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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두바퀴가 멈추지 않고 계속 굴러가야 넘어지지 않는다. '앞서가는 자전거시민의식'과 '선진 자전거정책' 또한 두개의 바퀴로 쉼없이 달려나갈 때 비로소 자전거도시로서 쌓아온 명성이 무너지지 않는다. 사진은 자전거를 타고 상주시내를 달리고 있는 상주시민들 모습.
자전거는 두바퀴가 멈추지 않고 계속 굴러가야 넘어지지 않는다. '앞서가는 자전거시민의식'과 '선진 자전거정책' 또한 두개의 바퀴로 쉼없이 달려나갈 때 비로소 자전거도시로서 쌓아온 명성이 무너지지 않는다. 사진은 자전거를 타고 상주시내를 달리고 있는 상주시민들 모습. ⓒ 상주시청
따라서 자전거이용 시민들은 다른 차량과 마찬가지로 교통신호나 통행구분의 표지에 따라 주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를 준수하는 시민들은 거의 없다. 시민들은 자전거는 어디든 맘대로 누비고 다닐 수 있는 맛에 탄다고 한다. 사람만 다녀야할 인도 등 다닐 '길이 아닌 길'도 몰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자전거 이용시민의 특권'으로 착각하고 있는 데 문제가 있다.

자전거를 세울 때도 아무 곳이나 주차한다. 자전거 보관대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가로수에 자전거를 묶어두는 시민도 있다. 자전거는 분실하기 싫지만 '분실된 시민의식'을 찾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이같이 실종된 시민의식으로 8049대의 자전거보관대를 설치해 놓은 시당국에 보관대가 적다고 어떻게 불평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상주시의 경우 잘못된 자전거 행정으로 자전거를 타는 질서도 흩뜨리고 있다. 인도 위에 만들어진 자전거전용도로만 봐도 그렇다. 시당국이 인도 위에 선을 그어 자전거전용도로로 내놨으나 도로교통법상 이곳은 엄연히 인도다. 별도의 도로부지를 확보, 자전거전용도로를 개설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도에 자전거전용도로를 설치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주시는 "별도의 전용도로를 설치할 만큼 도로폭이 넓지 않아 인도 위에 자전거도로를 마련하는 등 도시계획이 무시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상주는 자전거이용 시민과 보행자 모두에게 편리하게 되어있고, 자전거 교통분담률이 45%에 달하는 네덜란드의 델프트 시같은 세계적인 자전거도시로 탈바꿈할 수 없단 말인가.

아니다. 네덜란드 남부 중소도시 델프트 시는 전주민 9만6천여 명이 10만여 대의 자전거를 이용하는 자전거 도시로 변하기 전에는 자동차 과포화 상태에 따른 대기오염 등 도시문제를 똑같이 안고 있었다.

1979년부터 대기오염과 교통혼잡에서 델프트 시를 구해내기 위한 당국의 주도면밀한 '자전거타기 프로젝트'는 자동차를 줄이는 대신 자전거를 늘리는 등 델프트 시를 확 바꿔 놨다. 델프트시는 시내 주차시설을 축소하고 도로변 주차시설을 유료화하는 등 획기적인 주차행정으로 자동차가 도심으로 유입되는 것을 억제했다.

한편 자전거도로망을 확충하는 등 자전거 활용대안을 속속 내놓으면서 자연스레 자전거 이용을 늘려나가 자전거타기를 일상생활로 정착시킨 것이다.

물론 이같은 자전거 정책이 주효할 수 있었던 것은 델프트 시의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전거를 통한 환경교통정책에 호응한 시민들의 '선진의식'이 자전거 '선진도시'를 낳았다.

상주시도 아직 늦지 않았다. "도로가 좁아서 별도의 자전거전용도로를 낼 수 없다"는 시공무원의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 상주지역에 맞는 자전거정책을 세워 소신껏 추진할 수 있도록 공무원 해외연수 등을 확대해 델프트 시에 가서 배워오라.

자전거는 두바퀴가 멈추지 않고 계속 굴러가야 넘어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앞서가는 자전거시민의식'과 '선진 자전거정책' 또한 두개의 바퀴로 쉼없이 달려나갈 때 비로소 자전거도시로서 쌓아온 명성이 무너지지 않는다. 상주에서는 언제 한번 자전거를 타고 맘껏 달려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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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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