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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풀려난 경상대 소속 이호종(오른쪽)씨와 정준씨.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풀려난 경상대 소속 이호종(오른쪽)씨와 정준씨. ⓒ 이솝영상사업단
지난 달 대검찰청이 '한총련 수배해제 조치'를 발표한 뒤 처음으로 경찰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았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수배학생 2명이 풀려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남경찰청 보안수사대(진주)에 자진 출두했던 경상대 소속 이호종(28)씨와 정준(27)씨는 경찰의 조사를 받은 뒤 이씨는 13일 저녁 7시에, 정씨는 12일 밤 10시에 각각 풀려났다.

이씨는 지난 2001년 한총련 산하 부경총련(부산·경남지역총학생회연합) 소속 경상대 인문대 학생회장과 2002년 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올 2월 졸업했고, 그동안 만 2년1개월 동안 수배생활을 해왔다. 정씨 또한 2001년 이 대학 사회대 학생회장을 지낸 뒤 경찰에 수배돼 그간 학내에서 생활해왔다.

이씨와 정씨는 지난 12일 경남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에 출두한 뒤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후 정씨는 12일 오후 7시께 석방됐으나 이씨는 검찰의 판단을 기다리기 위해 12일 오후부터 진주경찰서 유치장에 유치돼 있다가 13일 저녁 10시께 풀려났다.

경찰은 이씨와 정씨가 각각 제9·10기 한총련 대의원, 제9기 한총련 대의원으로 활동한 데 대해 집중 조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씨와 정씨 모두 대검 조치 중 '불구속 수사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이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향후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진주경찰서 관계자는 "이들 두 명의 석방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이루어졌다"며 "이들은 앞으로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씨와 정씨가 풀려남으로써 경상대 소속 한총련 수배자는 2명만 남게됐다. 하지만 이들은 대검이 밝힌 '불구속 수사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아 향후 검찰 출두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씨와 정씨의 출두 앞서 경상대 총학생회는 "선별해제라는 점은 유감이지만 대검에서 이것도 그간 수배해제 노력의 성과라고 판단했다"며 "한총련 중앙 차원의 최종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리학교에서는 이렇게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결정을 내려 공개 출두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14일 오전 경찰의 조사를 받고 풀려난 이호종씨와 나눈 일문일답.

- 보안수사대에서는 어떤 조사를 받았으며 분위기는 어땠나?
"한총련 9기와 10기 대의원 활동사항에 대해 조사를 받았고, 분위기는 좋았다. 강압적이지 않았다."

- 수배가 풀렸는데 기분은 어떤가?
"좋다. 만 2년1개월 동안 학내 등에서 생활하며 수배생활을 했는데, 이제 마음대로 사회에 나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

- 부모님은 만났나?
"고향이 남해인데, 지금 내려 갈 것이다. 출두하기 전에 아버지께서 오셨는데, 그동안 걱정을 많이 하셨다. 누구보다 기뻐하실 것이다."

- 사회에 나가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올해 2월 졸업했다. 문학 공부를 더 하고 싶다."

- 최근 한총련 내부적으로 집단자진출두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다. 어떤 입장인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경상대는 한총련 중앙조직과 별도로 판단해서 출두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집단출두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 출두 전에 석방될 것이라 생각했나?
"반반이었다. 구속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도 생각했는데 풀려나 다행이다."

- '한총련 탈퇴서'를 썼나?
"보안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을 때 탈퇴서 이야기를 했다. 경찰관은 '탈퇴서를 쓰면 확실하게 나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탈퇴서를 쓸 수 없다고 했고, 안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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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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