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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환 특검팀은 지난 4월 17일 수사를 시작, 6월 25일 수사를 종결하고 30일 해단식을 가졌다. 사진은 송두환 특검을 비롯한 40여명의 특검팀.
송두환 특검팀은 지난 4월 17일 수사를 시작, 6월 25일 수사를 종결하고 30일 해단식을 가졌다. 사진은 송두환 특검을 비롯한 40여명의 특검팀. ⓒ 오마이뉴스 유창재
"현대 비자금 150억 수사 부분이 가장 아쉽지요. 그냥 넘어갔으니까요. 특검팀이 마무리 못한 것이 가장 아쉽지요."

30일 송두환 특검팀 공식 해단식 자리에서 특검팀 관계자 대부분은 이같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14~15층)이 입주한 건물 16층에는 송두환 특검팀 관계자 4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송 특검은 "(특검팀과) 70여일 동안 한가족 이상으로 고락(苦樂)을 함께 해왔으며, 마치 전쟁터에 참가해서 전장 한가운데 떨어진 듯한 느낌을 가지고 처음 시작했다"면서 "그러면서도 각 분야에서 보여준 여러분의 능력, 일에 대한 열정, 국가나 민족의 장래에 대한 걱정과 소망, 바램을 가지고 서로가 신뢰했기에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고 해단식 인사말을 꺼냈다.

송 특검은 "돌이켜보면 국민의 걱정과 염려가 재기되고, 또 한편 법에 의해 주어진 임무와 사명 속에서 (특검팀의) 수사가 시작됐다"며 "(주변에서) 일정한 결과가 나올 것을 미리 앞질러 예단하면서 '진실규명'이라는 기본 임무에 훼손될 우려가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70일간 수사기간 내 (특검팀은) 여러 고려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수사진행 과정에서 느낀 부담감을 표현했다.

송 특검은 "지난 기간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완벽한 결과는 아니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국민 앞에 엇그제 발표했다"면서 "당초 희망했던 수사결과를 국민에게 제시했을 때, 지금까지 있어왔던 의혹과 논란이 종식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내비췄다.

특히 송 특검은 "지난 몇 일간 (특검에 관련된) 논쟁과 쟁점이 수사결과를 신뢰하는 분위기로 싹트고, 지금까지 있어왔던 논란과 정쟁이 다소 진정됐다"면서 "우리를 억눌러왔던 장기간의 논쟁이 바람직한 결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다소 위안과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송두환 특검팀은 30일 해단식을 갖고 공식 종료했다. 송 특검은 인사말을 마친 후 일일이 팀원들의 손을 잡고 최선을 다해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송두환 특검팀은 30일 해단식을 갖고 공식 종료했다. 송 특검은 인사말을 마친 후 일일이 팀원들의 손을 잡고 최선을 다해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송 특검은 "흡족하지 못하지만 (수사결과를)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의 일에 대한 열정과 국가 장래에 대한 조심스런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특검팀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어려움을 같이하고 때론 일정과 역할을 나눠 손발을 맞춰, 머리를 맞대고 일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고 '훌륭한 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맺었다.

팀원들의 노고에 대한 격려의 말로 인사말을 전하는 동안 송 특검은 눈가에 눈물이 맺혔으며, 말을 마친 후 일일이 손을 잡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후 특검팀은 전체 기념촬영을 했으며, 특검팀만이 참가하는 점심식사로 해단식을 마쳤다.

다음은 다른 특검팀 관계자들이 마지막 남긴 말.

송두환 특검 "('150억 비자금을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이제 우리의 손을 떠났으니 지켜보는 것 밖에 없지 않냐." (송 특검은 150억 부분을 끝내 매듭짓지 못한 부분이 서운했던지 다른 질문에 대해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후일로 소회를 밝히는 것을 미뤘다.)

박광빈 특검보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송 특검님의 말에 다 담겨있죠."

김종훈 특검보 "이제 좀 쉬어야죠. 흔히 말하는데로 잠수 탈 겁니다." (공보관 역할을 했던 김 특검보는 이날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말보다 표정 속에서 이번 특검이 '미완의 특검'으로 맺게 되는 미련이 남음을 내비췄다.)

"송 특검팀은 '150억 특종' 놓친 것"
취재기자들의 마지막 한마디

이번 특검팀은 23개 언론사가 돈을 모아 최초로 취재사무실을 얻는 기록을 남겼다. 다음은 70여일 동안 특검 시작과 끝을, 그리고 그 이후를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이 남긴 말이다.

"특검팀에겐 150억 부분이 가장 아쉬울 것이다. 기자에겐 '특종'과 같은 것을 밝혀냈는데, 끝맺지 못하는 것에 미련이 남을 것이다. 다른 데서 수사를 맡아 한다면 '대어'를 낚을 것으로 본다." - D일보 K기자.

"70일동안 수습기간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보고 직접 배웠다. 보람된 시간이었다." - S일보 K기자.

"이제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겠죠. 하지만 '150억원 비자금' 재특검이 시작되면 (취재기자들) 얼굴을 또다시 보게될 것 같은데요. 특검 수사결과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 - N통신사 J기자.

송두환 특검팀이 '150억원 비자금'에 대해 마무리짓기를 내심 기대했던 기자들은 이날 오후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하나둘씩 특검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송두환 특검팀의 해단식과 함께 특검 취재기자들도 두달여의 취재를 마치고 본래의 자리로 복귀했다. / 유창재 기자
박충근 부장검사 "수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선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것이…. 수사를 벌여놓고 끝맺지 못한 것이 아쉽다. 좋은 결과로써 사실을 밝혔어야 했는데…. 특검님을 잘 보필해서 수사했던 것이 가장 보람이었다."

이병석 검사 "열심히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 동안 한 식구 같았고, 아니 더 이상의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 150억 부분은 다른 곳에서 맡겠죠. 더 이상 할말이 없네요."

정명국 방호원 "특검이란 것은 외압이 없어야 하는데…. 중도에 하차하고 마무리 못한 것이 가장 아쉽지요. 앞으로 집으로 가서 농사나 지어야죠."

김성연 송 특검 수행비서 "아쉽지만 끝났으니 시원하죠. 이제 사무실로 돌아가야죠."

이외에 다른 특검팀 관계자들도 "150억 부분이 가장 아쉽지요, 그냥 넘어갔으니까…"라며 특검수사 막바지 현대 비자금에 대해 매듭짓지 못한 아쉬움을 가장 많이 표했다.

6월 30일. 헌정사상 4번째 특검이었던 '대북송금 의혹사건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이렇게 공식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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