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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개 보수단체들 모임인 '북핵저지시민연대'가 24일 오후 2시께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언론과 방송은 북한에 대한 편향보도를 중단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30여개 보수단체들 모임인 '북핵저지시민연대'가 24일 오후 2시께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언론과 방송은 북한에 대한 편향보도를 중단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특별취재팀 남소연

성난 북한기자 북한기자들이 강력히 항의하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프레스센터 앞 시위대로 돌진하고 있다.
성난 북한기자 북한기자들이 강력히 항의하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프레스센터 앞 시위대로 돌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보희

[3신: 24일 밤 10시20분]

"일부 단체들은 민족적 잔치에 훼방놓지 마라"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성명 발표


24일 오후 대구컨벤션센터 앞에서 벌어진 북측 기자와 남측 보수단체들간의 충돌 사태와 관련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성명을 발표하고 대응에 나섰다.

대구경북지역 6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통일유니버시아드시민연대(공동대표 금병태)와 민주노총,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등은 밤 9시30분 대구시민운동장 광장에서 북한 여자축구팀의 축구경기가 끝난 후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우리는 일부 단체들이 손님(북측)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않은 채 반북행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면서 "오늘(24일) 오후 컨벤션센터에서 벌어진 일부 단체들의 반북행위는 북측에 대한 모독이자 결레이며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을 환영하고 있는 대구시민들과 국민들에 대한 모독행위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대구지역도 아닌) 외부인사가 중심이 된 일부 단체들은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데 대해 북측선수단, 응원단과 대구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입장을 바꾸어 북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행사에 남측을 공식 초청해놓고 남측을 반대하는 행사를 계획하고 남측 정권에 대한 모독행위를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따졌다.

대구U대회 조직위와 북측 선수단 등의 경호를 맡고 있는 안전통제본부 측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조직위와 안전통제본부가 반북행위 계획에 대해 이미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사태를 막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면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우리는 분단 58년만에 대구를 찾은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에게 다시 한번 따뜻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성의를 다해 응원할 것"이라면서 "대회가 끝날 때까지 남과 북 더불어 민족화합의 장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바라는 절절한 마음을 북측에 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인한 '남남갈등' 우려에 대해 오택직 대구경북통일연대 사무국장은 "우리가 기자회견을 가지고 책임을 묻는 것은 남남갈등을 부추기거나 혼란을 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대구에서 북측의 방문으로 U대회가 성공리에 끝나고 통일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시민들은 기대가 물거품으로 돌아갈 것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오후 9시 30분 북측 기자들과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의 충돌과 관련해서 통일유니버시아드시민연대 금병태 공동대표 등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4일 오후 9시 30분 북측 기자들과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의 충돌과 관련해서 통일유니버시아드시민연대 금병태 공동대표 등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특별취재팀 김진석

대구시민들도 걱정과 충격 "왜 하필 지금..."

대구시민들도 이번 사태와 관련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일부 단체들의 반북행위에 아쉬움을 표했다.

"우익단체 몰상식에서 비롯된 파렴치한 행위"
한총련, "경찰도 대구시민에 사과해야" 촉구

24일 일어난 북측 기자단과 일부 우익단체 간의 충돌에 대해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대변인이 25일 성명을 냈다.

우대식(26·경희대 총학생회장) 제11기 한총련 대변인은 이번 충돌 사태에 대해 "우익단체들의 몰상식에서 비롯된 파렴치한 반북행위"라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우익단체들은 북 기자단이 보고 있는 앞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죽이자'는 원색적인 비난을 해 마찰을 조장했다"며 "이는 상식에 어긋나는 매우 악의적인 소동이자 U 대회를 화합과 통일의 제전으로 만들려는 대구 시민들의 노력에도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 대변인은 "우익단체의 반북시위가 남북관계와 U 대회에 끼칠 악영향을 예상하면서도 이들의 기자회견을 허용한 관계당국을 비판한다"며 "경찰은 대구시민들 앞에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총련은 '2003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U 대회)에 앞서 구성된 '유니버시아드 대회 전국 대학생 준비위원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전국 대학 풍물패들이 펼치는 '2003인 길놀이 및 풍물 한마당''써포터즈 응원단''세계 대학생 한마당' 등의 응원·문화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 김지은 기자
택시기사 권종철(50)씨는 "왜 그런 사태가 벌어지게 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우리 민족이 옛부터 유교사상과 손님 접대에는 예를 다하는 것이 관례인데, 지금 마당에 굳이 북을 자극하는 행동을 할 이유가 뭐냐"고 말했다.

