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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기자회견에는 총 126개 언론사 188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회견에서 방송 2명, 종합지 2명, 경제지 2명, 지방지 1명, 인터넷 1명, 외신 1명이 노대통령에게 질문을 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일 노무현 대통령 기자회견의 포인트는 물론 '정부 출범 100일'이었지만, 또 한 가지는 '청와대 기자실 개방'이었다.

기자회견에는 총 126개 언론사 188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기존 49개 언론사 87명에게만 출입이 허가됐던 춘추관은 새로운 '손님'을 맞아 이른 아침부터 북적거렸다. 청와대측은 춘추관 입구에서 입장하는 기자들에게 '출입증 관리 요령'과 '춘추관 이용 안내'를 배포했다.

앞으로 춘추관에서는 모두 164개 언론사 275명의 기자들이 취재활동을 벌이게 된다. 개방 첫날에는 새로 출입이 허가된 275명 중 188명이 참석한 셈이다.

춘추관 기자실 개방 첫날, 126개 언론사 188명 기자 브리핑 참석

청와대측은 개방의 취지에 맞춰 새로 출입하기 시작한 기자들에게도 질문의 기회를 줬다. 노 대통령의 회견문 낭독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받은 질문은 모두 9개.

사회를 본 이해성 홍보수석은 KBS와 <동아> <한국경제> <전북일보> 기자의 질문을 받은 후 "오늘이 기자실 개방 이후 첫 기자회견이다, 새로운 기자들에게도 질문을 받겠다"며 <오마이뉴스> 기자를 지목했다. 이후 이 수석은 "외신쪽에서 찾아보겠다"면서 CNN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앞쪽 48개의 좌석에는 빨간 딱지가 붙어 있으며, 기존 출입사의 기자들만 앉을 수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춘추관이 개방형 브리핑제로 바뀌면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질문권'의 등장이다. 49개 언론사만 출입하던 시절에는 대통령의 회견이 있을 때 사전에 누가 질문을 할지 기자들과 춘추관측의 협의(춘추관측이 의뢰하면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정해서 알려줌)에 의해 결정했다. 하지만 춘추관이 개방됨에 따라 미국 등과 같이 '질문권'을 완전히 청와대측에서 갖게 됐다.

이날 회견에서 질문권을 행사한 사람은 이해성 홍보수석이다. 이 수석이 "질문 있으신 분?" 또는 "다음 질문?" 할 때마다 수많은 기자들이 손을 들었고, 이 수석이 그중 한 명을 지목했다. 이 수석은 회견에서 방송 2명, 종합지 2명, 경제지 2명, 지방지 1명, 인터넷 1명, 외신 1명에게 질문의 기회를 줬다.

새로운 기자 두 명에 질문 기회

기자회견을 마친 노 대통령은 입장했던 연단 뒤쪽으로 나가지 않고 브리핑룸을 가로질러 춘추관을 둘러봤다. 노 대통령은 1층 자료실과 기사송고실 등에 들어가 "방음은 잘 되느냐", "일찍 출근해야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느냐", "새로운 출입시스템과 관련해 많이 불편한가"라고 질문하는 등 관심을 표했다.

김만수 춘추관장이 "(개방하면서 기자들이) 274명이나 출입하게 된다, 독서실 같은 분위기"라고 말하자, 한 걸음 떨어져 수행하던 문희상 비서실장은 "정말 독서실 같네, 대통령 특허 받은 독서실"이라며 웃었다.

한 기자가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언론과의 관계설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을 하자 노 대통령은 "언제나 그랬던 것 아니냐"며 "언제나 신문을 보면 눈앞이 캄캄했고, 선거때도 그랬고, 그런데 지나고 나니 대통령이 되어 있더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좋은 날도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기자실 개방의 과제

▲ 김만수 춘추관장(왼쪽)과 윤태영 대변인이 대통령 기자회견전 브리핑룸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일 기자회견으로 청와대 기자실 개방은 일단 한 마디가 끝났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CNN 기자는 노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기 전 "브리핑을 개방형으로 바꾼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취재의 기회를 넓혀주신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 "그런데 카메라 등에는 오히려 문호가 더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자회견 전후 풀(pool) 취재단 문제로 곳곳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주간지 기자는 "개방형 브리핑제의 성공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질문권의 경우 그 자체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만 청와대측에서 권한을 행사할 때 편중됐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새로 출입하는 기자들 몫으로 돌아간 질문권이 9개 중 2개인데, 아직 양념 수준 아니냐"라고 말했다.

▲ 1층 기사작성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기자회견을 보며 기사를 작성할 수 있게 돼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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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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