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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이들아!
오늘은 일본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선생님은 지난 6월 27일부터 사흘동안 일본 오사카에 다녀왔다. 27일 오후 두시에 '링쿠 코리아 빌리지 추진위원회' 총회 겸 기자 회견이 오사카의 총영사관에서 있었기 때문인데, '링쿠'란 '공항에 임해 있는' 이란 말 (임공(臨空))의 일본식 발음이고 보면 관서 공항 인근의 링쿠 타운에 '한국인 마을' 건설을 추진하는 모임인 셈이다. 관서(간사이) 공항에서 오사카 시내로 들어가는 바닷가 간척지 땅 17000평을 20년간 무상으로 한국에 임대하여 제대로 된 '한국 마을'을 건설해 보자는 일이다.
오사카 지방에는 25만명의 동포가 살고 있고, 대부분이 일제시대 강제 징용으로 끌려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고생을 했던 분들이니 번듯한 '한국 마을'을 세운다면 경제 교류 외에도 정신적.문화적으로 의미가 큰 사업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의 문화관광부에서 국보1호인 남대문의 모형을 만들어 입구에 세우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우리 문화재 모형 (예를 들면, 충남에서 백제금동향로 모형)을 몇 곳에 설치하며, 건물을 한국의 아름다움이 드러나게 짓는다면 일본에 있는 한국을 상징하는 마을이 될 수 있겠다.
그리고 그곳에 충남의 농산물 전시관, 부산의 자갈치 시장을 재현한 시장, 광주의 각종 김치 전시 판매관, 전남의 다양한 음식이나 차 전시관과 식당 하는 식으로 우리나라 각 지역의 특색을 소개도 하고 무역거래도 이루어낸다면 한국.일본 모두에게 매우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고, 오사카부의 지사나 재일 한인민단, 총영사관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고, 국회의원 두 분(김근태, 이부영)이 추진위원장으로 함께 하고 있다. 2005년 이곳이 완성되면 일본 학생은 물론 우리나라 학생들도 수학여행 등으로 오사카를 찾으면 반드시 들르는 명소가 될 것이 틀림없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우리의 문화를 일본인에 알림으로서 우리의 자존을 세우고 새롭고 평등한 한일 관계를 세워 가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일본 학생들은 우리 문화나 역사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거의 없어 우리를 얕잡아 보는 편견에 젖어 있거나 잘못된 역사관을 가진 경우가 너무 많거든.
이곳 링쿠 타운이 아직 다 개발되지 않았는데도 3만 대의 자동차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주말이면 부족할 정도로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니 이런 목표를 이루는 것이 크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오사카는 1500여년 전 백제의 문화가 전해지고, 백제인이 직접 건설했다는 역사적 유물이 남아 있는 곳이라서 더욱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일본의 역사학자들은 백제나 신라 등이 일본에 영향을 끼친 역사를 애써 부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곳 오사카 역사 박물관에 가면 '오사카' 역사를 재현하고 있다. 일본 역사학과는 다른 오사카의 역사를 소개한 박물관의 고대관에 가면 나라시대 난바궁을 복원해 놓았는데 궁정 양식이 백제의 그것과 정확하게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백제인들에 의해서 이곳에 문화가 새로 형성되었고, 백제인들이 고대 오사카의 지배 계급이었음을 인정하는 셈이다. 이것은 매우 의미있고 적어도 일본에서는 용기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제대로 된 학생들의 한일교류를 꿈꾸며 지난 4월부터 추진위원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얻어 함께 하고 있는데 부디 이 계획이 빨리 실현되어 너희들과 같이 완성된 '코리아 빌리지'를 찾아보고, 오사카 역사 박물관을 들러보고 싶구나.
오늘이 기말고사 이틀째라고 들었다. 장마철이라 비도 많고 시험 걱정까지 겹쳐 모두들 신경이 날카롭고 우울해 지기 쉬운 나날이구나. 이런 때일수록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나보다 상대방의 처지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자세가 필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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