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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7월 1일자로 금연구역을 대형 빌딩, 야구장, 학교, PC방 등을 포함하는 구역까지 확대하였습니다. 사실상 흡연자들이 담배를 필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어진 것처럼 느끼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 싶습니다. 이에 흡연자들은 흡연권도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지 않는 입장에서 정부의 이번 조치를 두 손 들고 환영하지만, 흡연실도 아예 없이 전 건물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건물에서 담배를 피울 수는 없고, 당장 담배를 끊을 수는 없는 수많은 사람들은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건물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건물 바깥으로 나와서 담배를 피울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요즘 대형건물의 입구에서는 무리지어 서서 담배를 피우는 풍경을 쉽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이번 조치가 비흡연자들과 흡연자들 모두에게 주는 이득보다는 실이 더 큽니다. 흡연자들은 담배 한 대를 태우기 위해 소중한 시간을 더 소비해야 하고, 주병의 눈치도 그만큼 더 봐야 되겠고, 건물을 드나드는 비흡연자들은 입구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흡연자들이 늘어나서 연기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저와 같은 비흡연자들의 피흡연권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흡연자들의 흡연권 또한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상대방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는 상황일 때라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격리된 흡연공간의 마련과 그것을 엄격하게 지키는 노력이 있어야만 합니다.
아울러 이번의 조치가 목표로 하는 것이 금연을 유도하고, 간접흡연으로 위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면, 왜 길거리 흡연 금지가 더 선행되지 않았는지 궁금했습니다. 사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분들 뒤에 지나가다가 연기를 들이마셨을 때의 고역과, 개중에 담배를 본인의 바깥쪽을 향해 들고 당당히 손을 앞뒤로 흔들며 지나가는 분들에게 별안간 지짐을 당할 경우에 입게 되는 신체적 상해 드을 생각하면 길거리 흡연 금지가 공공장소 금연보다 선행되거나 동시에 실행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흡연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개인의 기호에 대한 선택권 보장과 그 반대편에 서있는 간접흡연 방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려면, 이 둘 사이에 완벽한 차단만이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소하겠다는 양보로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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