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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에서 주최한 제2차 정치개혁토론회 '정치부패 근절을 위한 정치자금 투명화 방안' 발제자로 나선 천정배 의원.
통합신당에서 주최한 제2차 정치개혁토론회 '정치부패 근절을 위한 정치자금 투명화 방안' 발제자로 나선 천정배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SK 비자금 건에 연루돼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통합신당 내부에서 대기업 위주의 후원금 수수관행 근절을 촉구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정배 통합신당 의원은 15일 '정치부패근절을 위한 정치자금 투명화 방안' 제2차 정치개혁토론회 주제발표에서 "우리가 지난 대선을 전후해 SK그룹으로부터 25억 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는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을지 모르지만 과연 대기업 집단으로부터 거액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이같은 관행에서 벗어날 것을 조심스레 촉구했다.

이를 위해 천 의원은 대가성이 없는 자금이라 할지라도 후원금 기부한도를 중앙당의 경우 연간 1000만 원으로, 개별 정치인의 경우 연간 300만 원으로 대폭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통합신당부터 계획만 할 것이 아니라 당장 실천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같은 천 의원의 주장은 최근 법인의 기부한도액을 초과해 SK그룹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이상수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정치자금과 관련한 '위법행위' 뿐 아니라 '편법행위'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도록 스스로를 엄격히 다스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정치자금법 투명화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당내 일부 의원들을 겨냥한 압박용 카드로도 풀이된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 ⓒ 오마이뉴스 이종호
천 의원은 또 지난 대선자금과 관련한 논란의 여진이 남아있다고 판단, "대선자금에 대해 추가로 밝힐 것이 남아있다면 이를 고백해야 한다"며 대선자금 2차 공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9월 30일 선거대책위 출범 이후 대통령 선거일까지의 선거자금 수입·지출 내역을 지난 7월에 공개한 바 있지만 요즘 와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비롯해 고위당직자, 공직선거후보자 등 정치인의 재산형성과정을 소명·공개하는 방안도 도입해야 한다고 천 의원은 주장했다. 그는 "최초의 소득원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재산의 취득경위 등을 포함해 기재하고 소명자료를 첨부해 이를 공개해야 한다"며 "신당에 들어와 같이 하려는 분도 이를 지키지 못하겠다면 죄송하지만 다른 당을 찾아갔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천 의원은 끝으로 정치자금 투명성 방안을 위해서는 "선관위 안, 부패방지위원회의 안, 시민단체의 안을 전폭 수용하면 된다"면서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수진 교수 "불법정치자금 고해·고백하고 대통령이 사면하면 될 것"

이같은 천 의원의 견해에 대해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추가적인 보완사항을 주문하기도 했다.

주제발표자로 참석한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통합신당이 안풍 자금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는데 자기 것을 두고 남의 것만 하자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여야 함께 모든 것을 조사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 ⓒ 오마이뉴스 이종호
그는 또 12월까지 정치관련법의 개정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통합신당이 총선과 더불어 국민투표를 하자고 이슈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는 최도술씨 SK 비자금 사건을 언급하면서 "송두율 교수의 처리방식이 원용될 필요가 있다"며 "일단 모든 것이 낱낱이 밝혀져야 개혁의 요구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고백·고해를 하되 여야를 불문하고 법률적 처벌을 받지 않도록 대통령이 강력히 사면의지를 밝히면 된다"는 대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장유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시민단체는 김근태 의원이 양심고백을 했을 때 정치자금의 투명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적극 지지를 보냈다"며 "정치자금문제와 관련해서는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고 우직하게 나갈 때 시민단체나 국민이 보고 믿고 따라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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