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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YMCA 시정지기단 소속으로 7년째 시의회 모니터활동을 벌이고 있는 봉정선씨
광주YMCA 시정지기단 소속으로 7년째 시의회 모니터활동을 벌이고 있는 봉정선씨 ⓒ 오마이뉴스 강성관
봉정선(41·광산구 첨단동)씨가 지방의회 활동 모니터에 참여하는 이유다. 봉씨는 지난 97년 11월 광주시의회의 행정감사 모니터 활동을 시작한 이후 7년째 지방의회 모니터를 하고 있다.

처음 모니터에 참여한 그는 의원들이 광주시정에 대해 질의하고 공무원들이 답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단다.

통장·학교운영위원에서 모니터활동까지

지하철 사업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면서 특정업체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중요한 문제를 어영부영 넘어가던 의원이 한 지역의 청소업체를 선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떼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시민들이 지켜보지 않으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이제껏 시청 4층 '모니터실'을 지키고 있다.

그는 의원들의 "아줌마들이 이렇게 돌아다니면 밥은 누가 하느냐", "보고있으면 뭘 좀 알겠냐"는 비아냥을 들으면서 시정에 대한 것이면 무엇이든지 메모하고, 과거 시의회 회의록을 들춰보면서 행정의 흐름을 조금씩 알아갔고 지방의회의 중요성을 느꼈다.

이 때문에 그는 집에서 부엌일을 하면서도 냉장고에 A4지를 붙여두고 라디오 뉴스 방송을 듣다 광주시정이나 관심있는 이야기가 들리면 곧바로 메모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또 신문을 버리기 전에 꼭 스크랩을 해왔다. 그렇게 보관하고 있는 신문스크랩 분량이 라면박스로 2박스다.

"솔직히 처음에는 의회와 집행부가 형님동생 사이로 보였다. 또 의원들은 중요한 광주시정을 다루는 회의를 하다 핸드폰 통화를 하기도 하고, 특히 무슨 선거때만 되면 지구당 월례회의나 당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정회 때 나가서는 아예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가 모니터 활동을 하면서 지켜본 의원들의 모습이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의원들이 시정에 대해 챙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나 자료가 아닌 현장 방문을 통해 문제점을 챙기고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려는 열린 자세도 개선된 점이라고.

그러나 "여전히 특권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말로만 시민의사 반영한다고 하면서 집행부의 거수기가 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 시금고조례 부결과 경륜장 유치동의안 가결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집행부에 비굴하지 않고 영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가 말하는 최근의 광주시의회의 안타까운 면이다.

"시의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시정에 대해 공부하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그는 지난 96년 통장을 맡아 마을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체험했다.

사실 그가 YMCA시정지기단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바로 96년 첨단지구로 이사하면서 '통장' 일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통장 일을 하면서, 주민들이 쓰레기 무단 투기로 인해 초래된 '쓰레기처리 비용' 문제를 '주말농장'을 제안해 해결하기도 했고 '주민문고'를 만드는 등 '아파트공동체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처음 YMCA 시민사업부·시민중계실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방문판매 때문에 피해를 본 주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YMCA에서 열었던 소비자상담 교육을 받으면서다.

그는 통장을 하면서 바빠졌다. 통장이란 자리를 행정의 보조적 역할자로만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통장을 하면서 광산구의회로 하여금 적십자 회비 모금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필요없는 통장의 일을 없애면서도 첨단중학교 학생 배정문제를 이슈화 해 문제해결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이러다보니 잠깐만 들어도 그의 이력은 많다.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참교육학부모회 임원으로 또 광산구 주민자치대학 '좋은동네 만들기'와 교통환경 관련 단체 강사도 맡아왔다.

이렇게 그가 바빠진 것은 "참여하지 않으면서 불만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의회, 집행부 거수기 된 듯... 지역 갈등문제 완충역할 해야"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런 활동들이 시정지기단과 인연을 맺게 했지만, 시의회를 모니터하면서 얻은 노하우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고, 그의 활동은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그래도 그가 가장 고마운 사람은 남편과 두 아들이다. "남편이 '누군가는 이런 일을 해야 사회가 변화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이 온다'고 말한다. 두 아이들도 참 고맙다. 가족들의 후원이 활동하는데 원동력이다."

