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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파병반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유인태 정무수석이 18일 오전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곤혹스러운듯 땀을 닦고 있다.
이라크파병반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유인태 정무수석이 18일 오전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곤혹스러운듯 땀을 닦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취중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말' 때문에 국회에서 체면을 구겼다.

1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 청와대 비서실 결산심사 전체회의에 출석한 유인태 수석은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한나라당 비판 발언과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취중발언 등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인해 이날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은 그간 청와대로부터 당한 수모를 한꺼번에 털어내려는 듯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비서진들을 향한 정중한 충고도 곁들이는 등 강온전략을 병행구사하는 모습을 연출해 관심을 모았다.

윤경식 한나라당 의원은 유 수석을 지목, "며칠전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개인 의견을 언급하고 나서 취중실언을 했다고 했다"며 "술먹고 거짓말을 했다는 거냐"고 따졌다. 그는 "술먹고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은 공사 구분을 못하는 것으로 처신에 흠결이 있다고 본다"면서 "술도 그렇고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도 곧바로 가세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과 민정수석이 대표적으로 대단히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포문을 연 뒤 "여당의원도 공히 인정하듯, 말을 함부로 하고 이것이 언론이 보도됨으로써 국정혼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말많은' 청와대 보좌진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특히 "정무수석과 민정수석은 비서실장이 건의해 직위해제해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양 수석의 교체를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정혼란의 원인제공자는 바로 한나라당'이라고 말한 유인태 수석을 겨냥 "제정신으로 한 얘기냐"며 인신공격에 가까운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김학송, 유인태·문재인 수석 교체 요구

이어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도 "비서실이 하는 일을 정의하면 소리없이 대통령의 정책수행을 보좌하는 것인데 청와대 보좌진들이 너무 말을 많이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갈등을 유발시키고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을 자초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파병을 체계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좋지만 비서들이 정제되지 않은 말을 쏟아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유 수석에 정중히 조언했다.

정의화 한나라당 의원은 유인태 수석을 발언대에 불러 세운 뒤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 정 의원은 "유인태 수석은 최근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안과 관련한 발언이나 파병 반대 얘기를 했는데 보좌역의 역할은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한 뒤 국민 앞에서 사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겠다며 유 수석을 발언대 앞에 세웠다.

다소 침울한 표정으로 발언대에 선 유 수석은 "적절하지 못했다"고 짧게 유감을 표명한 뒤 자신의 좌석으로 돌아갔으며 이후 정 의원은 "신당이 출범하면 역할이 증대될 것인데 앞으로 심기일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문재인 민정수석이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털어놓으며 다음 국감 때 반드시 출석시킬 수 있도록 확약해 줄 것을 문희상 비서실장에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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