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기독교·불교·천주교 3대 종단 대표는 '새만금갯벌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3대 종단이 노무현 대통령님께 드리는 제안서'를 채택하고 종교 및 환경·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새만금 신구상기획단 구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문규현 신부·수경 스님·김경일 교무·이희운 목사의 삼보일배 기도수행과 여성 성직자들의 걷기 기도순례 등으로 새만금 갯벌을 살려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고, 지난 15일 서울행정법원의 새만금 방조제공사 잠정 중단 결정 이후 변화된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도 새만금 간척사업의 '전면변경'과 '보완'을 다시 한번 밝혀 새만금 문제가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이번 3대 종단의 제안서 채택 배경에는 새만금 갯벌의 파괴를 막기위해 하루 속히 새만금 갯벌의 숨통인 4공구에 해수유통을 강력히 촉구하는 것과 오랜 지역차별과 소외로 인한 전라북도 도민들의 아픔과 한을 충분히 이해해 갯벌도 살리고 진정한 전북 발전을 모색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새만금 갯벌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대통령님께서 직접 나서주시길 간곡히 청합니다'라는 제안서를 통해 "신구상 기획단을 통해 새만금 갯벌도 살리고 전북도민의 개발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리라 기대했지만 민주당 새만금 특별위원회는 그 출발부터 우리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져버리고 말았다"며 "종교계와 환경사회단체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민주당과 정부는 일방적으로 새만금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그 논의에서 갯벌보전을 위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또 새만금 대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종교 시민사회 환경단체 대표들과 이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신구상기획단'을 통해 “계속되는 불신과 대립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며 이후의 어떤 결정도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대 종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조제 공사를 중단하고, 새만금 갯벌도 살리고 전북도민들의 숙원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새만금 사업으로 확정된 중앙정부의 재정과 정책을 전북 발전에 투자하는 방법도 중요한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 | 새만금갯벌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 | | 3대 종단이 노무현 대통령님께 드리는 제안서 | | | | 새만금 갯벌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대통령님께서 직접 나서주시길 간곡히 청합니다.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지지 속에 대통령에 당선되신 지 100여 일이 지났습니다. 다시 한 번 참여 정부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5년의 재임기간으로 보면 짧은 시간입니다만, 지금 대통령님과 온 국민이 직면하고 있는 나라 안팎의 여러 상황이 몹시 어려운 듯 해 안타깝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계신 대통령님께 진심 어린 위로와 기도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여 지적하신 바 있는 사회적 갈등 사항들도 하루속히 해결되어 국민적 통합과 평화가 깃들 길 기도합니다. 그 가운데 우리는 특별히 새만금 갯벌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갖고, 대통령님께서 이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서주실 것을 청합니다.
우리는 전라북도 도민이 개발에 대한 소외감과 지역 발전에 대한 강한 열망을 새만금 간척 사업을 통해서 현실화시키고자 하고 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결코 이 욕구를 외면할 수 없는 현실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결코 외면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한편 4대 종단 성직자들이 65일 간 800리 길의 상상을 초월하는 고행, 삼보일배를 수행하고 여성 수도·성직자들도 새만금 갯벌과 전북인을 위해 걷기 기도순례를 한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새만금 갯벌을 살리고자 하는 국민적 염원 또한 대단히 간절하다는 것을 대통령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며 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계시리라 우리는 믿습니다.
우리는 대통령님께서 이미 오래 전에 구성하도록 지시하신 ‘신구상 기획단’을 통해 새만금 갯벌도 살리고 전북도민의 개발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리라 기대해왔습니다. 이제 대립과 갈등을 마감하고 평화와 희망, 화해와 공존의 때가 올 것이라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새만금 특별위원회는 그 출발부터 우리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종교계와 환경사회단체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민주당과 정부는 일방적으로 새만금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그 논의에서 갯벌보전을 위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는 대통령님께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많은 기대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새만금 특별위원회는 전혀 이런 내용을 반영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전북도민의 성장 욕구도, 갯벌을 살리고자 하는 염원도, 그 어느 것 하나 절실하지 않은 것이 없고 절박하지 않은 것이 없는 데, 민주당과 정부의 이런 모습은 그 누구에게든 무책임하고 실망스런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러다 불신과 갈등이 더욱 깊어지지 않을까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
상황이 대단히 어렵고 절박한 이 때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은 노무현 대통령님이라는 믿음이 우리 3대 종단 대표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군산 4공구를 마침내 막음으로써 갯벌의 죽음에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이러다 우리는 전북도민들의 진정한 발전도 도모하고 갯벌도 살리는 절호의 기회조차 영원히 상실할지 모릅니다. 우리는 대통령님께서 국책사업을 계승한다는 과거에 무게를 두지 말고, 자연과 인간, 현 세대와 미래세대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향해 국민을 이끌어주시길 진정으로 부탁드립니다.
대통령님께서 새만금 간척사업의 원래 취지인 농지조성 목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하신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아주십시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조제 공사를 중단하고, 새만금 갯벌도 살리고 전북도민들의 숙원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모색해 주십시오. 새만금 사업으로 확정된 중앙정부의 재정과 정책을 전북 발전에 투자하는 방법도 중요한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정부의 의지만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새만금 특별위원회가 아닌 참여 정부라는 취지를 살려 종교·시민사회·환경단체 대표들과 이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신구상기획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계속되는 불신과 대립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며 이후의 어떤 결정도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
위기는 전화위복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새만금 문제로 발생된 사회적 갈등이 치유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거나 갈등이 지속된다면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산적한 국가적 과제를 위해 통합된 국력을 어떻게 모으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룰 슬기로운 지혜를 전라북도, 종교·시민사회·환경 단체와 함께 만들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새만금 갯벌은 지금 모두에게 희망입니다. 개발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자연과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새만금 갯벌은 희망의 터전입니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님과 참여 정부가 이 희망을 잘 보살피고 일구어, 국민들에게 참된 희망의 정부가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기도합니다.
새만금 갯벌을 둘러싼 모든 희망이 화해와 치유 속에서 크게 피어날 수 있도록 우리 종교인들도 힘닿는 데로 지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 종교인들의 간곡한 뜻을 전하며 노무현 대통령님의 결단을 기대합니다.
2003. 7. 21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
평화포럼 이사장 강원용 목사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영수 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백도웅 목사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