요구
시 당국의 이런 발표에 대해 가톨릭 병원 정상화 대책위원회는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 박기철 집행위원장은 “의료원 확장이전 시 270억원이 필요하고 매년 10억원 넘게 적자가 발생한다는 목포시의 주장은 불명확한 근거이고 납득할 수 없다”며 “공신력 있는 전문용역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가 가톨릭 병원 자리에 전문요양병원을 유치한다고 하면서 현재 의료원에 치매와 정신질환자를 위한 공익병동 신축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집행위원장은 “시의회가 상호 대화를 통해 좋은 방안을 모색하라며 가톨릭 병원 사태 관련 청원을 행정절차에 따라 이송했는데도 시 당국은 이를 무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앞으로 가톨릭 병원 폐업에 따른 주민건강권 확보대책을 꾸준히 목포시에 요구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사대립 끝에 지난해 9월 폐업한 목포가톨릭 병원은 천주교 광주대교구의 재단법인 천주교 광주구 유지대단 소유로 돼 있으며, 폐업 전에는 일반내과 등 모두 20개 진료과목에 병상 470여개를 갖춘 전남 서남권의 대표적인 의료시설이었다.
병원 폐업이후 지난 1월 지역사회단체가 참여한 가톨릭 병원 정상화 대책위원회가 구성돼, 3월에는 병원자리에 목포의료원 확장이전을 골자로 한 청원서를 목포시의회에 제출했으며, 목포시는 청원내용을 의회로부터 전달받고 23일 공식입장을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