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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11시 막차가 있기 30분 정도에는 이상하게도 사람이 많지 않다. 늦은 시간에 사람들 몸에 치여 집으로 돌아가는 건 어쩜 사람들의 가슴을 더욱 무겁게 짖누를 것 같다.
통금시간이 사라졌지만 지하철 막차 시간이 통금시간을 대신할 만큼 이미 서울에 사는 서울 시민과 경기도민 약 1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지하철은 참 중요하게 이용되고 있다.
전철속에서 이런 저런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자리에 앉아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면 다양한 사람들을 이렇게 볼 수 있구나 하는 기쁨에 젖어들게 된다.
전동차 안에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패션쇼의 주인공이 된다. 문을 열고 걸어 나오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가게 되고 요즘 유행하는 길거리 패션을 살펴 볼 수 있다.
또 전동차 안에서 앉아 있노라면 사회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오늘은 어떤 사람이 돈을 달라고 구걸하면 전동차를 돌아다니는 걸까? 어떤 물건을 팔기 위하여 전동차를 돌아다닐까? 전철안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볼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을 마련해준다.
서울의 여기저기를 지하로 돌아다니는 지하철에 대한 느낌은 우리 서울 시내 지하의 그 어둠의 그늘과도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퇴근길 삶에 지쳐 힘들어 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이들에게 지하철이 해줄 수 있는 건 없을까?
세상에 딴지 걸고 참으로 밝은 미래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①전철 안에서 편한 베개를 베고 잘 순 없을까? 아니,베개를 머리 맡에 달아 달라!
사람들이 전철안에 앉을 때 가장 빨리 찾이 하는 공간은 자리 맨 끝에 있는 곳이다. 편하게 기둥에 머리를 기대거나 등 뒤에 창문이 없이 평평 한 벽이 있어서 오래 전철을 타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자리이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맨가운데 자리에는 창문 사이 약간의 벽이 있는데 그 곳 또한 사람들이 가장 잘 노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직장인 학생 주부님들에게 전철이 해줄 수 있는 건 단 하나! 좀더 편한 쿠션과 목을 받치고 편하게 기댈 수 있는 베개를 머리 위치 정도에 붙여 놓는다면 좀더 편하게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② 전동차 안에 CD플레이어를 달아줘~!
전철 안에는 사람들이 많을 때도 있지만, 텅텅 빌 때도 많다. 참 나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게 대부분일 것이다. 전동차 칸에 CD플레이어를 설치하면 어떨까?
전동차 안에서 딱히 할 게 없거나 혼자서 전철을 장시간 이용하는데 지루할 수밖에 없다. 노래를 들으면서 자신의 시간을 마련해준다면 또 하나, 음악을 듣기 위해서라도 전철을 더욱 이용하려고 하지 않을까? 주객전도 된 면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 생활을 하게 해주는 배려가 시민들에게 커다란 기쁨으로 다가올 수 있다.
③ 전동차 안에 칸마다 기둥을 만들어 달라구요~
아니, 이게 또 무슨 소리이냐? 라고 생각하셨다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함께 느껴봅시다. 출 퇴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루루 몰리기 시작한다. 사람들에게 치여 이리저리 움직여 다니다보면 몸이 사람들에 틈에 끼여 공중부양, 에어워크 하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손은 갈피를 못잡고 어색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안전손잡이가 아닌 기둥이 전동차 칸 안에 가느다랗게 서 있다면 기둥에 의지하여 방향을 잡을 수 있음이다. 이 사례는 중국에서 보았던 것인데 중국의 북경은 사람도 많고 전철의 호선도 2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혼잡했다. 칸에 박혀 있던 기둥의 쓰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로 설명하자니 답답해서 간단한 그림으로 이야기를 줄인다.
전철은 이제 삶에 없어서는 안될 교통수단이 되어 버렸다. 시민에게 전철은 더 이상 대중교통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아닌 삶에 지친 우리에게 편히 기댈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한다.
전철 속에서 맡는 사람의 향은 따뜻해야 한다. 그리고 향은 짙고 오래가야 한다.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 향이 전해진다면 살맛나는 세상의 출발을 지금도 어두운 지하를 거닐 지하철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