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지구당 위원장의 탈당 등의 사유로 대의원 자격이 박탈된 59개 민주당 지구당 대의원들은 자신들이 배제된 채 전당대회가 개최될 경우 정상적인 전당대회가 이뤄질 수 없도록 물리적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러한 사고지구당 대의원들의 강경방침 천명으로 당무회의에서 당헌·당규를 고쳐서라도 이들의 자격복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신주류 쪽은 '우군'을 얻게된 반면, 사고지구당부 대의원의 자격박탈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구주류 쪽은 부담을 떠안게 됐다.
59개 사고지구당 선대위원장 대표 10여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소집되는 전당대회에 전체 지구당 3분의 1에 가까운 59개 지구당의 대의원을 배제한다는 것은 그 결정의 정당성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오늘 중으로 59개 지구당 선대위원장 일동의 기구를 띄우고 당무회의에서부터 시작해 물리적으로 여러 방법을 통해 의사를 관철시킬 것"이라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정대철 대표와 접견한 자리에서도 이같은 의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구주류 일부가 당헌·당규를 이유로 자격 박탈을 기정사실화한 데 대해 "당헌·당규 상에는 탈당한 당원이 복당했을 경우에도 당무위원회를 거치면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었다"며 "형평성을 감안한다면 당을 지켜온 대의원에 대해서도 당무위원회의가 그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사고당부 대의원자격에 대한 합리적 결정을 촉구하며
민주당은 지금 당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전당대회 소집을 앞두고 전당대회의 안건과 대의원 자격문제를 다루는 조정회의가 가동 중에 있습니다. 이에 전국 59개 지구당의 대의원을 대표하여 지난 대선에서 지구당을 맡아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선대위원장 일동은 전당대회에 임하는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첫째, 당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소집되는 전당대회에 전체 지구당 1/3에 가까운 59개 지구당의 대의원을 배제한다는 것은 그 결정의 정당성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둘째, 대다수 지구당의 경우는 지난 대선 당시 지구당 위원장이 탈당한 지역입니다. 그런데 지구당 위원장이 탈당한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남아서 대선을 승리로 이끈 대의원의 자격을 박탈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사고당부 대의원 배제를 당헌·당규를 근거로 들고 있지만 당헌상으로도 당무위원회의가 60일 이내에 해당 지구당부를 개편하여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선 이후 8개월 여 59개 지구당은 방치되어 왔습니다. 이 시점에서 당헌·당규를 근거로 전당대회 참여 자격박탈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넷째, 당헌·당규 상에는 탈당한 당원이 복당했을 경우에도 당무위원회를 거치면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었습니다. 형평성을 감안한다면 당을 지켜온 대의원에 대해서도 당무위원회의가 그 자격을 인정해야 합니다.
소속 지구당이 위원장의 탈당 등의 사유로 여러움을 겪는 가운데도 애당심으로 당을 지키고 대선 승리를 이끈 59개 지구당의 많은 대의원들이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전당대회에서 배제된 채, 소외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당 지도부가 배려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아울러 조속히 당의 진로를 결정하고 59개 지구당을 정비하여 다가오는 총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3년 8월 11일
전국 59개 지구당 선대위원장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