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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치자금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치자금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화면촬영


<2신 대체: 오후 4시40분>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승부수' 던져... '공'은 한나라당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승부수'는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표면적으로는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대선자금 공개 논란의 '공'은 한나라당에게로 넘어갔다.

21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자금 공개와 관련, 정치권은 물론 재계와 검찰 등을 거론하며 입체적인 압박 작전을 폈다. 지난 15일 '대선자금 고해성사' 발언이 권고의 의미였다면, 이날 기자회견의 내용은 정치권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행정부 수장으로서의 권한까지 내비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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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전모 공개' 촉구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환영 논평을 낸 데 반해 한나라당이 즉각 "굿모닝 게이트로 불거진 (대통령) 자신의 비리사건을 호도하려는 정략적인 책임 전가"라고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으로서도 대선자금 공개 여론이 거세지게 되면 무조건 반대할 수만도 없다는 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란의 상황이다.

한나라당, 받을 수도 무작정 버틸 수도 없는 딜레마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5일 여야 정치권에 '대선자금 고해성사'를 제안한데 이어, 이날 오전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대선자금 전모 공개 후 수사권이 있는 기관으로부터의 철저한 검증 받아야 한다"고 밝혀 대선자금 문제가 상당기간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이자 딜레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선자금의 모금과정과 집행내역은 물론 대선잔여금의 액수와 처리 결과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 대선자금과 관련한 모든 의혹을 낱낱이 파헤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이같은 제안이 단순히 대선자금을 수수한 정치권뿐만 아니라 이를 제공한 재계와 이에 대한 수사권을 가진 검찰쪽까지 포함하고 있어 향후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적극 환영한다"고 밝힌 반면 한나라당은 "정략적인 책임전가"라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이날 오전 민주당은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한나라당의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지난해 선거대책위 이후의 대선자금을 공개하겠다"고 입장을 모았고, 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문석호 대변인은 "대통령이 언급한 후보 확정시부터 선대위 발족 직전까지의 광의의 대선자금에 대한 공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노 대통령이 굿모닝 게이트로 불거진 자신의 불법모금 비리사건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이 함께 대선자금을 공개하자는 걸 명분으로 삼는 것은 정략적인 책임 전가"라며 "노 대통령은 자신의 불법모금 비리사건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고 국민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하라"고 역공을 폈다.

박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불법 비리사건의 진상규명과 진실의 고백이지 이런 식으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 아니"라며 "불법모금을 한 집권당 대표가 양심 선언한 내용을 '한마디 실언'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우리 당은 현직 대통령과 관련된 불법 모금 비리사건을 한낱 정쟁거리로 전락시켜 왜곡·은폐하려는 어떠한 기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우리 당의 입장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불법자금 비리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아야 그 뒤에 제도개선 등의 수순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혀 '굿모닝 게이트'로 시발된 민주당의 대선자금 문제부터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민주당이 먼저 대선자금을 공개한다면 국민적 여론이 한나라당은 왜 안하느냐로 모아져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지금은 뭐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논의할 것"이라며 부담스러운 듯 즉답을 피했다.

21일 오전 박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대선자금에 대한 노무현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에 대한 논평을 마친 뒤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21일 오전 박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대선자금에 대한 노무현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에 대한 논평을 마친 뒤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다음은 박진 대변인과의 일문일답이다.

- 한나라당의 당론은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을 공식 거부하는 것인가.
"거부가 아니다. 그런 제의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우리 당의 입장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불법자금 비리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아야 그 뒤에 제도개선 등의 수순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안은 덮어두고 여야 정치자금을 공개하라고 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최대 수혜자이기 때문에 먼저 공개하라는 것이다."

- 민주당은 먼저 공개하겠다고 나섰는데.
"대통령은 안된다고 하고, 민주당은 하겠다고 하고…. 그것은 민주당의 판단이다. 어떤 내용을 어떻게 공개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숫자 꿰어 맞추기 식으로 적당히 얼버무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굿모닝시티로부터 유입된 검은 돈의 규모, 정대철 대표의 200억원 모금 양심선언, 돼지저금통의 실제 모금액이 얼마인가 등의 실체가 규명돼야 한다."

- '굿모닝 게이트'는 차치하고 민주당이 먼저 대선자금을 공개한다면 국민적 여론이 '한나라당은 왜 안하느냐'로 돌아서서, 한나라당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지금은 뭐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논의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대선자금을) 신고한 것이 있고, 그것에 대해 우리는 떳떳하다."

