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평화축전에 참가하는 북측 참가단이 23일 오전 10시 40분께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을 참가단장으로 한 북측 참가단은 당초 예정보다 20여분 빠른 오전 10시 40분께 고려항공편으로 제주에 내렸다.
북측 참가단에는 전금진, 김완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대남전문가'로 알려진 고위급 인사를 비롯해 정성옥, 계순희 등 명예손님 등 예정된 참가단이 찾았다.
남측의 이봉주와 함께 뛰게 될 마라톤 함봉실과 여자축구 리금숙 등 유명 체육인 등도 포함됐다. 예상대로 북한 예술단과 취주악단은 오지 않았다.
북측 참가단은 바로 숙소인 라마다프라자제주 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풀었으며, 오후 12시 30분부터 열리는 환영오찬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북측은 제주국제공항에서 도착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오찬 이전에 남측 조직위와 체류 동안의 일정을 비롯 성화 합화식 시기 등의 실무협의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차원 첫 교류행사로 치러지는 이번 축전행사에 북측은 당초 184명의 참가단에서 축구선수단 6명을 추가, 북참가단은 모두 190명으로 늘어났다.
추가 선수단은 남·녀축구 총감독 최수민, 남자축구선수 라철민과 문인국, 여자축구선수 김영해, 김성희, 계영순 등 6명이다.
참가단은 서귀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북측 문화예술 전시회에 참가한 후 오후 6시 50분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평화콘서트'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23일 오전 민족평화축전 참가를 위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북측대표단은 이날 도착성명을 통해 "우리 일행을 혈육의 정으로 따뜻하게 맞이해준 제주도민과 남측 축전조직위 관계자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며 "나라의 평화를 지키고 통일을 이룩하려는 우리 겨레. 우리 민족의 지향과 의지를 담아 제주의 하늘가에 더 세차게 타번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 '평화 섬' 제주, '행여 반북시위 벌어질까' 촉각 | | | 북측 '불미스런운 일 없게 해달라' 통지문 | | | |
| | ▲ 북한 선수들이 숙소인 라마다 호텔로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직접 갖고 온 '한반도기'를 흔들고 있다. | | 북한 참가단의 제주 방문과 함께 국정원과 경찰측은 자칫 일부 보수단체의 '반북시위'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 북한기자단과 충돌을 일으켰던 일부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이 23일 오후 배편과 항공편으로 제주를 찾을 것이란 첩보가 경찰에 입수돼 긴장하고 있다.
북, '자극행위 막아달라'
23일 축전 조직위는 "도착 전날밤에 북측이 '북측 대표단이 체류하는 동안 불미스런운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통지문을 남즉 조직위에 보내왔다"고 발표, 북한이 보수단체의 반북시위에 대해 상당히 민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는 "북측 통지문에는 대구유니버시아드 당시 북한기자단과 보수 시민단체가 충돌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함께 최근 보수단체가 집회를 통해 북측을 자극한 행위 등을 예로 들었다"며 "철저한 재발 방지를 당부하는 등 보수(단체) 집회 문제를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보수단체들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파병반대' 움직임을 비난하면서 인공기 등을 불태우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극우 보수단체, '제주 얼마나 올까?'
실제 지난 대구 U-대회에서 '이념 갈등' 파문의 주역인 '민주참여네티즌'과 모 지방 교인 등으로 구성된 극우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이 23일 배편과 항공편으로 제주를 찾을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보수웹진 인터넷 '독립신문'까지 상황에 따라 제주를 찾겠다는 입장을 밝혀 '남남 갈등'까지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제주지역 보수단체까지 참여하는 자극 행위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위와 정보 당국은 '평화의 섬' 제주에서 보혁간 '남남 갈등'이 재현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제주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보수 단체의 집회 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상당부분 민감한 문제로 남아있는 상태"라며 "도내 시민단체 역시 보수 단체를 자극하는 행위를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정원·경찰 경호 및 사전 '마찰' 차단...'비상'
북한 참가단 경호를 맡고 있는 국정원측과 경찰당국은 상당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더욱이 반북시위가 발생했을시 마땅히 이를 차단할 법적근거가 없는 경찰측에서도 사실상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경비를 맡은 경찰 한 관계자는 "남측 사람들간 대립이 자칫 평화축전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평화와 화합이라는 축전 취지에 맞춰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서로 자극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직위와 관계 당국은 "시민들에게 북측을 자극하는 행위를 삼가해 줄 것을 각계 단체에 당부하고 있다"며 "축전에 맞춰 제주도에 내려올 것으로 알려진 보수단체 관계자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양김진웅 | | | | |
다음은 북측대표단 제주도착성명 전문.
제주도민들과 남녘의 동포 여러분!
우리 대표단은 <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에 온 우리 대표단 일행을 혈육의 정으로 따뜻이 맞이하고 열렬히 응원해준 제주도민들과 남측 축전조직위원회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제주도민들과 남녘동포들에게 보내는 북녘인민들의 뜨거운 동포애적 인사를 전하는 바입니다.
민족사의 갈피마다에 지을 수 없는 자욱을 새겨온 제주도에서 북과 남의 체육인들과 각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성대한 체육문화축전을 펼치는 것은 민족공조로 <우리 민족끼리>의 시대를 장식하는 또하나의 커다란 경사가 됩니다.
이제 백두와 한라에서 타오른 축전봉화는 핏줄도 하나, 언어도 하나, 역사와 문화도 하나인 우리민족의 단일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민족의 힘과 지혜, 슬기를 합쳐 나라의 평화를 지키고 통일을 이룩하려는 우리 겨레, 우리 민족의 지향과 의지를 담아 제주의 하늘가에 더 세차게 번지게 될 것입니다.
그 불빛 아래서 우리들은 분단의 장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갈라져 살아온 북과 남이 더 큰 하나로 합쳐지는 장쾌한 순간을 몸과 마음으로 더욱 뜨겁게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북축대표단은 통일의 사절로서 축전장에서 제주도민들, 남녘의 형제들과 혈육의 정을 더욱 두터이하여 축전의 성공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우리 북측대표단은 통일의 사절로서 축전장에서 제주도민들. 남녘의 형제들과 혈육의 정을 더욱 두터이하며 축전의 성공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제주도민들과 남녘동포여러분들이 축전의 성과적 보장을 위하여 우리와 보조를 같이함으로써 평화와 통일로 향한 시대의 흐름에 이바지하게 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 10. 23. <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 북측 대표단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