권씨는 "인권문제와 북한에 대한 반대의사도 손님들이 모두 돌아간 후 하면 될 것"이라면서 "대구에서 대회를 준비하고 성공을 기대하는 사람으로서 맥이 빠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7시 북측 여자 축구 경기장을 관람하러 대구시민운동장에 모여든 대구시민도 걱정반 충격반이었다. 기자를 통해 처음으로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관중들의 반응은 "정말 그랬어요? 왜 하필 지금이었대요?"며 의아해했다.

<오마이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한 20명의 관중 가운데 18명은 보수단체들의 행동에 비판적이었다. 서상현(35) 씨는 "남과 북이 언제 이렇게 다 같이 모여 조국 통일을 연호 할 수 있겠는가"라며 "(보수단체들이) 국제 행사를 치르는 동안은 자제 했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도현(41) 씨도 "이미 북측 선수들이 참가한 U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대회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보수단체들이 U대회 도중 기자회견을 연 것은 무언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의아해 했다.

김성희(22)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한 박찬성 목사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씨는 "U대회를 틈타 일부러 무언가 꿍꿍이를 실현하러 그런 것 같다"며 "목사님이 생각하는 개인적 신념이 무척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정경(39)씨는 "우리 세대는 반공 교육에 길들여 있기 때문에 보수단체들이 인공기를 태웠던 8.15때만 해도 솔직히 별 생각이 없었다"고 말하고 "하지만 이번 만큼은 이런 국가적인 행사에서 자세하는 모습을 갖춰야 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유화연(28)씨는 "소수의 행동인데 너무 북측이 민감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24일 오후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북핵저지시민연대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김정일이 죽어야 북한동포가 산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24일 오후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북핵저지시민연대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김정일이 죽어야 북한동포가 산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 특별취재팀 남소연

24일 오후 2시께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기자회견을 지켜본 북측 사람들이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24일 오후 2시께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기자회견을 지켜본 북측 사람들이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 특별취재팀

[2신: 24일 밤 9시30분]

북 선수단 긴급 성명 발표
"재발방지 안되면 선수단 철수 고려"


보수단체와 북측기자단과의 충돌 사건과 관련 전극만 북측 선수단 총단장이 24일 밤 성명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가 안되면 선수단 철수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명은 "남조선의 반공우익단체들에 의하여 우리 성원들의 가슴에 붙인 공화국기가 뜯기고 옷이 찢어지는 등 신변까지 극히 위협당하고 있다"면서 "동족이 동족을 타도하라는 구호까지 터져 나오는 대결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이 땅에서 마음놓고 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은 너무나도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남측은 이번 사건에서 응당한 책임을 지고 주동분자를 즉시 처벌하며 우리에게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담보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남측 당국의 태도를 지켜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남측 당국의 사과 등 사후해결이 뒤따르지 않으면 선수단 철수 등도 배제하지 않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전 단장은 24일 저녁 8시30분 대구 유통단지 내 미디어센터 5층 기자회견장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70여명의 기자들에 둘러싸인 채 성명을 발표한 전 단장은 "이번 사건은 철두철미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달가와 하지 않는 극악한 민족반역자, 인간쓰레기들의 용납못할 범죄적책동"이라면서 "6.15 공동선언의 기치밑에 조국통일에로 나아가는 민족사의 거세찬 대하에 밀려나 죽음을 눈앞에 둔 자들의 단말마적 부질없는 망동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고 비난했다.

성명 발표 이후 전 단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준비된 승용차를 타고 미디어센터를 나섰다.

"존엄 높은 체제를 심히 모독하는 광기"
<북측 선수단 성명 전문>

▲ 24일 저녁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전극만 북한 대표단 총단장.
ⓒ특별취재팀 강이종행
다음은 북측 선수단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편집자 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학생체육협회대표단 성명

오늘 제 22차 세계대학생체육경기대회가 진행되는 남조선의 대구에서는 경기대회의 리념에 어긋날 뿐 아니라 북남관계 발전에 저촉되는 엄중한 반공화국 란동이 백주에 공고연히 벌어져 내외의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8월 24일 남조선의 <민주참여시민네트즘련대>와 <자유시민련대 청년위원회>를 비롯한 극우반동보수단체 성원 100여명과 도이취란드 의사 노르베르트 폴로첸은 경기대회에 대한 취재와 방영을 위해 각국 나라 기자단들이 활동하고 있는 대구 컨베션쎈터 앞에서 우리 공화국을 악랄하게 중상하고 우리의 존엄 높은 체제를 심히 모독하는 광기를 부리였다.

