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민족평화축전을 계기로 남북이 함께 참여하는 '통일(평화)마라톤' 개최와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김원웅 이연택 축전 공동위원장은 이번 북측 고위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화해를 위한 제언을 잇따라 제기, 북측의 수용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라-백두 통일 릴레이 마라톤' 열자
민족평화축전조직위 김재윤 대변인은 25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측 고위당국자에게 '평일마라톤' 개최를 제기했다"며 "북측은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순수한 남·북민이 참여하는 릴레이 마라톤은 가령 판문점에서 만나는 '통일 마라톤'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안은 먼저 북측 참가단이 도착한 지난 23일 라마다프라자호텔 제주에서 열린 오찬에 앞서 한완상 경제부총리가 남북 고위급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북녘 동포들은 한라산에서 출발해 북으로 달리고, 남녘 동포들은 한라산에서 북쪽까지 달려가는 소위 '통일 릴레이 마라톤'을 여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어 김원웅 공동위원장은 이날 오후 북한감귤보내기운동을 벌인 (사)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가 마련한 만찬 자리에서 '통일 마라톤 또는 평화마라톤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과 전금진 조국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급 관계자는 "민족화해와 단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8 북경 올림픽 때 남북단일팀 만들자'
이와함께 제주도 민족평화축전 공동조직위원장인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은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25일 조직위 관계자는 25일 "어제(24일) 개막식 및 여자축구대회가 끝난 후 제주월드컵경기장 VIP룸에서 가진 자리에서 이 위원장이 방문일 북측 체육단장(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에게 '내년 아테네 올림픽 단일팀 구성은 시일이 촉박하기 때문에 당장 추진이 힘들지만 2008년 아시아에서 열리는 북경 올림픽에서는 남북한이 공동선수단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며 "북측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이날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의 독주를 막고 남북이 세계 스포츠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단일팀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아테네올림픽 단일팀 구성은 시일이 촉박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위해 양측 체육계가 지금부터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자는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배석한 배기선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은 "올림픽 이전이라도 양측 스포츠 종목 가운데 비교 우위가 있는 종목을 선택해 공동 훈련캠프를 차리고 양측 선수들이 합동 훈련을 실시하자"는 소위 남북한 스포츠 교차 연수를 제의하기도 했다.
또 김원웅 남측 조직위원장도 "대한체육회와 북측 체육 실무진끼리 추후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한 협의를 하는 게 어떠냐"고 거들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북측이 강세인 여자축구나 남측이 우위에 있는 쇼트트랙 같은 종목은 양측이 힘을 합칠 경우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데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민족축전 정례화는 남북이 번갈아 하는게 어떠냐'
한편 민족평화축전 정례화에 관해서는 양측이 `이번 제주 개최 다음에는 평양, 그 다음에는 또 남측'과 같은 방식으로 번갈아 개최하는 것이 좋다는 원칙을 공유했다고 남측 조직위는 전했다.
이에대해 북측 한 고위관계자는 민족평화축전 정례화에 대해 "아직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김원웅 남측 공동조직위원장과 김영대 북측 대표단장은 이와 관련, 이번 축전 폐막식 때 차기 축전 개최 방식과 정례화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