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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일간지 대부분이 13일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시기를 대부분 '내년 1월설'로 대거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배달판에서 '연내실시'로 바꿔 보도했다.
주요 일간지 대부분이 13일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시기를 대부분 '내년 1월설'로 대거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배달판에서 '연내실시'로 바꿔 보도했다.
13일자 주요 일간지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시기를 대부분 '내년 1월설'로 보도한 가운데 노 대통령이 13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시기는 12월 15일을 전후로 실시하며, 일체의 정책적 사안과 연계하지 않겠다"고 밝혀 결국 조중동, 방송 등 거대언론들이 대거 오보사태를 낸 셈이 됐다.

노 대통령의 '재신임 선언' 이후 그 시기와 방법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내년 4월 총선 등 정치일정과 국민투표의 법적 문제 등이 맞물려 있어 정확한 시기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10일 노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재신임 문제를 거론한 이후 다음날(11일, 토) 내각과 청와대 수석 등 정부 핵심인사들의 사의표명과 철회, 어제(12일, 일)는 다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브리핑이 주요 사안으로 취급되면서 이 사안에 대해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결국 허를 찔렸다고 할 수 있다.

12일 오후 <연합뉴스>는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통화를 바탕으로 재신임 시기와 방법을 추측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당시 분위기만 해도 청와대측은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해 보자는 것이 공식적인 반응이었다.

결국 오늘(13일자) 주요 일간지와 방송들은 재신임 국민투표는 '내년 1~2월, 정치개혁안과 연계' 등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는 오늘 노 대통령의 전격 발언으로 일거에 오보가 되고 말았다.

한편 중앙 일간지 가운데 <조선일보>만 겨우 오보를 면했다. <조선>도 당초 초판에서는 '노대통령 재신임묻는 국민투표 위헌논란속 내년 2월 추진'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은 배달판에서 유인태 정무수석의 말을 인용, '노 대통령 재신임 묻는 국민투표 이르면 연내실시 검토'로 고쳐 보도하면서 막판에 겨우 오보를 면했다.

이 기사를 작성한 신정록 기자는 1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책연계는 청와대가 애초부터 계획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연합뉴스가 12일 전체 흐름을 다룬 기사에서 일부를 잘못 보도했는데, 이를 다른 언론들이 받아쓰면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기자는 이어 "국민투표 시기 문제는 상황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었고 청와대도 이런저런 검토를 다 했을 것이다"며 "다만 4월 총선 전후로 치르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이나 법률 사항, 국정운영 공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내년 1월설이 유력하게 나왔고 연내설도 그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2일 밤 늦게 "(국민투표)연내 실시도 검토한다"는 유인태 정무수석의 발언이 나오면서 <조선>은 '연내 실시'로 기사를 고쳤다.

<조선일보> 편집국의 한 관계자는 "다른 기자들도 유 수석의 얘기를 같이 들었기 때문에 다 쓸 거라 생각했다"면서 "정치인이 우회적으로 얘기하면 무슨 말인지 해석하는 게 기자들인데 왜 안 썼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일간지의 한 청와대 출입기자는 "마감이 임박해 청와대 등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많았다, 유 수석이 만취된 상태에서 '연내실시'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사실 크게 주목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조선일보는 초반부터 국민투표 시기에 대해 관심을 보였는데 다른 언론사는 관심을 덜 보였기 때문인 듯하다"는 해석도 곁들였다.

또다른 한 일간지의 정치부 기자는 "민감한 사안이라 실제로 변동이 많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연내실시' 검토가 밤 늦게 확인이 되면서 최종 배달판에 일부 싣기는 했는데, 어떻게 보면 각 사의 취재력이 드러난 경우라고 볼 수도 있다"고 평했다.

다음은 오늘자 주요 일간지(서울지역 배달판 기준)에 실린 관련 보도 제목이다.

- 노대통령 재신임묻는 국민투표 이르면 연내실시 검토 (조선일보)

- 청와대 국민투표 내년 2월 검토 (중앙일보)
- 청와대-신당 "내년 1,2월 혹은 총선과 동시" (동아일보)
- 국민투표 내년 1월 유력 (한겨레)
- 청와대 "1월중순 단순신임 묻는 국민투표로" (경향신문)
- 노대통령 재신임 국민투표 "이르면 내년 1월 유력" (한국일보)
- 재신임투표 정치개혁과 연계 1월말 실시 검토 (대한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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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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