- 노 대통령의 '정략적 책임 전가'라고 주장했는데, 노 대통령이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갖고 기자회견을 했다고 생각하는가.
"야당 끌어들이기로 본질을 호도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야당에도 문제가 있다는 근거 없는 가정을 갖고 얘기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대선기간 동안 민주당의 사무총장이었던 유용태 의원은 21일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전모 공개' 제안에 대해 "당시는 당직자들에게 월급을 못 주던 때였다"며 "(대선자금 투명성에) 문제가 없고, (기간 등 공개 범위에 대해서도) 구애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정배 의원은 "반대하지는 않지만 검찰이나 특검에 수사를 맡긴다는 것은 범죄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우리 당은 (대선자금과 관련해) 범법 행위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이 불법적 자금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지 않지만 양당이 검찰 수사를 받자고 합의한다면 응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모임 '미래연대' 공동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없는 면피성 회견"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기대를 가지고 봤지만 그동안 해왔던 얘기를 반복한 것에 불과했다"며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면피성 회견이었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민주당이 먼저 대선자금을 공개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잘못이 있는 사람들이 공개하고 고해성사를 해야지, 비지니스 하듯이 (한나라당과) 같이 하자는 것은 당당하지 못한 태도"라며 "노 대통령이 먼저 고해성사를 하면 그 다음에 우리 당도 (대선자금 공개 여부에 대해) 논의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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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오전 11시>
노 대통령, 정치권·재계·검찰에 던지는 '정치개혁' 신호탄


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대선자금은 공개만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면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절차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여야가 합의한다면 특별검사라도 좋고 검찰도 좋다"면서 "다만 수사권이 있는 기관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밝혀 정치권과 검찰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정치자금 공개에 대해 검증을 받기 전에는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면서 "검증을 받아야 진실여부를 충분히 밝힐 수 있고 그래야 효과가 있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개혁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면서 "낡은 정치의 악순환을 끊고 정치개혁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고자 하는 저의 충정에 정치권의 용기 있는 결단과 국민 여러분의 협력이 있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노 대통령이 대선자금 공개를 '낡은 정치를 청산하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 정치권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수입과 지출 모두, 전모를 밝히자"

노 대통령은 이날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대선자금문제가 국민적 의혹으로 제기된 이상 여야 모두 투명하게 밝히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공개의 범위에 대해 "대선자금 전모를 밝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관위에 신고된 법정선거자금만이 아니라 각 당의 대선후보가 공식 확정된 시점 이후 사실상 대선에 쓰여진 정치자금과 정당의 활동자금 모두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 대선잔여금이 얼마이며 그것을 어떻게 처리했는지까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노 대통령은 "지출뿐만 아니라 수입금 내역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주목되는 것은 노 대통령이 "재계도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다.

노 대통령은 "이도 여의치 않을 경우 수사는 하되 자금을 제공한 기업이나 기업인은 철저히 비공개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비공개의 필요성에 대해 "이를 공개했을 때 경제계가 정치자금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국제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이든 기업에서 당으로 흘러간 자금의 총액이 나올 수밖에 없다.

21일 오전 11시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관련 특별 기자회견과 같은 시간 여의도 국회앞에서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이하 정치개혁연대) 소속 회원들이 여야 대선자금 공개와 정치자금 제도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1일 오전 11시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관련 특별 기자회견과 같은 시간 여의도 국회앞에서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이하 정치개혁연대) 소속 회원들이 여야 대선자금 공개와 정치자금 제도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여야 함께 동시에 공개해야"

노 대통령은 또 "대선자금 공개는 여야가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으면 공개한 쪽만 매도되고 정치개혁에 아무런 실효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 노 대통령 생각이다. 그는 "어느 일방의 공개가 다른 일방의 공개로 이어질 만큼 신뢰가 높지 못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대선자금에 관한 사회적 공방을 지켜보면서 안타깝고 착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역대 어느 선거보다 깨끗하게 치러졌다고 자부해온 지난 대선 과정이 새삼스럽게 국민들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의 책임있는 인사(정대철 대표를 일컬음)가 대선자금에 대해 한마디 실언한 것을 빌미로 야당은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면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지난 대선과정에서 우리 스스로 이룩한 소중한 성과마저 부인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이날 기자회견 배경을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야당은 지금 가장 깨끗했던 지난 대선을 엄청난 부정과 사기가 있었던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표현은 노 대통령 자신은 대선자금이 공개된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떳떳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 대통령은 정치개혁에 대한 여론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노 대통령은 "(정치권과 기업이 자신의 제안을) 안 받아주면 어떻게 할 거냐구요?"라면서 "국민들과 더불어 정치개혁의 여론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자금 공개 여론이 인 지금이 "국민들이 정치에 다시 희망과 기대를 걸 수 있도록 해준 하늘이 준 기회"라고까지 말했다.