이제 그는 다른 분야의 활동보다는 시의회와 광산구의회 모니터에 시간을 쏟고 있다. 7년 동안 시의회 모니터를 해온 그는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의정활동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시민들의 참여가 없으면 개혁도 혁신도 할 수 없다. 자기 지역문제에 대해서 감시역할을 하고 주민들이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요구해야 한다"고 시민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그는 시의원이 다음과 같이 활동하기를 바랬다.

"아직 의원들이 시민의 뜻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사실 시민들이 의회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의원들의 활동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면과 토론하고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추진하니까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이다. 회기가 없으면 주민들 찾아다니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편하게 일하다보니 나쁜 결과를 만들고 완충역할을 해야할 의원들이 지역문제를 야기시키는 경우도 많다."

다음은 봉정선씨와의 일문일답.

- 오랫동안 시의회모니터 활동을 하고 있다. 쉬운 일만은 아닐텐데.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한다. 의원이나 공무원들이 예산편성하는 과정을 지켜봄으로써 필요한 부분에 사용하게하고 낭비예산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예산절감 효과를 가져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활동으로 수십억은 벌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모니터하면 돈을 주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7년동안 수십억 벌었다'고 말한다. 모니터 활동은 결국 시민들이 함께 돈버는 것이다."

- 시의회 모니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니터를 하지 않으면 의원들이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회의수당은 받아간다. 이건 아주 작은 부분이다. 그런데 이를 크게 생각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무슨 선거가 있으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얼굴만 비치고는 서울에 있는 행사에 갔다온 경우도 많았다. 시정을 몰라도 그 의원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보는 것도 그들에게 압력이 되고 그 분에게 힘이다. 의원들이 모니터하는 것을 두고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것이 모니터가 필요한 이유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잘못된 시의회와 집행부간의 유착관계, 예산나눠먹기 등을 지적하는 활동이 중요할 것이다."

- 모니터 하면서 시의회가 변하는 모습을 봤을텐데.
"변하기는 많이 했다. 처음에는 시의회와 집행부가 형님동생 사이로 보였다. 드러내놓고 그런 모습을 보이곤 했다.

괄목할만한 것은 예전에 시의원들은 건설용어 등 전문 용어를 몰라서 공무원들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잦았는데 지금은 의원 스스로가 자료 준비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이전에 비하면 권위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것에 한한다면 그렇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 가장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의원들이 시민의 뜻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로만 반영한다고 한다. 지방자치 발전을 부르짖는 의원들이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시민의식은 발전하고 있는데 의원들은 변화지 않는다. 시민과 함께 토론하고 시민의 뜻을 정확히 읽고 시민의사를 반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 시의원들은 집행부의 거수기가 된 듯하다.

예를 들면, 시금고조례 부결과 경륜장 유치 동의안 가결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시의회가 집행부의 사업추진 논리에 따라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최근에 시의원에 대한 불만 여론이 많다.
"경륜장 반대 동의안 통과 때 시민단체가 본회의장 입구를 가로막았다. 당시 한 의원이 우리는 주민들이 회의를 할 수 있는 특권을 주었다고 말했다. 어느 누가 특권을 주었느냐. 이런 인식은 주민들 위에 올라서서 대의민주주의를 저버리는 것이다. 화가 났다.

집행부에 비굴하지 않고 영합하지 않는 의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러기 위해서는 첨예하게 대립되는 문제와 시민에게 시급한 문제에 대해서는 의회가 계획서를 잡아서 주민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참여는 하지 않으면서 불만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이제 이런 자세를 바꿔야한다. 모니터 활동에 대해서 잘 모르고 무관심한 것이 사실인데, 시정에 대해서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때 만이 지방자치는 물론 지역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시민단체들이 이런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활동할 수 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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