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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부루마불게임은 이렇다
ⓒ 김선경
어릴 적 동네에서는 지금 아이들에게 찾아 볼 수 없는 다양한 게임이 있었다. 교과서를 찢어서 만든 딱지, 딱지치기. 얼음 땡보다 더 화끈한 다방구 게임, 공사장 모래를 퍼다가 모래성을 쌓기, 대리석을 몰래 가져다가 망치로 이쁘게 만들어 했던 비석치기 그리고 그 당시 귀족게임이라 자부했던 부르마불까지….

▲ 주사위는던져졌다
ⓒ 김선경
참 즐거운 어린 시절이었다. 중·고등학교를 거쳐오면서 이런 게임은 동네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동네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와야 할 아이들은 게임방이나 집안에 있는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게 지금 아이들의 모습이다.

"내일은 우리 집 앞에서 피구 하는 거야?"라고 말했던 10년 전, 그러나 지금의 아이들은 이렇게 말을 하고 있다.

"내일은 우리집 앞에 있는 00게임방에서 보자."

아이들에게 참으로 어떤 것이 맞다고 장담할 수 없는 놀이문화의 변화는 정적인 것을 잃어 가는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 호텔을 다갖고 싶어라~!!!
ⓒ 김선경
오랜만에 방학을 맞이하여 친구들과 둥글게 둘러앉아 당구장을 갈까? 노래방을 갈까? PC방을 갈까? 고민하던 중 한 녀석이 부르마불 게임판을 떡하니 꺼내들었다.

"이야. 이게 뭐야? ...이게 얼마만이야?"

해맑게 웃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추억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동네 형들과 한 방에 모여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했던 기억들이며 티격태격하다 싸움질까지 했던 가슴 아픈 기억까지….

친구들과 말판을 정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하는 게임이라 다들 신이 났던 모양이다. 엉덩이가 절로 들썩여졌다. 신나는 게임이 진행되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어린시절 게임에만 미쳐 놓치고 갔던 이야기들을 하게 되었다. 한 친구는 부르마불을 통해 조흥은행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심각하게 꺼내기도 했다.

친구는 나에게 넌지시 "자산관리를 그렇게 하면 건물 안에 있는 노동자들이 울어. 이 자식아..."하며 자연스레 부르마불이 가지는 무서운 상업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부르마불은 쉽게 돈을 주어주고, 쉽게 여러 나라를 거닐며 건물을 짓는다. 상대적으로 아시아 지역의 땅들은 유럽이나 중남미보다 땅 값이 싸다. 부르마불을 하면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시간이 참 오래 흘러갔다.

부르마불이맞나?불루마블이맞나?
궁금하지 않아여?

부르마블이란 말이 생긴 이유가....
BLUE + MARBLE 입니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푸른(BLUE) 대리석(MARBLE)을 보는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블루마블이라 했다구 합니다.

그래두 게임의 명칭은 분명 부르마블 맞습니다. / 김선경
4명이서 시작한 게임은 어느새, 양자대결로 갔다. 한 친구는 은행에 빚을 지고 파산을 하게 되고 한 친구는 빅딜을 통해 다른 친구에게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어린시절 힘든 노동자들의 땀방울을 느끼지 못한 체, 자본가들의 게임을 향유하게 되면 그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친구들과 해보게 되었다.

단순한 어린시절 게임으로만 즐겼던 게임이지만 이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오랫동안 인기를 더해 가는지에 대한 연구도 해봄직하고 생각한다. 단순한 게임이라 생각하기엔 어린아이들의 순수성을 상업주의 때로 얼룩 지우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도 해본다.

▲ 설명서를 잘보면 답이 보인다
ⓒ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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