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 추진파 의원 일부가 지난해 12월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 성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조순형·추미애 의원의 최근 입장 변화를 문제삼고 나섰다. 일부 의원은 '구태정치', '독불장군식' 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강하게 성토하는 등 중도파와의 대립각 세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순형·추미애 의원은 최근 신당파를 '분열주의자'로 몰아붙이며 신당 대통령 배후설을 제기한 바 있다.
신당 추진파 이종걸 의원은 9일 오전 국회귀빈식당에서 열린 주비위 운영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조순형 의원이 23인 선언에서 대표로 낭독한 분이고 탈당을 주창했던 분"이라며 "9개월이 지난 이후 입장을 바꾼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입장변화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호웅 의원도 추미애 의원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자기가 먼저 (주장)한 양반이 지금 무슨 논거로 당을 사수하자는 것인지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지난 12월, 23명이 당 개혁과 민주당의 진로에 대해 설명을 했을 때 조순형 의원이 대표로 낭독했다"며 "탈당을 주장한 배경에 대해 노 대통령이 지시나 사주를 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신기남 의원은 "신당하는 사람이 누구의 사주에 의해 음모를 했다든지 권력의 맛을 알았다든지 하는 말이 너무 심하다"고 운을 뗀 뒤 "우리 뜻과는 어긋난 왜곡이고, 해명이 없는 반전으로 성명을 발표했던 그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합류해 주길 바란다"고 정중히 요청했다.
김희선 의원은 "구태정치를 벗어나지 못한 행태"라고 쏘아붙이면서 추미애 의원을 겨냥 "최고위원 출마과정에서 온당하지 않은 것이 있었어도 말하지 않았는데…"라고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추미애 "민주당 없애자는 뜻 아니었다"
이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추미애 의원은 9일 오전 CBS 라디오 대담을 통해 "말을 아꼈기 때문"이라고 전제하면서 "23인 서명 당시 당의 발전적 해체에 동참을 하면서 내가 주장했던 것은, 민주당을 없애자, '호남지역당'이라는 폄하를 하면서 부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근본적으로 말소시켜버리자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추 의원은 "발전적 해체라는 뜻은 반세기를 이어온 민주당의 정신을 더욱 튼튼히 가져가고, 또 발전 계승시키고, 민주당의 얇은 몸체를 바꿔야 한다는 그런 주장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순형·추미애 두 의원은 지난해 12월 22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은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이 아니다, 노무현의 승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주도하여온 낡은 정치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의 승리"라며 "지역분열구도와 낡은 정치의 틀을 깨기 위해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제안한다"는 내용의 성명 발표에 동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