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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김 목사가 지난 23일 밤 긴급기획위원회를 소집해 자신의 큰사위인 최정열 목사를 임시 대리 목사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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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6시30분 금란교회에서 열린 긴급 기획위원회는 47명 정도의 부목사와 장로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란교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위원회를 소집한 김홍도 목사는 '내가 구속당할 수도 있을 것같다, 이에 대비해 임시 대리 목사를 세워야 겠다'고 말하며 큰 사위인 최정열 목사를 추천했고, 이를 가결시켰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획위원회에서 '감리교리 장정에 담임 목사를 뽑으려면 전임 목사는 배제된 채 구역회 안에 인사위원회를 두고 결정해야한다'라며 대리목사 선임 절차에 대한 이의가 제기됐다"고 밝혔다. 결국 금란교회 내에서 차기 담임목사에 대해 논의는 할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인사위원회를 통해서 결정해야 된다고 주장한 것.

하지만 김 목사는 "지금 이것은 후계자가 아니라 대리목사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임명할 수 있다"면서 "그런 절차는 앞으로 밟아갈 것이고, 내가 구속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대리목사 추천안은 투표에 부쳐졌고, 장로 1명을 제외한 전원 찬성해 최 목사의 대리목사 내정안이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는 최근 검찰조사에서 "현재의 금란교회는 큰사위에게 넘겨주고, 현재 전도사인 자신의 아들에게는 남양주에 별도로 교회를 지어줄 생각"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교회 대물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금란교회 관계자는 23일 <오마이뉴스>의 확인 요청에 "기획위원회가 열린 것은 사실이지만 최 목사를 대리목사로 선임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기획위원회가 끝난 뒤 금란교회 내에서는 예배당의 대형 스크린에 대행임명이 사실이 공개됐다고 교인들은 전했다.

최정렬 목사의 감리교 목사 신분과 관련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금란교회의 한 관계자는 23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정렬 목사는 감리교단 목사록에 나와있지 않은 인물"이라며 "대리 목사로서의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 목사는 미국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선교사 자격으로 한국에 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도 목사 자격증을 받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2003년 기독교대한감리회 연회 주소록'를 확인해 본 결과 최 목사는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 주소록의 금란교회 목사 명단에서도 최 목사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금란교회의 한 관계자는 "최 목사는 당연히 감리교 목사"라면서 '연회 주소록에 들어있지 않은 것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금란교회측이 최정렬 목사가 담임목사 대행을 맡은 것을 부인한 것은 '검찰에만 보내고 싶은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유력하다.

위험을 느낀 김 목사 측이 일선후퇴라는 카드를 검찰에 제시했으나 퇴진이 본의가 아니기 때문에 대행임명이 공식화되는 것을 꺼려 외부에는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교단 의견수렴없이 감독회장이 보낸 탄원서 적법성 논란도

한편, 금란교회가 소속된 감리교단의 김진호 감독회장이 김홍도 목사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감리교회의 변화와 갱신을 위한 목요기도회'소속 목사 10여명은 24일 오전 모임을 갖고 "교단 감독들의 의견을 모으지도 않고, 감독회장 직인을 찍은 탄원서를 보낸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사실상 개인의 탄원서를 감독회장 명의를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해외출국 중인 김 감독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항의방문할 계획이다.

모임참석자들은 또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김홍도 목사가 지난해 말 명예훼손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던 목사 세 명에 대해서는 탄원서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세명의 목사 모두 목요기도회에 참여하고 있다.

김홍도 목사의 횡령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는 동부지청 형사4부(부장검사 주철현)는 현재까지 김 목사에 대해 3차례 걸쳐 소환조사를 벌였고, 24일 소환 예정이었지만 김 목사 측에서 조사 연기를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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