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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열린 '방폐장ㆍ양성자가속기 민관합동토론회'
지난 27일 열린 '방폐장ㆍ양성자가속기 민관합동토론회'

찬성측 발제자와 토론자로는 산업자원부 임관석 과장ㆍ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연구개발실장과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반대측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김영락 목사와 반핵국민운동본부 양이원영 부장, 그리고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핵폐기물대책위 남현욱 정책실장이 나왔다.

최대 쟁점은 역시 안전성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나타났듯이 방폐장의 안전성 문제는 향후 군산이 방폐장 유치신청에 대한 찬반 주민투표에 들어갈 경우에도 이 안전성 여부가 판단의 핵심적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찬성측은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원자력기술은 원자력 선진국인 프랑스와 일본 등에서 공동연구를 제의받을 정도로 세계 수준급"이라며 기술력에 의한 방폐장 안전성을 강조했다. 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주)원자력환경기술원 연구개발실장 또한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방폐장에서의 방사선 누출 문제인데 3중의 차단벽, 즉 특수 코팅 처리된 철제 드럼에 폐기물을 넣은 후 콘크리트와 철제, 그리고 자연방벽을 이용하는 다중방벽 개념을 적용하기 때문에 누출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방식으로 전 세계 30개국 70여곳에서 방폐장이 과학적인 검증하에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방폐장의 안전은 전문가와 과학자가 절대 보증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전문가의 말'을 믿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방폐장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은 여기 나오신 찬성측 분들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인데 왜 그걸 속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과학, 과학 하는데 과학이 불행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결함을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영락 목사는 "폐기물이라고 하니까 일반인들은 핵폐기물이 마치 연탄재와 같이 타고나면 재로 변해 아무 위험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핵폐기물은 그 자체가 스스로 반응하고 있는 불안정한 상태로 강한 방사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 방사선의 세기가 약해져 안정화되는 데는 최소 3백년, 길게는 수천ㆍ수만년이 걸린다"면서 "지금 찬성측에서는 세계적으로도 30∼40년 동안 아무 문제가 없어 안전하다고 하는데 그 말은 이같은 사실을 무시한 채 현재의 시점에서만 가지고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강 목사는 "현재까지는 안전할지 모르지만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기간이 수백 수천년이라고 할 때 우리의 자녀들은 대대로 방사선 누출 등의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한다"면서 "만약 군산주민들이 방폐장 문제에 있어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이같은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 목사는 "얼마전에 군산에 지진이 일어났는데, 또다시 군산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방사능에 노출될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 목사에 이어 보조 발제에 나선 반핵국민운동본부 양이원영 부장은 미국과 구 소련 등의 방폐장시설 등의 사고사례를 지적하며 “1957년부터 64년사이에 사용후 핵연료 이동과정에서 11건의사고와 1971년과 90년사이에 5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찬성측은 곧바로 “이 같은 사고는 경미한 것으로 이로 인해 방사선이 누출돼 피해 본 적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찬성측 "유치되면 수조원 투자돼 군산이 획기적으로 발전한다"
반대측 "투자금 대부분 방폐장 기반시설에 투자돼 군산발전과는 무관"


안전성 문제와 함께 논쟁이 된 것은 '지역발전'이었다. 이 문제 역시 안전성 못지 않게 여론의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시장과 산자부, 한수원측은 '방폐장 유치시 막대한 자금이 직ㆍ간접으로 투자돼 획기적인 지역발전이 올 것"이라면서 주민을 설득하고 있다. 특히 강시장은 "지금 군산은 너무도 발전에서 소외돼 있다" 면서 "방폐장이 유치되면 양성자가속기와 한수원 본사가 이전하도록 되어있어 침체된 지역경제에 일대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강시장이나 산자부ㆍ한수원이 주장하는 수천ㆍ수조원의 돈은 사실상 방폐장 건립에 필요한 각종 건설자금일 뿐 사실상 지역의 발전과는 큰 관계가 없다"면서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영광 등의 지역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됐지만 지금 그곳이 과연 군산시장이 말하는 것처럼 획기적으로 발전했나 반문하고 싶다"며 방폐장 유치가 곧바로 획기적 지역발전이라는 논리를 반박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산자부와 한수원측은 "만약 군산이 선정될 경우 정부에서는 군산발전을 위해 약 2조원의 돈을 20여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면서 주민 설득에 나섰다. 또한 "29만평의 부지에 최첨단 과학기술단지가 조성되고 약 60만평의 산업단지가 개발되며, 이로인해 인구가 유입돼 약 4천세대가 들어서는 신도시가 세워지는 등 연쇄적 파급효과가 일어나 군산이 발전할 것"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측 남현욱 핵폐기물대책위 정책실장은 "그 돈의 대부분은 길 닦고 방폐장 짓는 등 기반시설 비용으로 들어가는 돈인데도 불구하고 산자부와 한수원이 마치 군산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돈처럼 주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실장은 "실질적으로 군산시에 쥐어지는 돈은 3천억인데, 설령 그 돈을 가지고 발전이 있다해도 27만 주민들의 생명과 후손들의 생명을 돈과 바꿀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발언을 이어간 남 팀장은 강근호 시장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
남실장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새만금에 신항만을 만들고, 산업단지를 만들고, 생태관광지를 만들고 등 새만금이 군산발전의 원동력이라며 새만금 추진을 강행하더니 이제는 강시장의 말처럼 군산의 희망이 된 새만금 지역, 그 중에서도 가장 활용가치가 높고 새만금의 중심에 있는 신시도에 방사성 누출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는 위험시설인 방폐장을 지으면 누가 그곳에 투자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강시장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지역발전이라는 논리로 마구잡이식 행정을 펼치는 강시장에게 과연 체계적인 군산발전 구상이 있는지조차 정말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가 시작되자 강시장의 인사말을 놓고 시민사회단체와 시민, 강시장 등이 고성을 주고받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형성돼 토론회가 극한 상황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사태는 인사말에 나선 강시장이 새만금 추진의 타당성과 이번 방폐장 유치에 대한 본인의 소신(?)과 상황을 시민사회단체측과 사전협의 된 5분의 인사말 시간을 훨씬 넘겨 40여분간 계속되면서 시작됐다. 강시장의 발언이 계속되자 시민사회단체관계자가 사회자에게 계속해 중단을 요청했지만 강시장은 계속해 발언을 이어갔고 급기야 방청석에 있던 한 시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민이 "여기는 토론회 자리지 새만금과 방폐장 문제에 대한 강시장의 찬성논리를 듣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하자 강시장은 "시민단체 한 분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시장으로서 그동안의 군산시책을 설명한 것"이라며 "앉으라"고 시민의 항의를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참석한 시민들이 강시장 옹호측과 반대측으로 양분돼 서로 고성을 주고받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토론회가 끝난 후 시민들은 "시장으로서 그럴 만 하다"는 반응과 "강시장이 토론회라는 성격을 기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찬반의견을 듣고자 하는 주민들에게 '새만금이 일부 반대론자에 의해 중단될 위기에 처했었는데 군산발전을 위해 본인이 서울에 가서 집회를 해 이를 막았다'는 말을 한 것은 방폐장 역시 앞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은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세력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 날의 이같은 사태는 토론회와는 무관하게 앞으로 방폐장 문제가 찬반을 놓고 극명하게 대립 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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