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결과 괄호 안 병기역명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민의견이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우세하게 나타났다. 만20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주민투표에는 당초 시가 작성한 선거인명부 1만명보다 9천56명이 더 많은 총 1만 9056명이 참여했다.
질문을 2개 항목으로 나눠 실시한 이번 투표에서 1번 항목 ‘수용여부’에 대한 결과는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51.7%(9천8백58명)로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 41.2%(7천8백47명)를 앞질렀다. 무효표는 1천3백51명(7.1%).
수용에 표를 던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병기역명 선택을 묻는 2번 항목 투표결과는 5천3백48표(54.3%)를 획득한 ‘온양온천’을 선택한 시민이 월등하게 많았으며, ‘아산신도시’가 3천5백37표(35.9%)를 획득, 2위를 차지했다. 다음이 ‘현충사’(3백74명·3.8%) ‘기타’(5백98명·6.1%)순.
투표 결과에 따라 아산시는 1·2위를 차지한 역명을 건교부에 병기 명칭으로 복수 추천할 예정이다. 당초 ‘명소’ 또는 ‘사적지’ 명칭을 병기역명으로 전제한 건교부가 이번 아산 시민들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아산시의 주민투표는 전국 최초로 실시되어 안팎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소지역 단위 주민들의 현안문제를 위한 주민투표는 4차례 정도 선례가 있으나 이번 아산시의 역명 관련 주민투표처럼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현안을 가지고 주민투표를 실시한 것은 전국 최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아산역’ 관철의지 꺾은 것 아니다 | | | 강희복 아산시장 아산역명 관철 다짐 | | | | 강희복 아산시장은 이번 주민투표와 관련 “당초 목표보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한 것은 경부고속철도 역사 명칭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번 결과는 건교부의 요구조건을 전격 수용한다는 뜻이 아니라 ‘아산역’을 되찾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아산을 대표할 수 있는 명칭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절차상 하자가 있는 행정행위는 당연히 무효”라며 “권한쟁의 소송 등‘아산역’명 관철을 위한 노력은 계속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주민투표, 주민 시정참여 계기 마련
다수 시민 시정참여 동기부여는 긍정...의견수렴 실패 평가
시가 실시한 이번 고속철도 병기역명 관련 주민투표에 대해 다수 시민들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준비부족으로 제대로 된 주민의견 수렴이 안 됐다며 주민투표에 대한 실패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대체로 이번 투표에 대한 긍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시민들은 그동안 주민들의 목소리나 의견이 사실상 배제된 채 관 주도 형태의 아산역명 관철 투쟁이 이뤄져 온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으나, 이와 비등하게 이번 주민투표를 계기로 시민들이 시정에 직접 참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22일(수) 개표장을 찾은 일부 공무원들과 대부분 취재진들은 “아산역 관철 실패가 주민의견이 배제된 시와 투쟁위원회의 일방통행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시점에서 뒤늦게나마 시민들에게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 들일만 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이번 주민투표가 시정 잘못을 주민들에게 전가하려는 차원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며 “이와는 별도로 역명 관철 실패에 대한 시의 책임은 분명히 가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표소와 개표장에서 만난 시민들 대부분은 “시민들의 시정참여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며 “이번 참여 유도가 시의 잘못을 지적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임기응변식 시정으로 끝난다면 앞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시정참여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