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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반핵반김 자유통일 국민대회 청년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인공기 훼손을 제지하려던 김모 순경이 시위대에 의해 집단구타당한 뒤 피를 흘리고 있다.
29일 '반핵반김 자유통일 국민대회 청년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인공기 훼손을 제지하려던 김모 순경이 시위대에 의해 집단구타당한 뒤 피를 흘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9일 오후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열린 '북측기자 대구만행 규탄집회'에서 인공기 훼손을 제지하려던 김모 순경이 시위대에 집단구타당하자 경찰들이 이를 만류하고 있다.
29일 오후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열린 '북측기자 대구만행 규탄집회'에서 인공기 훼손을 제지하려던 김모 순경이 시위대에 집단구타당하자 경찰들이 이를 만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신 대체 : 29일 오후 8시10분>

경찰, 인공기 훼손 제지하려다가 집단 구타당해


29일 오후 4시부터 반핵반김 자유통일 국민대회 청년본부(본부장 신혜식)가 주최하는 '북측기자 대구만행규탄집회'에서 인공기 훼손을 제지하려던 경찰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집회가 열린 광화문 열린시민마당 주변에 배치된 4개 중대의 경찰은 집회 시작 전부터 단상 위에서 인공기 훼손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제지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집회가 시작되고 이날 두 번째 발언자로 단상에 오른 민주참여네티즌연대 이준호 대표에게 한 집회 참석자가 인공기를 던져주었고, 이 대표는 인공기를 펼져 절단을 시도했다.

순간 인공기 훼손을 막기 위해 사복을 입고 단상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동부 기동대 소속 한 경찰이 소화기를 뿌리며 단상으로 올라가 인공기를 압수했다.

이어 이 광경을 목격한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단상으로 몰려가 경찰을 집단구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복 차림의 김모 순경은 참가자들에 의해 상의가 찢겼고 이마를 얻어맞아 피를 흘렸다. 다른 참가자들은 "빨갱이 잡아라" "죽여라" 소리를 질렀다.

경찰은 김모 순경을 버스에 태워 이송했으며, 집회 참가자들이 열린시민마당 바로 옆에 위치한 문화관광부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버스를 줄지어 주차시켰다.

@ADTOP@
신 본부장 "폭력사태 원인제공자는 경찰"

29일 집회 진행을 맡은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가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29일 집회 진행을 맡은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가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현장에 투입된 경찰에 의해 폭력사태가 수습되고 계속 이어진 집회에서 신혜식 본부장은 "이번 폭력사태의 원인제공은 경찰이 했고 경찰이 평화적인 집회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책임을 경찰에게로 돌렸다.

신 본부장은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인공기를 태우는 것이 왜 지탄을 받아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경찰이 정치탄압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본부장은 또 "대구에서 있었던 우리의 기자회견은 평화롭게 대한민국의 법안에서 이루어진 것인데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 기자들의 폭력을 말리지도 때린 사람을 처벌하지도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국민은 보호받고 싶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치밀한 각본에 의한 북측 기자들의 테러는 그들이 반문명적 집단임을 드러낸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라면 법대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후 4시 50분경 다시 단상에 오른 민주참여네티즌연대 이준호 대표도 "(북측 기자들의 행동은)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도발"이라며 "관련자를 처벌해 나라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날 집회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반북단체 회원들도 '김정일 북한 정권 타도'와 '노무현 정부 탄핵' 발언을 끊임없이 쏟아내기도 했다.

즉석 발언에 나선 감원임(56)씨는 "북 송금 사실을 알았더라면 지난 대선에서 노 대통령이 대통령이 안됐을 것"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권찾기시민모임은 이날 집회에서 대통령선거무효소송 일정을 알리고 참여를 호소하는 전단을 돌렸다.

