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참교육학부모회 회원을 대상으로 했던 이날 강의 모습
참교육학부모회 회원을 대상으로 했던 이날 강의 모습 ⓒ 정선미

요즘은 WTO의 쌀시장개방 압박과 맞물려, 우리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 9일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 10월 월례회 특강의 강사 천규석(대구한살림 공생농두레 이사)선생은 이날 △현대의학의 오류 △현대영양학의 허구 △좋은 먹거리, 생명식 5대원칙 등으로 강의했으며, 강의 이후 기자가 몇가지 질문을 덧붙였다.

"심장펌프설은 현대의학 오류의 예"

강의를 시작하면서 천규석 선생은 "현대의학은 많은 오류를 범했다"면서 그 예의 하나로 심장박동설을 비교적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그것은 심장 스스로가 영구적으로 박동하고 펌프질한다는 학설이다.

그러나 "이세상 어떠한 생명체도 외부로부터 아무런 도움없이 혼자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활동하며 기능하는 것은 없다"며 심장박동설의 오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심장박동설을 주창한 사람은 절대왕정 시대 영국왕의 주치의였다. 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환경에 영향을 받아 선입견을 갖기 마련이고 그 선입관은 심장박동설로 나타났다. 심장은 왕으로, 혈맥으로부터 뻗어나온 수억개의 혈관은 국민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절대왕정 시대의 왕의 주치의는 충분히 그런 학설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체내에서 심장을 떼내 체외에 두어도 심장이 스스로 박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생선회를 뜰 때, 내장을 꺼낸 후에도 생선의 몸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현상이다."

생명체 내부의 상호의존과 협력

천규석 선생
천규석 선생 ⓒ 정선미
천규석 선생은 "자기 주먹만하다는 심장, 그 심장의 1/4정도가 좌심실이며 그 작은 심장에서 51억개나 있다는 0.0013mm 굵기의 혈관으로 혈액을 밀어내는 것은 수력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학계가 밝혀냈다고 했다.

"심장박동설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18만파운드(8만2천킬로그램)의 압력이 필요한데 실제 연구결과 밝혀진 심장의 힘은 1파운드(454그램)도 밀어내는 힘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심장박동설은 여러 학자들에 의해 '모세혈관의 흡입설(삼투작용)'로 대체되고 있는 중이다, 미약하게나마 심장이 혈액을 밀어내고 모세혈관이 당기는 원리가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체는 모든 기관이 협력해서 역할을 해내는 것이지 심장 혼자서 모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모세혈관도 마찬가지라서 심장 없이는 혈액순환을 할 수 없다. 생명이라는 것이 이렇게 상호의존적이다. 절대로 독자적일 수 없다."

미군정 시기엔 '밀가루가 영양좋고 키큰다' 소문

이어서 천규석 선생은 "미국 원조로 밀가루 수입을 할 때 밀가루를 먹으면 키가 크고 영양이 좋다는 소문이 횡행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당시 "밀가루를 많이 먹으면 미국인들처럼 키가 큰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서 요즘의 먹거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요즘은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유에 대해서도 낙농업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할 말이 많다"면서 "사람이 사람젖을 먹어야지 왜 소젖을 먹는가, 그것부터가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를 키울 때 요즘은 죽은 동물의 뼛가루부터 차마 먹지못할 많은 것이 사료로 들어간다. 소는 젖을 생산해낼 때 그 사료로 젖을 만들어내지 않는가. 실제로 우리가 먹는 우유는 소젖만이 아닌 것이다."

3대 영양소 대신 생명 3요소 '비타민C, 엽록소, 배아'

또 천규석 선생은 제도권 공교육에서의 영양학 교육의 허구를 소위 3대영양소라고 불리우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이 세가지 안먹으면 살 수 없는가? 풀만 먹고 사는 짐승들, 스님들이 어떻게 사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무언가 한가지만 제대로 먹어주면 좋은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체안에서 알아서 만들어낸다. 생명체는 신비로운 것이다. 육식하는 사람이 노력하면 채식하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것도 우리 몸이 그런 신비로운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기 한점 먹지 않고도 장수할 수 있다."