이번 사건은 철두철미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달가와 하지 않는 극악한 민족반역자, 인간쓰레기들의 용납못할 범죄적책동이며 6.15 공동선언의 기치밑에 조국통일에로 나아가는 민족사의 거세찬 대하에 밀려나 죽음을 눈앞에 둔 자들의 단말마적 부질없는 망동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대구 미디어쎈터 앞에서 공공연히 버러진 남조선의 일부국우반동세력들의 반공화국소동을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화합과 통일에로 나아가려는 북과 남 우리 겨레의 지향과 념원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도전으로 락인하면서 이를 준렬히 단죄규탄한다. 국제경기에 동족을 초청하여 놓고 이런 미치광이 짓을 하는 것이야말로 민족의 수치이고 국제관계에도 없는 란동이다.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의 경기대회참가분위기를 흐리게 하고 북남관계발전을 가로막는 반공화국소동은 결코 이번에만 벌어진 것이 아니다.

지난 8월 15일에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우리 공화국의 존엄과 권위를 심히 중상모독하는 악랄한 반공화국대결 소동이 벌어져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의 대구경기대회 참가에 빗장을 지르고 북남관계 발전에 엄중한 위험을 조성하였다.

우리는 남측이 늦게나마 이 사건과 관련하여 사죄표명을 하고 재발장지를 약속하였기 때문에 6.15 공동선언을 귀중히 여기고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앞당기려는 애국애족의 일념으로부터 대구 세계대학생체육경기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남측은 마땅히 지난 8.15 사건에서 응당한 교훈을 찾고 자기가 한 약속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남측당국은 이번에도 반공우익단체들의 반공화국 집회를 저지시키고 해산할 대신 그것을 묵인하였을 뿐아니라 심지어 경찰병력을 동원하여 그것을 보호해주기까지 하였다. 이번 사건은 우리 기자들이 단호한 행동을 취해서야 비로수 수습될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몰고온 후과는 실로 엄중하다. 우리는 지금과 같이 수백여명의 경찰이 진을 치고 보호하는 속에 반공화국 집회가 공공연히 벌어지는 한 경기대회의 참가를 재고려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남조선의 반공우익단체들에 의하여 우리 성원들의 가슴에 붙인 공화국기가 뜯기우고 옷이 찢어지는 등 신변까지 극히 위협당하고 있으며, 동족이 동족을 타도하라는 구호까지 터져나오는 대결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이 땅에서 마음 놓고 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남측은 이번 사건에서 응당한 책임을 지고 주동분자를 즉히 처벌하며 우리에게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담보해야 한다. 우리는 남측 당국의 태도를 지켜 볼 것이다.

주체 92(2003)년 8월 24일 대구

30여개 보수단체들 모임인 '북핵저지시민연대'가 24일 오후 2시께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언론과 방송은 북한에 대한 편향보도를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자 북측 기자들이 이에 항의하고 있다.
30여개 보수단체들 모임인 '북핵저지시민연대'가 24일 오후 2시께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언론과 방송은 북한에 대한 편향보도를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자 북측 기자들이 이에 항의하고 있다. ⓒ 특별취재팀

[1신 대체 : 24일 오후 5시50분]

보수단체-북측 기자 U대회장 충돌


보수단체 기자회견에 참가했던 독일인 의사 폴러첸씨가 부상을 입고 바닥에 엎드려 있다.
보수단체 기자회견에 참가했던 독일인 의사 폴러첸씨가 부상을 입고 바닥에 엎드려 있다. ⓒ 특별취재팀 남소연
24일 오후 2시 10분께 대구 U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북측 기자들간 충돌이 발생했다.

30여개 보수단체들의 모임인 '북핵저지시민연대(대표 박찬성)'가 이날 오후 2시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UMC) 앞 광장에서 "언론과 방송은 북한에 대한 편향보도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자, 북측 기자들이 이에 반발해 기자회견 저지에 나서 서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보수단체 회원들과 북측 기자들 다수가 옷이 찢어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박찬성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표, 이준호 민주청년 네티즌 연대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를 포함 20여명이 북한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북측을 비방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일어났다. 이 자리에는 독일인 의사 폴러첸씨도 함께 참석했다. 미디어센터 3층에는 북한 방송 기자단이 상주하고 있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방송과 언론이 북한 응원단에 대한 편향적 보도를 하고 있으며 이는 나머지 170여개 참가국을 격하시키는 결례를 범한 것"이라며 "국내 언론들이 북한 선수와 미녀 응원단만을 집중 보도함으로써 나머지 참가국들에게 소외감을 주고 있는데, 조직위는 참가국 모두에게 공정한 봉사와 지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김정일 집단이 8.15국민대회 인공기 소각사건을 트집잡아 사과를 요구한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본 북측 기자 1명이 "당장 치우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미디어센터로 들어갔고, 이후 약 5분여만에 북측 기자 10여명이 다시 회견장에 나타나 기자회견을 저지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ADTOP@
사태 수습 뒤 경찰의 A4 용지 1장 분량의 사건보고 사항 중 가장 첫 문단은 이렇게 보고하고 있다.

