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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호의 작품 'Floor'
서도호의 작품 'Floor' ⓒ 아트선재센타
이 작품은 작게 조각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거대한 유리판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특징적인 것은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유리판 위에 밟고 올라 설 수 있게 되어 있다. 작품 위에 직접 올라서 봄으로써 관람하는 한 개인은 작품을 통해 한층 더 발전된 의미를 획득한다.

우리 한 인간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바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거대한 사회이다. 나 하나가 존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가. 유리판 위에 서 있는 나를 지지해 주는 수많은 대중들이 있기에 나 또한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다.

서도호의 작품 중 일부는 특정 사회를 바탕으로 한 체험을 군중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데에 주력한다. 엄청나게 많은 군인들의 인식표를 모아 만든 작품은 군대라는 특정 사회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개성이 상실되고 군대라는 사회만이 중시되는 이 집단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거대한 군화발에 짓밟히면서 도망가는 대중들의 모습은 군사 독재 시절의 우리 민중을 상징하고 있다. 'Paratrooper-I'라는 작품은 이번 전시를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인데, 한 인간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수가 얼마나 많은가를 느끼게끔 한다.

우리의 삶이란 대중을 떠나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면 서도호의 전시회를 통해 그 해답을 얻을 수도 있겠다. 대중 속에서의 나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자신이 속한 사회 속에서 나의 위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그의 작품들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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