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서예 축제인 '세계서예 전북 비엔날레'가 9월 20일부터 10월 19일까지 한달 동안 전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개막된다. 올해로 네 번째. '세계 서예 전북 비엔날레'는 말 그대로 세계 최대 규모이며, 세계에서 유일한 서예 축제임을 자부한다. 올해 주제는 '생활 속으로'.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 총감독 이용 교수는 "이번 비엔날레 통해서 서예를 일상 생활로 끌어들이고 아울러 세계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참여 작가는 20개국 천여명, 한, 중, 일 3국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본전시인 '한, 중, 일 서예 엑스포'는 서예 문화의 전통을 지켜온 아시아 3개국 서예의 흐름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기획전이다. 이외에 6개의 특별전과 10개의 부대 행사, 2개의 관련행사가 한국 소리 문화의 전당을 비롯해 국립전주박물관, 강암 서예관 등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눈에 띄는 전시는, 유럽과 중남미 등 해외 유명 화가 30여명이 참여한 '세계 속의 서예'전. 이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조직위원회로부터 지필묵을 전해 받은 각국의 화가들이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라 만들어낸 것들이다. 이들 화가들은 이전에 서예 도구를 전혀 접해보지 못한 서예에 있어서는 문외한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조직위원회는 그들에게 간단하게 도구 설명만을 하고 '이런 것을 서예라고 하니 관심 있으면 당신들 맘대로, 붓 가는 대로 갈겨서 작품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정작 이들로부터 작품을 받아보니 의외였다고 한다. 총감독 이용 교수는 "기대 이상"이라며 "주로 유럽 쪽 작가들이 우리 서예 도구를 가지고 그네들 문자로, 더러는 동양 문자로 서예술화시킨 것인데, 정말 기상천외한 작품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것은 우리가 꾸준히 추구해온 서예의 세계화라는 큰 산을 넘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단 한자의 글자에 담긴 함축된 의미를 살펴보는, '일자(一字) 서예전'도 흥미로운 전시이다. 관객이 직접 써보는 체험, 나도 서예가, 서예술의 실용화를 위한 각종 전시 등은 서예의 문외한도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
일반 대중으로부터 저 멀리 떨어져 있던 서예를 일상 생활 속에 끌어 들여서 대중화시키는 게 이번 전북 서예비엔날레의 목적이다. 이번 비엔날레가 일반인들에게 서예와 우리의 전통 문화를 더 가깝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