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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구 북구청은 지난달 23일 U대회 선수촌 등이 들어서 있는 북구 동서변동, 조야동 등 부근 각종 신축 공사현장 54군데에 협조 공문을 보내 "선수촌 부근의 공사 현장이 지속될 경우 소음과 분진 등 선수단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오는 10일부터 9월 23일까지 공사장 정비와 건축공사 일시 중단" 등을 요청했다.

북구청이 협조 공문을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대구지역 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위원장 조기현 직무대행)과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건설노조 노조원 등 30여명은 6일 오후 2시 북구청 앞으로 몰려가 "북구청이 협조공문을 발송해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건설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북구청장 명의로 발송된 선수촌 주변의 건축공사장 정리와 공사 일시 중단 협조 공문은 우리들에게 남아있던 자부심마저 짓밟고 말았다"면서 "국제적인 도시, 세계적인 도시로 자리잡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파탄지경에 이른 도시 서민들의 생계이며 생존권 보장"이라고 주장했다.

건설노조 측은 "건설노동자들은 7월 장마로 채 10일도 일하지 못했다"면서 "U대회로 또다시 장기간 일을 하지 못하면 이는 건설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반발했다.

건설노조 조기현 위원장 직무대행은 "월드컵 등 각종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관공서에서 공사현장에 대해 협조공문을 보내는 것은 관례적으로 있어 왔던 것이지만 이번처럼 무차별적으로 협조공문을 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선수촌과는 도로 8차선 정도 건너편에 있는 공사 현장까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현장 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이뤄진 전시행정"이라고 비난했다.

조기현 직무대행은 "북구청에서 단지 협조공문을 보낸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각종 신축공사와 관련 인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구청의 요구가 공사주 등에게는 강압적인 공사중단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면서 "북구청이 이번 행정 처리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에 대해 북구청 건축과 김진걸 과장은 "지난 3월부터 선수촌 부근 등 113군데 공사 현장에 대해 자체적으로 공사 현장을 정비할 것을 요청해 왔다"면서 "이중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공사현장 54군데에 강제성이 없는 협조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이중 24개의 공사현장에서는 이미 공사가 완료됐고, 나머지 공사현장의 경우에도 자체 정비를 마쳤다"면서 "실제 공사중단이 예상되는 곳은 단 3군데일 뿐이라 건설노조의 주장만큼 현장 노동자들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이명규 북구청장과 이번 사태와 관련해 면담을 가지고, 해당 공사 현장의 공사 중단 사태까지 이르지 않는 선에서 현장 정비가 가능한 새로운 협조공문을 보내는 것으로 합의하고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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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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