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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참여로 만들어진 정권, 그리하여 슬로건도 참여정부인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지도 어느덧 반 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많은 국민들의 기대와 또 만만치 않은 우려 속에 출범하였으나 사상 유래없이 짧은 기간에 지지층에게서 혹독한 비판을 받고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런데 정책에 대한 지지여부와 비판은 개인의 자유이나, 쏟아지는 비판의 물결을 기회라 여기고 함량 미달의 비판을 쏟아내는 이들과 언론들도 많이 있다. 비판을 하는 것이 자유라고 해도 논리에 맞지 않고 단지 반대를 위한 비판을 한다면 오히려 이런 행위가 비난받아 당연할 것이다.
7월 22일자 <매일경제>의 '매경의 창' 난에 실린 안병직 후쿠이현립대 교수의 칼럼 '韓美공조, 南北공조, 민족공조'도 이렇듯 반대를 위한 반대로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도 없고, 논리도 희박한 글이어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매경의 창] 韓美공조, 南北공조, 민족공조
안 교수는 자신의 글에서 참여정부가 마스터플랜이 없이 여기 저기 양다리 걸치기 식의 정책을 펴고 있어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히며 그 예로 민주당의 지지로 당선되고 탈민주당의 신당 만들기, 경제살리기와 더불어 노조 편들기 등을 거론하고 있는데, 그가 예로 든 것들이 아전인수격의 해석임은 물론 철저한 흑백논리에 근거하고 있음에 과연 이러한 글이 한국 최대 경제지의 칼럼으로 실릴만한 글인지 의아스럽기 그지없다.
우선 민주당의 지지로 당선되고 나서 탈민주당의 신당을 만든다는 예는 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이 과연 객관적인 사실인지, 또 신당 창당에 노 대통령이 관여를 안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신당으로 몰아붙이는 근거는 무엇인지 밝혀야 할 것이다.
대선 당시 후단협의 등장이나 현재 신구주류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현실 등을 고려하면 안 교수의 주장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안 교수가 두번째로 내세운 경제살리기와 노조 편들기가 모순된다는 점도 과연 이것이 지식인 중의 지식인인 교수의 시각인지,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화합의 길은 얼마나 요원한 지 탄식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물론 노 대통령의 집권초기 여러 분쟁과정에서 친노정책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최근 철도노조 사태와 관련해서는 노동자층의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점, 또한 노조 편들기라는 표현의 부적절성과 노조는 경제 살리기에 걸림돌인가 하는 점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한편 이 글에서 안 교수의 주된 주장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지속되온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이다. 그는 현재의 남북 공조는 김대중 대통령이 사리사욕을 위해 추구한 데서 시작된 잘못된 정책이며 한미공조과 배치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수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덧붙여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결국 북한과의 대화를 포기하고 압박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안 교수는 진정한 민족공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정작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제시는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한미공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이 막연하게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로 말로써 대중을 호도하기 위한 글로 여겨진다. 과연 안 교수가 그런 의도에서 쓴 글인지 아니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식이 문제가 있었는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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