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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03년9월28일 광덕산 할머니
2003년9월28일 광덕산 할머니 ⓒ 공응경

할머니는 늙으셔서 앞 치아도 몇 개 없고 허름한 옷차림이지만, 할아버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일 것입니다. 함께 늙어가는 모습 속에 살아가는 진실이 담겨있겠지요. 할머니를 뒤에 태우고 달려가는 할아버지는 신이 납니다.

2003년9월28일 광덕산 할아버지
2003년9월28일 광덕산 할아버지 ⓒ 공응경

몇 개 안되는 호박이지만,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나머지 호박 몇 개를 먹으라며 건네주십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지만 이 세상 누구보다 마음이 부자이십니다.

2003년9월28일 호박
2003년9월28일 호박 ⓒ 공응경

함께 늙어 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조만간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1위를 할지 모른다고 합니다. 서로 안 맞고 힘든데 깨끗이 이혼하는 것이 좋지 않냐고 합니다. 저는 아직 미혼인지라 현실에 부딪혀 보지 못해서 인지 사랑해서 결혼한다면 평생 책임을 지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됩니다.

한 사람을 알아가고 사랑한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일까요?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미처 모르던 것을 발견하게 되고 실망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늙어갑니다. 힘든 생활 속에 다만 함께 변하고자 노력한다면 한 사람을 알고 느끼고 사랑하는데 시간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늙는다는 것처럼 쓸쓸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함께 늙어갈 사람이 있다는 것은 많은 위로가 될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아직 알지 못하는 깊은 사랑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할머니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바라보며 다시 순수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함께 늙어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이 이순간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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