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25일 이미 1년 6개월 유예기간을 거친 국민건강보험 통합법안을 2년 동안 한 차례 더 유예시키려는 한나라당의 시도에 대해 "국가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손상시키는 행위"라며 "만약 다수의 횡포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대통령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최근 건강보험통합 2년 유예, 대통령 산하 제도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뼈대로 한 '국민건강보험 제도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으나 전문가들로부터 위헌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이 오늘 보건복지위에서 여당의원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숫적 우위를 이용해 건강보험 재정통합 2년 유예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는 지난 20년간 논의 끝에 여야 시민단체 등 전국민적인 합의하에 결정돼 추진돼 오던 건강보험 통합문제를 또다시 지연시켜 사회적 갈등구조를 존속시킴으로써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건강보험 재정통합이 1년 6개월 유예된 그 당시 문제는, 보험료의 형평성과 자영업자들의 소득 파악율 부족이 문제가 돼 연장이 됐다"며 "지금은 이런 문제를 모두 해소한 상태임에도 또다시 지연시키려는 것은 소모적 논쟁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의장은 "또다시 2년을 유예하자는 것은 국가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다수의 횡포에 의한 정치적 산물"이라며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회에서 이 법안이 처리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통과될 때에는 대통령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발표한 보도자료 전문이다.
한나라당이 6.25 보건복지 상임위에서 여당의원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숫적 우위를 이용, 물리적인 통과를 시도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 제도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특별법은 즉시 철회되어야 한다.
이 법안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예정인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또다시 2년간 유예하고 대통령 직속 하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건강보험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자는 것으로서 이는 지난 20년간 논의 끝에 여야, 시민단체 등 전국민적인 합의 하에 결정되어 추진되어 오던 건강보험 통합문제를 또다시 지연시켜 사회적 갈등구조를 존속시킴으로써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본 법안이 시행될 경우 이제까지 통합을 전제로 정부에서 추진해 온 건강보험 재정 및 관리운영상의 각종 조치가 무력화되어 보험조직운영상의 혼란을 초래하고 재정통합과 관련된 소모적 논쟁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통합에 대비하여 보험공단의 조직·직원을 대폭 감축하고 통합전상망 구축, 업무일원화작업 등을 완료하였으며 재정통합을 전제로 건강보험재정안정대책을 수립·추진하는 등 통합을 위한 만반의 준비가 끝난 상태이다.
한나라당에서 재정통합 반대이유로 삼고 있는 직장·지역가입자간의 보험료 부담 형평성 문제도 그간의 부과체계 개선조치 등으로 형평성이 이미 확보되었고 5년 미만 사업장의 직장가입으로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자가 직장에 편입, 지역에서는 농어민·실업자 등만 남게되는 상황에서 재정분리를 오히려 사회적 불형평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고용시장의 유연화 등으로 직장·지역간의 이동이 극심한 현상황(00∼02년 3년 동안 58%가 이동)에서는 직장·지역 재정분리의 실효성이 상실되었다.
더구나 7월 1일부터 재정통합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법률시행 직전에 이를 저지하는 법안을 제출하는 것은 극히 정략적일 뿐 아니라, 재정통합 유예의 문제점, 법안자체의 위헌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갑자기 위헌규정에 대한 수정안을 만들어 기습상정·처리코자 하는 것은 다수당의 무분별한 횡포라 아니할 수 없다.
당초 법안에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이 특별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이 되고 당연직위원 3명을 지명하며 대통령 위촉위원도 위원장의 의견을 듣게하는 등 입법과 행정의 분리원칙에 위배되는 다수 규정을 둠.
지금은 건강보험 재정통합과 관련된 대립적·소모적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건강보험 제도의 본질적인 발전에 매진해야 할 때로 생각하며 한나라당도 이에 동참해주기를 촉구한다.
만약 한나라당에서 숫자로 밀어붙여 법안을 강제로 통과시킬 경우는 동법안이 극히 정략적일 뿐 아니라 건강보험 발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확실시됨으로 당 차원에서 대통령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계획임을 밝혀둔다.
새천년 민주당 정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