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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김성훈 영등포 경찰서장이 `사전기획설`을 운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8일 오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김 서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김성훈 영등포 경찰서장이 `사전기획설`을 운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8일 오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김 서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연이은 노동자들의 분신 기도에 대해 '노동계가 분신정국을 이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김성훈 영등포경찰서장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근로복지공단과 민주노총 조합원 50여명은 28일 오전 11시 영등포경찰서를 찾아 김 서장의 망언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김 서장의 면직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들은 '손배가압류 고통을 너희가 아느냐', '영등포 경찰서장 즉각 물러나라', '경찰청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 등의 구호가 담긴 피켓을 들고 영등포 경찰서 정문 앞에 섰다.

"사과로 해결될 문제 아니다... 김 서장은 물러나야"

이날 시위대는 김성훈 서장에게 항의하며 애초 달걀던지기를 계획했으나 준비했던 달걀을 경찰이 밟아 무산됐다.
이날 시위대는 김성훈 서장에게 항의하며 애초 달걀던지기를 계획했으나 준비했던 달걀을 경찰이 밟아 무산됐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7일 김 서장이 노동자들의 분신에 대해 '과거 학생운동이 거셀 때를 생각해 보면 요즘도 노동계 지도부에서 기획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라는 발언을 한 것에 노동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커지자 김 서장은 사과하겠다며 부랴부랴 사태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그것으로 노동자들의 분노를 삭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이날 집회에서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말로만 하는 사과는 필요 없으며 이것이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발언에 나선 전재환 금속연맹 수석부위원장은 "고위 공직에 있는 사람의 그런 망언이 바로 노동자들이 죽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김 서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근거를 내놓든지 그렇게 하지 못하겠으면 당장 물러나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시정 민주노총 조직쟁의실장도 "열사를 두 번 죽이는 김 서장의 망언은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는 나올 수 없는 것"이라며 "이런 사람은 책임이 막중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김 서장을 비난했다.

이 실장은 "만약 경찰청에서 김 서장을 면직시키지 않는다면 어제의 망언은 분신사태에 대한 여론왜곡을 위해 경찰청 차원에서 기획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경찰청장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김 서장의 망언은 경찰청이 여론왜곡 위해 기획한 것이냐"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은 1개 중대 병력을 동원해 영등포경찰서 정문을 봉쇄하고 시위대를 가로막아 섰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경찰과 대치한 채 노동자들의 앞을 항상 폭력으로 가로막았던 경찰이 폭력으로도 모자라 노동자들의 피맺힌 항거를 모욕하고 있다며 분개하고 김 서장의 고인과 유족에 대한 사죄와 사퇴를 거듭 요구하며 집회를 계속 이어나갔다.

하지만 집회도중 조합원들이 미리 준비한 계란 100여개를 항의의 의미로 경찰서에 투척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이 시위대를 덮치면서 양측간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었던 계란을 모두 깨뜨렸고 이에 흥분한 조합원들과 경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김호규 금속연맹 사무처장 등 3, 4명의 조합원들이 입술과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계란 투척 시도가 경찰의 저지로 좌절된 후 경찰은 병력을 추가 배치해 시위대를 에워쌌고 조합원들은 경찰이 폭력진압을 했다고 항의하며 '경찰서장 퇴진', '김성훈 퇴진'이라는 문구를 스프레이 페인트로 경찰서 정문 바닥에 새겨넣었다.

12시경 집회를 마치고 자진 해산한 조합원들은 노동자들의 절망적인 현실을 곡해하고 모욕한 김 서장의 면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내일이라도 다시 이 자리에 올 것이며, 오늘 시작되는 민주노총 지도부와 시민단체대표들의 시국농성에서부터 전국노동자대회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김성훈 영등포 경찰서장이 '사전기획설'을 운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8일 오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김 서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김성훈 영등포 경찰서장이 '사전기획설'을 운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8일 오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김 서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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