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경동의 횡단보도, 여러 차례 오토바이들이 보행자 신호등에 맞춰 도로를 질주하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사고를 당할 뻔했다는 대학생 이동희(19)씨는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위에서 꼭 치일 것 같은 큰 위협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특히 가로로 긴 짐을 실은 오토바이들이 함께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그 위험이 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이씨를 비롯한 대부분의 시민들이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로 건너는 것이 불법이며, 단속의 대상인 것조차 모르고 있다. 오토바이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 김아무개씨는 "그게 불법인가요?"라고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불법주차 역시 많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도로뿐만 아니라 인도까지 수많은 불법주차 차량들로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다. 또, 주차장에 주차를 한 차량들 역시 주차장 폭이 너무 좁게 설계되어 있어 차체의 반 이상이 인(보)도를 넘어서고 있다.
한 빌딩을 주의 깊게 살펴본 결과, 건물 앞에 마련된 주차장 폭이 2.4m 내외에 불과했다. 반면 그곳에 주차된 차량의 전장은 4.93m로 차체의 반 이상이 인(보)도를 넘어서 있었다.
예상대로 운전자들은 자신이 불법주차 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 건물 관계자 아무개씨는 "서울 시내에 불법 주차가 어디 한두 건입니까? 이렇게 따진다면 골목골목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은 모두 불법주차 아닌가요?"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마침 그 건물 앞을 자주 지나친다는 한 시민은 "많은 건물들이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하거나 이곳처럼 주차장이 너무 좁아 인도까지 침범하고 있어 다니기가 매우 불편하다. 특히, 차량들이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후진할 때는 큰 위험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도로 진입하는 차량 및 오토바이들은 시민들의 생명을 그대로 앗아갈 것만 같다. 기자가 취재하고 있는 동안에도 한 인터넷업체 차량이 전 블럭의 라인공사 현장에서 다음 현장으로 이동시에 시민들이 걷고 있는 횡단보도에서 빠른 속도로 주행했다. 또한 현장에 도착한 차량은 당연하다는 듯 인도 불법주정차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 광경을 목격한 한 시민은 "비록 짧은 거리지만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인도로 주행하는 차량들을 보면 너무 야속하다. 걷고 있다가 뒤에서 차량이나 오토바이들이 다가설 때면 아찔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휘경파출소 도재홍 순경은 "차량을 인도에 세워 놓는 것 자체가 불법 주차이다. 또, 횡단보도를 건너는 오토바이들은 단속의 대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 일본 여행객이 오토바이의 횡단보도 진행으로 위협을 느낀다는 신고가 있어 서울 시내에서 일률적으로 단속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에만 매달리기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횡단보도 횡단 중 사고는 96년 9823건이었다가 2001년 6277건으로 약 37% 감소, 보도통행 중 사고는 96년 960건에서 2001년은 636건으로 약 3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통계수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시민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우리 시민들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우리 스스로가 교통질서를 지킬 때만이 걷고 싶은 거리 아니,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거리가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