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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후초 교장 명의의 삭제 통보 공문과 담임의 확인서 3장
인후초 교장 명의의 삭제 통보 공문과 담임의 확인서 3장 ⓒ 최인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에 사는 이종천, 이복순씨 부부는 20일,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자녀 3명이 다니고 있는 전주인후초등학교에서 보내온 편지였다. 편지 내용은 뜻하지 않게, 자녀의 개인 정보를 NEIS상에 입력시키지 말아 달라고 학교측에 보낸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였다.

전주인후초등학교장 명의(문서번호 인후 81200-551, 시행일자 2003.06.17)로 회신된 공문에는‘NEIS 입력 항목 삭제 요구 민원 회신’이라는 제목 아래, 민원을 제기한 민원인(이종천, 이복순)의 자녀 3명(2,4,6학년)의 개인 신상 기록을 NEIS상에서 삭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민원처리 내용에 대해서는 1) 전주교육청 중등 81324-1569(2003.06.05)에 관련하여 본교에서도 각 지침에 따라 귀 자녀의 교무/학사 영역 및 보건 영역을 삭제하였음을 통보합니다 라고 돼 있다.

또, 붙임으로 “NEIS 상의 항목 삭제 확인서” 라는 제목 아래, ‘귀 자녀의 인적사항 등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항목을 삭제하였음을 확인하여 드립니다’라는 내용 밑에 자녀의 담임교사의 확인 서명이 돼 있다.

‘이종천, 이복순씨’는 이달 초에 자녀 3명이 다니는 전주 인후초등학교와 전라북도 교육청에 내용증명을 보내 자녀의 개인정보를 NEIS상에서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었다.

전주인후초등학교 전경
전주인후초등학교 전경 ⓒ 최인
학교측에서는 내용증명이 도착한 후, 교사회의를 열어, 교무학사 처리방식을‘수기’로 하기로 결정했다가 그 이튿날 NEIS로 하기로 번복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주 인후초등학교가 수기에서 NEIS로 번복 결정하면서, 자녀정보의 삭제를 요구하면서 내용증명을 보낸 이씨 부부에게 자녀정보 삭제 확인 통보서를 보낸 것이다.

전주인후초등학교 B 모 교장은 "처음에 수기로 결정이 됐었지만 자신이 출장을 다녀와보니 교사들이 재론해서 NEIS로 결정했었다"면서, "내용증명에 대해서는 민원처리 규정으로 해서 담임이 학생의 인권에 관한 학적사항을 담임 각서 첨부해서 민원인에게 발송, 회신했다"고 말했다.

각서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서 인권에 관계되는 사항을 전부다 삭제하는 것으로 담임이, 일단 인증을 가지고 있는 담임 3명의 각서를 붙여 회신했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복순씨는 일단 학교측의 삭제 조치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네이스 시행 학교 학부모들이 연기명으로 자녀의 신상정보 삭제를 전국적으로 (학부모와 학생이)요청하게 되면 네이스는 저절로 무기력한 시스템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NEIS에 의한 개인정보 수집이 불법행위임을 학교의 장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케이스"

전북대학교 법과대학 김승환 교수는 이번 일에 대해서 아주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NEIS에 의한 학생, 학부모 개인정보 취득이 정당한 것이었다면, 학교의 장이 그런 처분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삭제조치 통보는 그런 개인정보의 취득이 정당하지 못한 것이었다, 불법이었다 하는 것을‘학교의 장’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 된다.

이것은 다른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개인정보를 삭제해줄 것을 요구하고 그 의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암시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NEIS 담당 책임자인 전라북도교육청 과학교육정보학과 장위현 과장은 학부모들의 자녀 정보 삭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이 학교에 접수되면, 각급 학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NEIS상의 학생 정보 입력은 수집이 아니라, 학생 지도를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면서, 학생 지도를 위해 수집한 정보를 학부모들이 요구한다 해서 어떻게 일일이 삭제할 수 있냐?"며 절대 삭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었다.

이번 일은 앞으로 NEIS상에서 자녀의 개인정보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며 내용증명을 보낸 학부모나 학생, 또는 이같은 일을 계획하고 있는 단체나 개인에게 전례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이며 NEIS 사태 해결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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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1988~2014)와 프레시안(2018~2021) 두군데 언론사에서 30여년 기자생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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