"24일 오후 14시10분께 중식을 마치고 UMC로 입장하던 북측 기자들이 독일인 의사 폴리첸 등 시민단체 회원들의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고 '저게 뭐야, 집어치워'하면서...."

양측의 충돌은 오후 2시20분께 경찰이 개입하고 나서야 끝났다. 그러나 기자회견에 참가했던 독일인 의사 폴러첸씨는 부상을 입고 약 20여분간 광장에 쓰러져 있었으며, 119 구급대에 실려 U대회 지정 의료기관인 경북대 병원으로 후송됐다. 주권찾기시민모임 장학렬 회원은 눈가에 부상을 입고 영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김강국 기자도 국기가 달린 와이셔츠가 찢어지고 손가락에 피를 흘리는 부상을 입었다. 흥분한 북측 기자들은 통제요원들의 만류로 미디어센터 3층으로 올라갔다.

북측 한 기자는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며 이번 사태에 대해 "이런 북한에 대한 폭력행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공화국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 장군님을 저렇게 공개적으로 모독하는 것은 노골적인 도발행위"라며 "뒤이어 북한 기자단은 이에 대한 공식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혀 사태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수단체들 "북측 기자들이 폭력 행사" 즉석 규탄 집회

이어 오후 2시30분께 보수단체 회원들은 미디어센터 광장 앞에서 북측 기자들의 폭력행위를 규탄하는 즉석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북측 기자들의 이런 폭력행사를 전세계에 알려달라, 우리 5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그들(북측 기자들)은 우리에게 말로 요구한 것이 아니라 뒤에서 발로 차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박찬성 대표는 오후 4시30분께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북측 폭력행사 규탄 농성을 벌이자는 회원도 있지만 사건이 확대될 수 있어 일단 서울로 올라가고 있다, 외신 등 언론의 반응을 살핀 뒤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뒤 "하지만 우선 국민이 다친 것이기 때문에 북측에 사과를 촉구할 것이고 정부도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늘의 사건은 조직위에 책임이 있다"며 "북에 호들갑을 떨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고, 언론도 국민들에게 경기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북한 애들만 보여줬던 것이 문제"라고 조직위와 언론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논란이 됐던 3.1절 국민대회와 8.15 국민대회에서 '인공기 화형식'을 직접 도맡아서 했으며, 이날 역시 "인공기를 기자회견 도중 직접 펼치는 등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몸싸움과 관련, 기자회견을 미디어 센터 바로 앞에서 허가한 경찰에 대해 비판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현장에 있었던 한 기자는 "뻔히 북측 기자들이 3층에 상주하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기자회견을 허용하면 어떻게 하는가"라며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불법집회가 아닌 평화적 기자회견을 한다고 해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한 응원단에 대해서는 과잉 보호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는 통제요원들이 왜 북측 기자들을 막지 못했는가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북측 고위직 인사를 책임졌던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요원들이 투입되므로 당시 상황을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불미스런 일 조장 안된다" 충돌 사건 후 굳어진 북측 분위기

보수단체와 북측기자들의 충돌 사건이 있은 후, 북한 선수단이 상주하는 109동 입구에서 오후 6시께 만난 북측 선수단 장정남 단장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

- UMC에서 있었던 일을 아는가?
"모른다. 그런 일 있었나"
- 보수단체들과 북측취재기자들과 마찰이 있었는데 그 내용을 모르는가?
(잠시 아무말 없이 걸어들어간 뒤) "어찌됐든지 불미스러운 일을 조장하고 만드는 일을 하면 안되지 않겠나"

선수촌 SPC 임승규 보도 담당관은 "(이번 충돌로) 북측 기자들 중 3명이 배지를 잃어버렸다고 들었다"며 "이 배지가 북에서는 중요한 걸로 알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를 끝내고 돌아오는 선수들의 표정이 느낌상 굳어 보였다"며 "현재 북측 통제본부에서 폭력에 가담했던 기자들의 제재여부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들었다"이라고 전했다.

한편 <연합뉴스>는 "대구시청과 조직위원회는 이날 저녁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사태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며 박상하 집행위원장은 '북측에서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면 조직위 차원에서 이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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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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