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저녁 8시]
열린우리당은 27일 오후 2시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5000여명의 발기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창당준비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분열과 통합을 거듭해온 범개혁세력이 이날을 기점으로 사실상 법적 지위를 가진 정당 형태로 공식 출범하게 된 것이다.
우리당은 이날 결성대회에서 2004년 2월 9일까지 창준위를 이끌 임시지도부(공동창당준비위원장)에 준비위원회 김원기 위원장과 신당추진위원회 이태일 전 동아대 총장, 영입인사 대표인 이오경숙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선임하는 등 과도체제 인선도 마무리했다.
이오경숙 여연 공동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지난 30년 동안 독재정권의 폭력성에 분노하며 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노력했다, 소외된 여성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 관련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술회하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당은 어떤 정당보다 열린우리당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태일 전 총장도 "굴종의 역사를 벗어버리고 억압의 역사를 벗어버리고 부패의 역사를 던져 버리고 이제 새로운 시대, 진정 국민이 주인 되는 시대, 이땅의 밝은 정치가 국민에 희망을 주는 정치를 열기 위해 함께 모였다"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역사를 믿고 국민을 믿고 국민과 함께 새 시대를 열어가도록 하자"고 역설했다.
지역발기대회 연설로 쉰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은 김원기 공동위원장은 "오늘 우리가 모인 것은 단지 정당 하나를 더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와 장래와 명운을 거는 결연한 시점으로 여기 모인 것"이라며 "낡은 정치, 썩은 정치를 몰아내고 새 정치를 세우는 데 우리 모두 분투하고 헌신하자"고 호소,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우리당은 151명에 이르는 중앙위원을 선출함과 동시에 16개 시·도 지역별 창준위원장에 ▲서울 임채정·조성우 ▲부산 김정길·조성래 ▲대구 이강철·박형용 ▲대전 박병석·이희원 ▲광주 김태홍·이강 ▲인천 이호웅·홍영표 ▲울산 송철호·정병문 ▲경기 천정배·김부겸 ▲강원 이창복·최욱철 ▲충북 홍재형·강혜숙 ▲충남 송영진·신득용 ▲경북 추병직·신평 ▲경남 김두관·김용문 ▲전북 장영달·이광철 ▲전남 천용택·박석무 ▲제주 김창진씨를 내정했다.
아울러 50명에 이르는 1차 외부인사 영입 명단도 발표됐다. 정동영 외부영입위원장이 발표한 1차 영입인사 명단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량씨를 비롯해 김진호 전 합참의장 등 국방외교안보 인사, 김두관·김호진 등 관계출신 인사, 이만기·최종원 등 문화·체육계 인사, 김민환·최병권 등 언론계와 학계 인사 50명 정도가 포함돼 있다.
정 의원은 김희선, 이종걸, 김원웅 등 우리당 소속 의원과 김량씨 등을 일일이 소개하며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우리당에 다 모였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날 결성대회는 참석자의 참여를 전제로 한 독특한 식전행사가 다수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대회 직전 행사장 입구에서는 정치부패 등의 문구가 새겨진 풍선을 밟아 터뜨리는 퍼포먼스가 진행되는가 하면, 국민통합을 주제로 구수한 전라도, 경상도 사투리를 활용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낸 촌극 '팔도민심 이바구세상'도 상연됐다. 또한 '열린우리당'이라고 쓰여진 큰 천 돌리기, 어린이 합창단의 손전 등 전달식 등 다양한 식전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창당결성대회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어 개회식에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제주도에 거주중인 발기인을 인터넷으로 연결, 실시간 채팅을 통해 축하메시지를 듣는 순서가 진행됐고, 주부·노동자 등 일반 발기인들의 축하메시지를 담은 영상물도 현장에서 상영돼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발기인과의 인터넷 실시간 채팅 도중 음성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하자, 사회자인 김영춘 의원이 즉석에서 "한국의 인터넷 기술은 최고인데, 이는 한국이 아니라 분명 미국쪽의 네트워크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해,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본회의가 끝난 뒤에는 '함께가는 희망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깃발을 8명의 무용수들이 손에 들고 열린우리당의 창당과정과 결의를 표현한 공연이 이어졌고, '국민참여호', '국민통합호', '정치개혁호' 등의 돛을 단 세척의 '희망의 배' 출항식으로 이날 결성대회를 마무리했다.
| | 외부인사 누가 참여하나 | | | | 열린우리당은 27일 창당준비위원회 결성대회를 통해 수개월간 공들여 온 외부영입인사 명단을 발표했다.
국방, 법조, 경제 등 11개 분야 50여명에 이르는 외부인사 명단에는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등 노무현 정부 장차관급 인사를 비롯해 노사모 출신의 문화예술인 등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교육계 인사로는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신윤표 전 한남대 총장·양형일 전 조선대 총장·이태일 전 동아대 총장·이수오 전 창원대 총장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천하장사 이만기씨·한국연극협회장 최종원씨 등 문화·체육계 인사도 영입인사 명단에 포함됐다.
김민환 한국언론학회장과 최병권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언론계 대표인사로, 김진애 서울포럼 대표, 양일선 대한영양사협의회 회장은 여성계 대표로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량씨와 문용식 나우콤 사장, 이창훈 비벤티워터코리아 사장, 한행수 삼성홈 E&C 회장 등은 경제계 영입인사로 소개됐다.
국민의 정부 시절 장차관을 역임한 인사도 다수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노동부장관을 역임한 김호진 고려대 교수를 비롯해 안병엽 전 정보통신부 장관, 신중식 전 국정홍보처장, 유정석 전 해양수산부 차관, 추병직 건설교통부 차관 등이 이날 영입인사로 소개됐다.
노무현 정부 초 홍보수석을 역임한 이해성씨와 한나라당의 해임건의안 파동으로 사표를 던졌던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도 관계출신 영입인사에 포함됐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