그래서 먹거리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영양 3요소 대신에 '생명 3요소'를 이야기한다고 한다. '비타민C, 엽록소, 배아(씨눈)'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이파리 안에는 비타민C도 들어있고 엽록소도 들어있다. 배아에는 모든 영양과 영양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생명요소들이 들어있다"고 설명하면서 "요즘에는 사람들이 배아를 먹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현미는 먹기 싫지만 배아를 먹으려고 씨눈만 빼놓은 것을 파는 사람, 사먹는 사람도 있더라. 사람들이 약았다"고 힐난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좋은 생명식, 먹거리 5대원칙

강의의 막바지에 이르러서 천규석 선생은 좋은 생명식을 위한 먹거리 5대 원칙을 제안했다.

"첫째, 자연상태로 자란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인공을 가한 것이라면 당연히 덜 가해진 것이 좋다. 둘째, 아무리 자연상태로 자란 좋은 식자재라도 조리단계가 덜 복잡한 것이 좋은 것이다. 셋째, 계절음식, 제철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하우스 재배의 확산으로 계절음식, 제철음식의 개념이 상당부분 사라졌지만 그래도 계절음식, 제철음식이 좋다. 넷째, 이것저것 먹지 말고 소식하라. 다섯째, 완전식이 좋다. 채소도 뿌리까지 모두 다 먹는 것이 좋고, 생선도 살과 뼈 모두 먹는 것이 좋다."

특히 5대원칙 중 완전식을 먹으라는 마지막 원칙에 대해서는 이렇게 덧붙였다.

"완전식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이 언제(계절에 상관없이), 어디서(세계 어느곳에서나) 먹어도 몸에 해롭지 않고 좋은 것'을 이름이다. 주식으로서 완전식으로 증명된 것이 바로 '쌀'이다. 부식은 된장과 김치가 완전식이라고 한다. 서양에서 동양식을 따르라고 조언하고 있다. 된장과 김치는 우리 조상들이 신체를 통해서 실험을 해온 것이라서 더없이 믿음직하다."

"소농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

끝으로 천규석 선생은 "농민회를 통해서나, 아니면 도-농간 직거래를 통해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하고 소비자는 좋은 우리 농산물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간 상인이나 기업농이 아무리 큰 수익을 남겨도 결국 그 이익은 시장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소농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고 주장했다.

이날 특강을 기획한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 문혜선 지부장은 "평소에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잊고 지냈던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줬던 강의였던 것 같다"면서 "도-농간 직거래나 농민회를 통한 직거래를 현실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대안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천규석 선생의 말에 동의했다.

"WTO와 싸워서라도 안되면 시민운동·주민운동으로"
먹거리와 농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 시급

전라남도의 학교급식조례 제정 성공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급식관련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고 지역에서도 '학교급식조례제정대구운동본부'가 출범, 발빠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천규석 선생은 학교급식을 통해서 우리 농촌을 살리는 방도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전남에서 최근 제정된 급식조례 내용을 들여다 보면 '지정업자'를 통해 식자재를 납품하게 돼 있는데 이는 또다시 '지정업자'의 배를 불리게 하는 것이라면서 '도-농간 직거래'를 통해 식자재를 납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교와 마을이 자매결연 형식으로 관계를 맺고 학생들이 농촌을 방문하여 농민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게 되면 그 아이들의 눈빛을 본 사람이 어떻게 몸에 나쁜 농약을 많이 사용하겠는가. 꼭 유기농이 아니더라도 농사짓는데 더욱 정성을 들일 것 아닌가.

급식조례에 '우리농산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 우리가 의지있다면 WTO와 싸워서라도, 싸워서 진다면 시민운동 주민운동을 통해서라도 농업을 살리는데 노력해야할 것이다. 우리만의 힘으로도 가능"하다고 했다.

또 천규석선생은 "그동안 농민들의 희생으로 도시의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었다"면서 "외국산 쌀이든 농산물이든 값싼 가격으로 들어올 것이 뻔하지만 의식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무도 농사를 지으려 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외국에서 값싼 농산물을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믿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