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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강정구 교수(사진 왼쪽)는 이라크 전투병 파병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경제적 이득 등을 가져와 국익에 보탬이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동국대 강정구 교수(사진 왼쪽)는 이라크 전투병 파병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경제적 이득 등을 가져와 국익에 보탬이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 강우영
최근 미국이 한국 전투병 파병을 요청하면서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다.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 관악동작모임도 토론회를 갖고 전투병 파병이 국익에 반하는 것으로 절대 파병은 있을 수 없으며 오는 27일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 행사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동국대 강정구 교수는 이라크 전투병 파병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경제적 이득 등을 가져와 국익에 보탬이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강정구 교수는 22일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 관악동작모임이 주최하는 반전토론회에 참석해 한반도 위기상황의 근원은 미국이며 부시의 힘을 키워주는 전투병 파병은 도리어 한반도 위기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위기상황은 미국이 조성하고 있다"

강 교수는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해야만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미국의 비위를 맞춰야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한반도 전쟁주도 세력이 미국이라는 얘기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말 자체는 미국이 바로 한반도의 안보 파괴자이며 안보 위해자라는 사실"이라며 "미국이 왜 안보위해자인가는 미국이 주도한 6번의 전쟁위기 상황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강정구 교수
강정구 교수 ⓒ 강우영
최근까지의 한반도 전쟁위기는 모두 8번. 92년 120일 전투시나리오 등 한국전쟁위기, 94년 영변핵위기, 98년 금창리 핵위기, 99년 여름의 미사일위기, 99년 1차 서해교전, 2002년 부시의 '악의 축'전쟁위협, 2002년 2차 서해교전, 2003년 임박한 전쟁위기 등이다.

강 교수는 "서해교전이 우발적인 충돌의 결과물이었다면 이것을 뺀 여섯 번의 전쟁위기상황은 모두 미국이 주도한 것"이라며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전쟁 주도는 미국이 100%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 덕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주한미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 쉬운 매우 위험한 상황이 한반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이 동북아 세력균형과 조정자를 자임하고 있지만 군사력만 비교해 봐도 미국이 있음으로서 동북아의 불균형과 긴장이 조성돼 전쟁유발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일·한의 군사력은 미국 4050억(2004년), 일본 500억, 한국 200억이며 북·중·러의 군사력은 모두 합해도 450억을 넘지 않고 있다.

미군, 앞으로 50년간 주둔할 기지 건설

강 교수는 한·미동맹관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지금까지 58년동안 한·미동맹관계를 맺어왔지만 미국은 앞으로도 50년 동안 더 주둔할 미군기지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이 한국을 동맹국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식민지로 여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을 이렇게 보는데 왜 우리가 나서서 한미동맹관계를 얘기하는지 의문"이라며 "이런 것이 한미동맹인가"라며 반문했다.

강 교수는 전투병 파병은 도리어 미국의 힘을 키워줘 한반도 전쟁위기 상황을 더욱 키울 뿐이라며 파병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자살행위라고 강조했다.

파병을 찬성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

실제로 지난 5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종전을 선언한 이후 한반도내에는 전쟁위기상황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라크내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찾지 못하고 이라크가 테러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자 전세계가 미국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또 이번 전쟁이 이라크인의 해방전쟁이라는 허구가 속속 들어남에 따라 대대적인 반전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자 미국은 언제 북핵문제가 있었냐는 듯이 김정일에게 위원장이라는 호칭까지 써가며 대북 강경자세를 낮추고 있다.

관악구 반전모임 회원들이 토론회를 경청하고 있다.
관악구 반전모임 회원들이 토론회를 경청하고 있다. ⓒ 강우영
이것은 이라크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낼 때와는 전혀 상반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으로 내외부적으로 곤경에 처하자 북한에 대한 저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다시 힘을 얻게되면 북핵위기는 또 한번 강하게 조성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미국이 이라크 점령의 수렁에 빠져 자신의 피를 대신할 한국군을 요구하고 있다며 UN의 외피를 쓰고 부담을 전가하고 도움을 받으려는 미국의 파렴치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정구 교수는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시키는 것은 미국의 전쟁수행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이것은 한반도의 전쟁수행능력 또한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반전여론을 고조시켜 감히 북한에 전쟁을 일으킬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미 행정부내 온건파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의 재선을 막아 클린턴 시절 한반도 평화정책기조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승인있더라도 파병 절대 불가

반전모임 참석자들은 파병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며 수렁에 빠진 미국을 도와줘 제3의 이라크가 나오지 않도록 대국민 반전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현재 투입된 한국군의 철수와 UN승인하의 전투병 파병도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중앙대 이라크 반전위 한 학생은 "이라크에 파병된 의료부대가 이라크인을 치료하는게 아니라 부상당한 미군을 치료하고 있다"며 "서희, 제바부대는 이라크 평화정착에 전혀 도움이 안되고 있다"며 의료부대의 철수를 주장했다.

