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KBS 흔들기' 공방이 KBS와 <조선일보> <동아일보>의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신문권력'을 조명한 특집 다큐멘터리가 방영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KBS PD들의 취재·구독거부 대상이 된 조선·동아 두 신문이 프로그램의 성격상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KBS는 9일 오후 특별기획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신문, 누구를 위한 권력인가' 편을 오는 11일(토) 밤8시 1TV를 통해 방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S는 일련의 논란으로 인해 방영시기에 대한 이견도 있었지만 애초 계획대로 편성하기로 했다.
황용호 책임PD는 "우리 사회 제4의 권력이라고 할 정도로 '신문권력'이 막강해졌다"면서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언론의 역할로 정당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황 PD는 "이번 주제는 두 달전에 기획된 것으로 최근 사태와 관련이 없는데다 상황 때문에 일정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신문, 누구를 위한 권력인가'는 1970년대 박정희 정권부터 5공·6공·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신문이 한국사회 민주주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조명하게 된다.
또 신문이 스스로 권력이 된 과정과 신문이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 그로 인한 문제점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민주 사회의 조건, 바람직한 신문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를 모색한다는 게 제작진의 취지이다.
KBS가 공개한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크게 일부 신문사와 정권과의 은밀한 뒷거래, 햇볕정책 보도, 지역주의 부추기기, 신문권력의 성장과정, 신문의 과제와 미래 등으로 나뉜다.
'신문, 누구를 위한 권력인가'는 전직 고위 정부 각료와의 인터뷰를 통해 00일보가 자신들이 소유한 토지를 사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던 사실과 신문사 퇴직 간부들의 공기업 인사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9월 조선·한국일보 등이 보도한 노무현 대통령의 호남비하 발언의 진실도 추적한다.
또 최근 물의를 빚은 <동아일보> 6일자 'KBS 오락프로 김일성 시계 미화' 보도 이면도 파헤치고 있다.
<동아> 기사에서 "공영 방송인 KBS가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이 많이 보는 오락프로그램에까지 북한을 간접적으로 미화하는 내용을 내보낸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적인 발언을 한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신문, 누구를 위한 권력인가'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본 적도 없이 기자가 전해준 정보만 듣고 취재에 응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언론학자, 시민단체 관계자, 전직 고위관리, 전직 언론인 등 40여 명의 심층인터뷰를 통해 신문권력의 문제, 정치권력과 신문의 합리적인 관계, 신문의 과제와 미래 등도 조명한다.
프로그램에서 각 신문사의 이름이 실명으로 방영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황 PD는 "편집과 자막, 변호사 자문, 전체 흐름 검토 등의 과정이 아직 남아 있다"며 "해당 과정을 거치면서 실명보도 여부를 포함한 최종적인 방송내용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가 언론을 주제로 다루는 것은 지난 8월 16일 '8.15 기획 일제하 민족언론을 해부한다' 편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