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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5월 30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합동위원회 특별회의를 열어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합의서의 골자는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이 공여지 반환하기 1년 전에 공동으로 △기초정보 교환 및 실사 △ 환경조사 실시 △ 조사결과 검토 등 3단계에 걸쳐 105일 동안 환경조사를 실시하고, 이 조사에서 오염 사실이 확인되면 기지 반환의 경우에는 미국 쪽이, 기지 공여의 경우에는 한국 쪽이 오염을 치유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에 관한 합의서'는 한국 측에 반환되는 기지내의 오염 조사와 치유에 필요한 비용을 미군측이 전액 부담하기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몇가지 점에서 이 합의가 실효성이 있는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에 관한 합의서'는 2002년 1월 18 일 이후 반환 또는 공여되는 기지에 대해서만 적용되므로 반환대상이 아닌 기지와 현재 기지 주변의 오염에 대해서는 적용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환 예정지 뿐만 아니라 전체 미군기지에 대해 환경조사를 실시해 오염 지역이 있다면 복원하도록 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미군측이 부담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에 관한 합의서'는 소파 환경규정(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에 따른 것으로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에 해당되지 않는 환경오염에 대해서는 치유할 법적 의무를 지지 않을 수 있다. 이는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좌우될 수 있어 소파 환경규정인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와 상기 절차를 근거로 치유조처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에 관한 합의서'는 양측의 합의로 공개여부를 결정키로 해 오염조사 및 치유과정에 대한 정보공개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었다. 오염조사와 복원을 제대로 하는지 시민단체와 언론에 이행 여부를 원칙적으로 공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에 관한 합의서'에는 환경오염의 복구비용, 복구기준, 절차 등으로 인하여 분쟁이 항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군기지내 환경 문제 해결 노력은 한미 양국의 실천의지에 달려있어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반환받을 기지내의 환경문제에 대한 오염정도와 원인, 비용 등에 대해 시각차가 드러날 경우나 지지부진할 경우 그 어떤 대책도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세부적인 환경조항을 시급히 개정해야만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에 관한 합의서' 서명으로 미군기지 환경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공동조사의 정례화 및 공개문제, 기지내 환경오염에 대해 환경법을 적용하는 문제, 반환지역 뿐만 아니라 반환받은 지역의 환경오염 복원비용 부담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SOFA를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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