일문일답 "처벌여부는 국민여론 따라야"

노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을 밝힌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일문일답에서 "자발적으로 공개한 기업과 당에 대해 특별벌으로 면책을 주자는 문제는 국회와 국민이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여론이 그것을 허용할 수 있다면 면책을 전제로 하고 허용하지 않으면 처벌을 각오해야 한다"면서 "처벌의 여지는 국민여론을 좀 더 두고 보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국민들이 정당에게 자발적 공개를 요구하는 것처럼 기업도 자발적 공개를 결심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 한나라당 대변인 "국민 호도말라"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즉각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불법비리 정치자금 모금을 호도하지 말고 국민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하라"고 비난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자금) 불법모금 비리사건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고 국민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하라. 노 대통령이 굿모닝 게이트로 불거진 자신의 불법모금 비리사건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이 함께 대선자금을 공개하자는 걸 명분으로 삼는 것은 정략적인 책임 전가이며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이야말로 굿모닝 게이트로부터 드러난 불법모금이라는 범죄 행위에 대해 성역 없는 검찰 수사를 통해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 영세 서민들이 피땀 흘려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불법적인 대선자금으로 사용한 자금 내역을 '공개한 쪽만 매도된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궤변이며 진실을 은폐하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불법 비리사건의 진상규명과 진실의 고백이지 이런 식으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 아니다. 불법모금을 한 집권당 대표가 양심 선언한 내용을 '한마디 실언'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투명한 정치를 위한 정치선진화는 시대의 요청이며 우리 당은 이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노 대통령의 불법모금 비리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이며, 핵심 수혜자인 노 대통령의 진실한 고백과 사죄이다.

우리 당은 현직 대통령과 관련된 불법 모금 비리사건을 한낱 정쟁거리로 전락시켜 왜곡, 은폐하려는 어떠한 기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문석호 민주당 대변인 "적극 환영"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의 결단과 제안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석호 대변인의 성명 전문.

대통령의 결단과 제안에 대해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우리 당은 이미 밝힌 대로 선거대책위 발족 이후 대선자금에 대하여 야당과 무관하게 법적 테두리 내에서 공개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대통령이 언급한 후보 확정시부터 선대위 발족 직전까지의 소위 광의의 대선자금에 대한 공개도 적극적 능동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다.

한나라당도 대선자금 문제를 더 이상 정쟁화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당과 함께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이를 위해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의 보완을 위해 즉시 협상에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 당은 국민이 바라는 투명한 정치, 깨끗한 정치 구현을 위하여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진지한 가운데 일부는 비아냥
기자회견 열리던 시각, 양당 기자실 반응

▲ 21일 오전 민주당 행정실에서 기자들과 당직자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관련 특별기자회견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관련 특별기자회견이 열리던 21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 기자실. TV가 설치된 곳마다 10여 명의 기자들과 당직자들이 둘러앉아 노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기자들은 주요 발언들을 놓치지 않으려 취재수첩에 메모했다.

대체로 진지하게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자들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비꼬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일부 기자들은 노 대통령의 "나는 여당 당수가 아니다" "(정치자금을 고해성사 한) 김근태 의원이 웃음거리가 됐다"는 발언을 할 때는 "애들끼리 놀란 말이냐" "무슨 말을 해도 꼭 기분 나쁘게 한단 말이야"라고 조소를 보내기도.

당직자들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소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한 당직자는 기자회견 직후 다소 비꼬는 투로 "오늘은 정말 대통령이 진지하게 하네"라고 말했고, 또 다른 당직자는 기자회견을 보며 "100% 공감하는 이야기"라며 관심 있게 지켜봤다. 기자회견을 끝까지 지켜본 B일보 기자는 "예상했던 대로 노무현 스타일"이라며 "여론의 우위를 바탕으로 대선자금 문제를 돌파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기자회견 초반 출입기자 15명 가량이 중앙 브리핑석에 있는 TV와 행정실에 있는 TV 앞에 모여 앉아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청취했다. 일부 기자들은 수첩에 회견 내용을 메모하고 있고, 일부 기자는 팔짱을 낀 채 무거운 얼굴로 TV 화면을 응시했다. 한나라당 당직자 4∼5명은 양쪽 TV에 나뉘어져 기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TV를 시청하던 한 당직자는 노 대통령이 "야당이 정치쟁점화 한다"고 발언하자 "문제가 있으니까 하는 것 아니냐, 열 받아서 못 보겠네"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중앙 브리핑석에 마련된 TV를 시청하던 출입기자들 가운데 일부는 큰 소리로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 대통령이 일문일답에서 "처벌을 각오하더라도 공개를 결의해야 한다"고 하자, 한 중앙일간지 기자는 "나 처벌해 달라고 공개할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큰 소리로 웃었다. / 최경준 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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