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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깎여나간 해창석산을 배경으로 발언하고 있는 부안사람들 신형록씨
ⓒ 참소리
28일 오후 3시 부안 해창석산에서 새만금사업을반대하는부안사람들과 원불교의 주최로 해창산 위령제가 열렸다. 새만금 방조제에 쏟아부을 돌로 쓰이기 위해 92년부터 파헤쳐진 해창석산은 이제 언덕배기라고 부르기도 힘들만큼 깎여나가 낮은 평지를 이루고 있었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던 해창석산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해창갯벌과 바다를 바라보는 명산으로, 부안사람들은 해창석산을 지키기위해 무던히도 싸움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해 6월 해창산 공사저지를 위한 조태경씨의 고공농성, 그리고 이어진 주민들의 해창산 점거농성은 해창석산과 새만금 갯벌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절박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농성은 강제 해산됐고 공사는 계속 진행 돼, 올 겨울 즈음에는 나무 여러그루를 심어 산을 대체하는 작업까지 마무리 된 상태다. 이제 해창석산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삼보일배 김경일 교무와 원불교인들, 그리고 대학생 환경현장활동대 등 200여명의 사람들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진 해창산 위령제는 깎여져 나간 해창석산을 기리고 석산 파괴를 막지 못한 이들의 참회와 생명을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자리로 진행됐다.

▲ 완전히 파헤쳐진 해창석산 / 작은상자. 2002년 6월 고공농성 당시의 해창석산
ⓒ 참소리
▲ 해창석산 위령제를 진행하고 있는 원불교 종교인들과 참석자들
ⓒ 참소리
부안사람들의 신형록씨는 "새만금의 주민들은 정부에 항의하고 싸움도 하며 목소리를 냈지만, 저 해창석산은 아무런 말없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자신의 살을 파내주었다"며, 최근 새만금사업 강행과 폭력사태 등으로 분노스럽지만 "오늘 하루만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평화롭게 해창석산을 위로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며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 고은식 계화도 어민 (왼쪽)
ⓒ 참소리
작년 6월 해창석산을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고소당하고 한차례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지만 8명의 주민들과 환경운동가들은 검찰의 항소로 27일에도 재판을 받았다.

그 중 한명인 계화도 어민 고은식씨는 해창석산을 지켜야 했지만 지키지 못한데 대한 분노와 미안함을 얘기했다. 또 함께 고소를 당했던 정상용씨는 "안타깝고 씁쓸하다"며 자리를 지키고 있던 해창석산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위령제는 원불교의 진행으로 분향헌배와 독경, 축원문을 외우고, 위령가를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며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위령제 진행 도중 월남참전전우회 소속 30여명이 군복을 입고 새만금 반대행사를 규탄했지만 30여분간 구호를 외치고 난 후 돌아가 충돌사태는 없었다.

▲ 월남참전전우회의 새만금반대행사 규탄행동
ⓒ 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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