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대학교 도서관 2층 간행실 책장 한 귀퉁이에 딱새 한 마리가 둥지를 틀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학교 도서관에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 함성희(23)씨에 따르면, 지난 21일 아침에 신문정리를 하다 새똥을 발견했으며, 이에 새가 들어왔을 것이라고 생각해 찾던 중 도서관 북쪽 끝 책장 한 곳에서 새 둥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딱새는 어떻게 도서관으로 들어왔을까? 의문이다. 그러나 딱새가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강릉대 도서관은 신축 공사로 한쪽 문을 모두 폐쇄한 상태라 창문을 24시간 열어 놓았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딱새는 자유롭게 안팎을 드나들 수 있었고, 둥지도 틀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먹이도 아기 새들에게 물어다주고 있다.
새끼들은 27일까지 새 알로 있었고, 28일에 부화가 됐다고 함씨는 전한다. 이 사실을 안 학교측은 철원 조류협회에 도움을 요청해 어미 새와 아기 새 다섯 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조류협회 관계자에 의하면, 이 딱새의 부화기간은 2주정도, 양육기간은 3주 정도라고 한다. 또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면 어미 새가 부화를 포기하는데, 이 어미 새는 보통 새와 달리 모성본능의 집착이 강한 것 같다고 전한다.
한편 학술정보과 권기욱(35)씨는 "길조가 아닌가 싶다"며 "하나의 생명체인 이들을 자연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잘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엄마는 너희들을 버리지 않아!
29일 낮 3시 30분, 강릉대 2층 간행실에서 새 소리가 들려온다.
"찍찍∼찍찍∼."
어미 새로 보이는 딱새 한 마리가 둥지 주변을 맴돈다. 열려진 창문 사이로 들어와 깨진 창문 사이로 오가며 아기 새들에게 줄 먹이를 연실 물어다준다. 어미 새는 한끼 식사에 다섯 번을 왕복한다. 아기 새들이 다섯 마리이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가득한 학생 3명이 이들을 보려고 왔다. 이중 한 명이 능숙한 솜씨로 휘파람을 불어대자 죽은 듯 있던 아기 새들의 입이 앞다퉈 크게 벌어진다. 이들은 휘파람 소리를 어미가 먹이를 건네주는 소리로 착각하는 것 같다.
어미 새는 계속 주위를 맴돌며 "찍찍∼찍찍∼" 울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