집회 참석자들은 지난 '8·15 국민대회' 때의 인공기 소각 장면을 담은 영상물이 상영되는 동안 박수를 치며 '김정일 타도하여 북정권 끝장내자', '국민 자존심 상하게 한 노무현 사죄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신 본부장은 "우리편인 줄 알았던 한나라당이 애국집회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한나라당 각성하라', '최병렬은 사과하라'는 구호를 모두 함께 외치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300여명이 참가했으며, 참가자들은 거의 50~60대였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시위는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자유발언자 중에 유일한 청년이었던 회사원 이승희(32)씨는 "멸공 반공은 나이든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젊은이들도 바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역설하고 "요즘의 사회분위기가 계속되면 북한의 공작에 말려들어 자유민주주의는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29일 오후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반핵반김 자유통일 국민대회 청년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펼쳐들고 애국가를 합창하고 있다.
29일 오후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반핵반김 자유통일 국민대회 청년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펼쳐들고 애국가를 합창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날 집회는 5시 40분 경 전경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한편 언론을 향해 "잘못 보도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경고를 끝으로 만세삼창으로 마무리 됐다. 신혜식 본부장은 집회를 마무리하며 "분위기가 너무 뜨거운데 시간상 끝내야겠으니 다음주 이 시간에 다시 모이자"고 말했고, 참가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우려했던 문광부 앞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일부 참가자들은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광부 정문 앞에서 "이창동이, 니 XX XX도 빨갱이지" "딴따라 출신인데 뭘 장관을 하냐"고 비야냥대며 이창동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위대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 경찰은 동부지구대 김00 순경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즉시 강북삼성병원으로 후송됐다. 현재 상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 사람이 무슨 손님이냐" - "외국 국기 모독은 형법위반"

이날 참가자들은 집회 내내 박수와 함성, "빨갱이 몰아내자" 등의 구호로 연설에 보조를 맞췄다. 일부 참가자들은 잔디밭에 앉아서 쉬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보도블럭에 앉아 1시간 30분 넘게 집회를 지켜봤다. 생후 4개월 된 손자를 안고 나온 할머니도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노년층이었지만, 30대 참가자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목발을 짚고 집회에 참석한 노병례(81)씨는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무슨 손님이냐. 적화반동분자지"라며 "예전에도 반미한다는 청년들이 있어서 내가 목발로 까부셔놓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할머니 역시 "손님같아야 손님 대우를 할 거 아니냐. 13억 받아먹고 우리나라 붉게 만들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교 3학년이라는 김모(22)씨는 "젊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만 북한편을 든다"며 "적인 북한의 기자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때렸는데도 맞은 사람들을 나쁘게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참가자들의 뜨거운 반공 열기와 달리 지나는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법전을 들고 집회를 바라보던 박우현씨는 "고시를 준비하느라 법을 좀 아는데, 형법상 외국 국기를 모독하는 것은 2년 이하 처벌을 받는다. 이 사람들이 준법 집회를 하는지 감시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공원 옆을 지나던 백모(24)씨는 "(집회 참가자들이) 북한만 보도한다고 주장하는데 자주 있는 일이 아닌데다 우리 동포의 문제인데 당연한 일 아니냐"며 "민족이 화합하는 자리에까지 시위를 하는 것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권박효원 기자


29일 오후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반핵반김 자유통일 국민대회 청년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김정일 타도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9일 오후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반핵반김 자유통일 국민대회 청년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김정일 타도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신 : 29일 오후 2시>

보수·반북단체 "북측 기자 규탄, 인공기 소각 시위 벌일 것"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폐막을 이틀 앞두고 반핵반김 자유통일 국민대회 청년본부(본부장 신해식)는 29일 오후 4시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북측 기자 대구만행규탄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참여네티즌연대', '국민행동친북좌익척결본부' 등 40여개의 보수·반북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28일 일부 일간지에 낸 신문광고를 통해 "지금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기자로 위장한 북한공작원들이 시민단체를 습격하고도 처벌받기는커녕 조직위의 사과를 받아내는 무법천지로 바뀌고 경기장은 북한 응원 공작대의 선전장으로 변하고 말았다"며 "이날 집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북측 기자들에 대해 사법처리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추최측은 또 "이날 집회에는 작년 서해교전 전사자 유가족과 부상군인들이 참석해 직접 인공기 소각 퍼포먼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집회가 대구U대회의 성공적인 마무리에 돌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시위장소 주변의 검문검색을 강화해 인공기의 시위장 반입을 막고, 집회 도중 인공기 훼손 행위가 벌어질 경우에는 시위장에 경찰병력을 투입, 이를 저지할 방침이다.

경찰이 이처럼 강경대응 방침을 밝힘에 따라 양측 간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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