전교조 한 교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UN승인이 있을 경우 파병에 찬성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91년 걸프전이 UN 승인하에 이뤄진 전쟁이었지만 당시 UN 관리하에서도 많은 이라크인들이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죽음을 당했다"며 설사 UN승인이 있다하더라고 파병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9.27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을 위하여

▲ 박민경씨가 오는 27일 있을 국제반전공동행동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드디어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궁지에 몰린 부시가 세계각국에서 전투병 파병을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지맨'인 노무현에게 부시가 그러한 부탁을 하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라크 전쟁이 부시를 오히려 위기로 몰고 갈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군과 영국군은 이라크의 저항으로 전쟁당시보다 더 많은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그리하여 부시와 블레어의 지지율은 모두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부시는 그 당당하던 모습은 어디가고 각국에 손벌려 자신을 도와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라크 전쟁 전에 전쟁반대에 뜻을 내비쳤던 프랑스나 독일조차도 이라크 전쟁이 미국의 승리로 끝난 이후 '친구'를 들먹이며 슬며시 꼬리를 내렸고, 이에 이번 미국의 요청에도 유엔의 승인이 있으면 그에 따르리라는 조건을 내걸며 지원을 해줄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허나 유엔이라는 곳이 어떤 단체입니까? 제국주의 열강들이 모여 어떻게 하면 세계를 조금이라도 더 나눠가질 것인가를 연구하는 곳이 아닙니까?

그들에게 기댈 것은 털끝만큼도 없는 것입니다. 결국 기댈 것은 우리 민중의 힘 밖에 없습니다. 2월 15일 국제 반전행동의 날 이후 뉴욕타임즈가 "세상에 두 개의 수퍼파워가 있다"고 보도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미제국주의가 그토록 거대하고 무너뜨리기 힘든 존재라면 이보다 더 강력한 존재를 만들어 쓰러뜨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존재는 프랑스도 아니고 독일도 아니고 아시아도 아닙니다. 그것은 이미 보수주의 신분에서도 인정한 바로 우리의 거대한 반전운동인 것입니다.

이미 지난 2월 15일 거대한 반전의 물결을 경험한 전세계 민중은 우리 단결의 힘을 의심하지 않고 있을 것입니다. 베트남 전쟁당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시작되었던 반전운동은,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전쟁시작 전부터 운동이 시작되었고, 전쟁시작 후에는 6개 대륙 60개국 600여 도시에서 2천여만명에 육박하는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잃은 것은 없습니다. 이 넘치는 자신감으로 다시 한번 더욱 거대한 반전운동의 물결로 자신이 속한 국가를 위협하고 나아가 미제국주의를 위협하는 길만이 남았을 뿐입니다.

단순히 전쟁으로 상처입는 이라크인이 불쌍해서 연대의 차원만으로 전쟁을 반대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한국 또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위협으로 전쟁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서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부시정부에게 가장 약한 고리이고 곤란을 겪고 잇는 곳은 이라크입니다. 그는 이라크인의 저항 때문에 미국 국민들의 인심을 잃고 있고, 지배자들 내부에서도 분열하고 있으며, 자존심을 굽히면서까지 다른 우방국들에게 파병과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락으로 떨어진 그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끔 짓밟는 것이 또한 북한으로 눈을 돌릴 여유를 잃게 해주는 것이며, 그에게 교훈을 얻은 다른 제국주의자들이 쉽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약자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일침을 놓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반전운동을 전세계적으로 건설하는 것은 우리 민중이 당장 처한 전쟁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이며, 앞으로도 평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중략)

저는 교사입니다. 이라크 전쟁이후, 진리와 현실의 엄청난 괴리를 학생들이 그대로 보고 느끼며 혼란을 겪는 것에 대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부시가 전쟁종식을 선언했었지만,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라크 민중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저항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은 우리의 힘이 얼마나 커지냐에 따라 늦춰질 수도 있고, 앞당길 수도 있고 또 당장 한번에 보여줄 수도 있으며 어쩌면 영원히 못보여 줄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의 지배자들에게 눈치를 봐야할 것은 미제국주의가 아니라 바로 우리 민중들임을 이번 9.27국제공동행동의 날에 확실하게 보여줍시다. / 교사 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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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공부하는 정치에 관심많은 사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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